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무한도전>의 프로젝트인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마침내 그 첫 무대를 공개했다. 9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가수들이 다시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에게는 매우 설레는 프로젝트였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단순 설렘과 즐거움을 넘어, 시청자를 그리고 무대에 선 가수들을 모두 눈물 흘리게 만든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어 냈다. 어째서 과거에 우리가 항상 보고 접했던 무대 하나가 모두에게 이토록 먹먹한 감정을 전할 수 있는 것일까?

90년대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은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다. 수많은 가수가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음악의 장르는 매우 다양했다. 우리는 댄스 음악을 즐기며, 발라드에 젖었고, 레게에 몸을 맡기기도 했다. 방송 기술의 발달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화려한 화면들을 만들어냈고, 대중은 이 풍성함을 기꺼이 소비했다. 100만 장 넘는 판매량을 올리는 밀리언셀러들이 꾸준히 발매됐고, 팬클럽 문화가 점차 확대됐다. 그렇게 90년대는 대중음악이 절정의 순간을 맞이하던 시기였다.

그 당시 대중들은 온 힘을 다해 음악을 들었고, 누렸고, 사랑했다. 때마침 유행하기 시작한 노래방은 많은 대중이 직접 자신이 사랑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판을 깔아줬고, 락카페와 콜라텍, 나이트클럽 등에서도 대중음악이 중심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90년대의 대중은 정말 열렬하게 자신들의 음악들을 사랑했다. 가수들은 그 사랑을 받으며 역시 자신의 그 시절을 열정으로 채웠다. 제대로 관리받지 못하며, 몸이 상할 정도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노래했고, 대중과 교감했다. 90년대의 대중음악은 그렇게 가수와 대중이 모두 진심을 다해 그리고 열정을 다해 만들어 내고 누렸던 것이었다.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가수를 울리고, 대중을 울릴 수 있던 근본에 바로 그 '진심과 열정'이 있다. 그 시절 뜨거웠던 가수와 그 시절 뜨거웠던 대중은 20여 년이 흐른 2015년의 '토토가'무대를 통해 자신의 '진심과 열정'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고, 그 순수했던 시절의 뜨거움은 모두를 눈물짓게 했다. 결국, 2015년 <무한도전> '토토가'는 그 시절 진심을 다해 사랑했고 살았던 가수와 대중이 자기 자신에게 건네는 찬사이자 선물인 것이다.

아직 그 시절의 우리에게 보내는 찬사와 선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주 두 번째이자 마지막 선물이 방송될 것이다.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끝나는 그 순간, 우리가 느낄 그 감동과 먹먹함이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것은, 나 또한 90년대를 함께했던 한 명의 대중이기 때문일 것이다. 90년대를 살았던 모든 이들에게 그 당시 우리는 꽤 멋졌다고 그 당시 우리는 정말 뜨거웠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싶어지는 밤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knightp)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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