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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이 이틀도 남지 않았네요. 오늘은 순전히 제 주관적 판단으로 제가 읽은 책 중에서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해 보겠습니다. 제가 2014년 1월부터 최근까지 읽고 오마이뉴스 서평 기사나 개인 블로그에 포스팅 한 글을 모두 모아보니 47권이었습니다.

해마다 세우는 새해 계획 중 하나가 100권 읽고, 50권은 서평으로 남기는 것인데 아슬아슬하게 실패했네요. 책을 읽고 서평을 써 놓은 글들이 있기는 하지만 한꺼번에 몽땅 포스팅 할 순 없는 노릇이니 내일까지 50권을 채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 조회 수 10만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서평기사를 중심으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서평 기사는 모두 34건을 송고했는데요. 아래는 제가 송고한 서평 기사의 조회 수를 기준으로 선정한 올해의 책입니다.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책은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입니다.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조회했더군요. 조회 수 기준으로 2위를 차지한 책은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인데 조회 수가 7만 4천여 명이었네요.

3위는 '나는 꼼수다'로 유명한 김용민이 쓴 <맨 얼굴의 예수>가 차지했는데, 조회 수 6만 2천여  회를 기록했습니다. 조회 수 기준 4위는 표창원이 쓴 <정의의 적들>, 5위는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 6위는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였습니다.

보통 1~5위를 선정하면 되는데 굳이 6위까지 선정한 것은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가 1~5위의 책과는 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 기사는 지면 배치에 따라 조회 수에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1~ 5위까지의 책들은 오마이뉴스 메인 화면의 맨 위에 올랐던 '오름' 기사들입니다.

그에 비해 6위를 차지한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메인 화면 아래 쪽에 배치된 '버금' 기사였는데도 1만 명에 조금 모자라는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버금 기사에 비하면 다소 조회 수가 많았던 것이지요. 

5위를 차지한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는 오름 기사였는데도 1만 1천 명이 조금 넘게 봤습니다. 지면 배치를 감안한다면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가 <분노하라>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해석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가 쓴 서평기사 중에서 조회 수가 가장 많았던 책 6권
 기자가 쓴 서평기사 중에서 조회 수가 가장 많았던 책 6권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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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서평 기자단이 뽑은 올해의 책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한편 제가 쓴 서평 기사 가운데 조회 수 기준 1위를 차지한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는 오마이뉴스 서평 기자단이 선정한 올해의 책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서평 기자단이 선정한 올해의 책은 서평 기자들이 각자 자신이 서평을 썼던 책을 두 권씩 추천하고, 자기가 추천한 책을 빼고 각각 3표씩 투표한 후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책 순서로 선정됐습니다.

서평 기자단의 투표 결과, 제가 서평을 쓰고 올해의 책으로 추천했던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가 5표를 얻어서 1위를 차지했더군요. 나중에 '올해의 책' 선정 기사를 보니 제가 서평 기사를 쓰면서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이 될 것 같다는 예언(?)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관련 기사 : '최고의 책' 될 거란 그의 예감 적중했다).

위 사진에 있는 책들이 오마이뉴스 서평 기자단이 선정한 올해의 책입니다. 저는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와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를 추천했는데, 두 권 다 순위에 포함됐습니다.

오마이뉴스 서평 기자단이 선정한 올해의 책은 시민기자들이 직접 읽고 서평을 쓴 책들로 한정되긴 했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서평 기자단 기자들이 많이 읽었던 책이 상위권에 올랐던 것 같습니다.

순전히 내 맘대로 뽑은 2014년 올해의 책

이제 제 맘대로 선정한 올해의 책 10권을 소개합니다.  역시 1위는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입니다. 일본의 시골 마을에서 빵집을 운영하면서 빵 가게를 통해 자본론에 나오는 이론들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자본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한 대안적 삶과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의 삶이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2위는 정철이 쓴 <인생 목적어>입니다. 이 책은 올 한해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중 한 권입니다.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조건이라면 51%의 자유를 만끽하라는 이야기가 제 삶의 지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51%의 자유를 누리는 좋은 벗도 만났고요.

3위를 차지한 책은 오마이뉴스 서평 기자단이 올해의 책에 추천한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입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 사회 곳곳에서 이뤄진 다양한 마을 만들기 사례들을 끌어 모으고, 냉혹한 비판을 통해 되돌아 보는 대담집이었습니다. 특히 공동 저자인 권단님의 이야기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4위를 차지한 고종석의 <문장>은 지금도 읽고 있는 책입니다. 1편을 읽고 서평을 쓴 후에 지금은 2편을 읽고 있습니다. 올 한 해를 보내면서 제 글쓰기가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이 책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특히 간결한 글쓰기를 강조하는 저자에게 깊이 공감했습니다.

5위를 차지한 책은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입니다. 물리학자와 생물학자들이 쓴 어려운 책입니다만, 복잡계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 세계를 이해하는 원리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구글 검색만으로 한국과 미국의 주요한 선거 결과를 모두 맞췄다고 하는 놀라운 사실에 매료됐던 책입니다.

내 맘대로 뽑은 올해의 책 10권
 내 맘대로 뽑은 올해의 책 10권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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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의 위험한 폭로>는 6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정보 기관이 자국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통째로 감시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 구글, 애플, 페이스북을 비롯한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정보 기관에 자료를 내주고 있다는 놀랍고 무서운 사실들을 확인한 책입니다.

표창원이 쓴 <정의의 적들>은 7위로 선정했습니다. 이 책은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던 직후 읽었던 책인데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정의의 적들'에 주목한 책입니다. 저자 표창원이 다루고 있는 기막힌 범죄 사건의 원인과 과정, 결과를 살펴보면 돈과 권력으로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자들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죗값을 치르고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8위를 차지한 책은 김용민이 쓴 <맨 얼굴의 예수>입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예수의 삶이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한국 기독교인들을 향해 제발 성경을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보라고 주장하는 책이었습니다.

9위는 정수복이 쓴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입니다. 서평을 주로 쓰는 시민기자이자 블로거로서 책에 관해 쓴 책 중에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책깨나 읽은 사람들 중에는 아는 척하기에 바쁜 사이비 지식인이 많다. 책을 어설프게 많이 읽은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을 자신보다 지적으로 열등한 사람으로 간주하여 자신이 지금껏 책을 읽어서 알게 된 정보나 지식, 가치나 관념을 가르치려는 경향을 갖게 된다." (본문 중에서)

책 좀 읽었다고 잘난 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마음에 새긴 책입니다.

10위는 제가 살고 있는 지역 저자들이 쓴 책 <상남동 사람들>입니다. 노동 운동가 출신의 도의원 여영국은 노동자들의 삶과 자영업자들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보여줍니다. 

아울러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로 양산되는 자영업의 열악하고 암울한 현실에 대해서도 적나라게 고발하는 책입니다. 당시 서평을 쓰면서 '전태일 문학상'을 받아도 손색이 없는 책이라고 평가한 기억이 나네요.

1위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부터 10위<상남동 사람들>까지 이상 10권이 2014년 제 맘대로 뽑은 올해의 책들입니다. 좋은 책이 많은 독자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더숲(2014)


태그:#올해의 책, #오마이뉴스, #시골 빵집에서, #상남동 사람들,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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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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