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MLB)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던 이대은이 일본 프로야구에 도전한다. 우투좌타 정통파 투수였던 이대은은 지난 25일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의 지바 롯데 말린스와 1년 5400만 엔(한화 기준 약 5억 원)에 계약했다. 아마추어 출신으로 미국 마이너리그를 거쳐 일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다.

하야시 심페이 지바 롯데 말린스 구단 본부장은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을 통해 "이대은은 체격이 크고 속구가 빠르다, 선발투수로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지바 롯데에서는 이대은에 야쿠르트 스왈로스로 이적한 FA 투수 나루세 요시히사의 공백을 메우길 바라고 있다. 올 시즌 팀에서는 이시카와 아유무(10승)를 빼면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선발투수가 전무했다.

1989년생인 이대은은 신일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7년 여름 계약금 81만 달러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188cm의 키와 86kg의 몸무게를 지닌 이대은은 시속 150km대에 근접한 속구를 구사하며 메이저리그 승격에 대한 기대를 불러 모았다.

이후 이대은은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단계별로 수련을 거쳤다. 2008년 컵스 산하 싱글A 단계인 피오리아 치프스에서 전반기 10경기에 선발로 등판, 4승 1패 평균 자책점 1.80에 33탈삼진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피안타율이 0.194에 불과하며 속구의 위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대은은 시즌 도중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고, 결국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으며 1년을 쉬었다. 2009년 재활 등판으로 시즌을 마감한 이대은은 2010년 상위 싱글A 단계인 데이토나 토르투가스에서 25경기에 선발로 등판(1구원)하여 5승 13패 5.27을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에서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팔꿈치 수술 이후 풀 타임을 치렀다는 점에 만족했다. 이대은은 2011년에도 데이토나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5경기에 등판, 8승 7패 4.02를 기록했다.

이대은은 2012년부터는 더블A 단계인 테네시 스모키스로 승격됐다. 그러나 26경기 선발(1구원)에서 9승 8패 4.81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3년에는 더블A에서 11경기 등판에 그쳤고, 루키 리그와 단기 싱글A를 오가는 등 부진했다.

다시 더블A에 복귀한 이대은은 2014년 테네시에서 16경기 선발(2구원)에서 5승 4패 3.27을 기록했고, 시즌 도중 트리플A 단계인 아이오와 컵스로 승격됐다. 이대은은 트리플A에서는 8경기에 선발로 등판(1구원)하여 3승 2패 3.75를 기록했다.

이렇게 이대은은 마이너리그 7시즌 동안 통산 135경기 40승 37패 평균 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대은은 끝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 시절에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던 컵스 구단 사장 테오 엡스타인의 주도로 컵스는 탬파베이 레이스 감독이었던 조 매든을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하고, 레드삭스 에이스 출신이었던 우승 청부사 존 레스터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변혁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이대은에게 자리는 없었다.

이대은에게 병역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프로구단에 지명되지 않고 해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KBO 규정에 의해 2년 동안 구단과 계약할 수 없고, 2년이 지난 뒤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이 조항 때문에 LA 에인절스에 입단했던 정영일(SK 와이번스 지명 상태)이 2년 동안 독립 리그를 전전하다가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뒤 입대했다.

결국 이대은은 일본에서 1군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지속적인 활약을 하며 때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일본에서의 활약에 따라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가능성도 있다.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 퍼시픽리그), 오승환(한신 타이거즈, 센트럴리그)에 이어 이대은까지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게 되면서 일본 야구에 대한 한국 야구 팬들의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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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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