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토토가'에 출연한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E.S와 서현, 터보, 쿨과 예원, 지누션.

<무한도전> '토토가'에 출연한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E.S와 서현, 터보, 쿨과 예원, 지누션. ⓒ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아래 '토토가)가 다시 한 번 '사고'를 칠 분위기다. '서태지' 섭외와 더불어 1편이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고, 지난주 섭외 방송 직후 터보와 S.E.S, 지누션, 이정현, 김건모 등 출연가수들 모두가 집중 조명을 받으며, 이른바 '무도효과'를 자랑한 바 있다.

그후 1주일, 인터넷과 SNS 공간에서는 '토토가'에 대한 관심으로 들썩였다. 그 누가 1990년대 가수들로 이리 방송가를 뒤흔들 줄 알았던가. 아이템을 제안했던 박명수도, 김태호 PD도 예상이나 했을까.

물론, <무한도전>이 발굴한 '예능인'들이야 나열하려면 입이 아플 정도다. '무도' 출연이 검색어 순위는 기본이요, 예능으로 가는 급행 티켓이 된지도 오래다. 그럼에도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로 음악이 조명받고, 이후 <히든싱어>에서나 볼 수 있던 '90년대' 가수들의 귀환만으로 이 정도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방송은 아마도 <무한도전>이 유일무이이지 않을까.    

자칫 '추억팔이'로 전락할 수도 있었을 아이템을 살려내는 비결은 예의 그 스탠스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터보' 김정남이나 'S.E.'S 슈를 보면 자명하다. 때로는 (오랜만의 복귀를) 놀리는 듯 하면서도면서도 그 안에 존경을 담고, 그들의 현재나 섭외 시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하려는 편집이나 자막은 분명 '무도'만의 세심함을 증명하는 예다.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는 '노래방 점수 95점' 테스트는 의외의 재미와 반전을 줬다. 결정적인 '신의 한수'는 물론 '토토가'의 방영시기일 것이다.

'무도' 콘서트의 확장 '토토가', 노홍철 없는 '무도'의 '신의 한수'

 <무한도전> '토토가'에 출연한 이정현과 엄정화

<무한도전> '토토가'에 출연한 이정현과 엄정화 ⓒ MBC


400회를 넘기도록, <무한도전>의 연말 콘서트를 기다리는 이들은 점차 늘어만 갔다. 2007년 '땡큐 콘서트'를 시작으로 2008년엔 '유앤미 콘서트'가, 2011년엔 '나름 가수다' 콘서트가 있었다. 여러 이유로 취소됐던 '슈퍼7 콘서트'까지 <무한도전> 제작진은 팬들과 함께 하는 연말을 만들려 노력을 기울여 왔다.

'토토가'는 그러한 '무도'표 콘서트의 외연을 또 한 번 확장한 셈이 됐다. 1990년대 가수들을 섭외하면서 화제와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무엇보다, 길보다 더 뼈아팠던 노홍철의 빈자리를 메우는데도 더할 나위 없는 특집이 됐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에 걸맞는 상황을 가수들의 활약으로 채운다랄까.

실제론, 멤버의 이탈 빼곤 바뀐 게 없는 연말이다. 사진전도 그대로다. 2014년 <무한도전> 두 번째 사진전은 30일부터 1월 18이라지 충주 세계무술박물관에서 진행된다. 연말 시상식도 마찬가지다. 아니, 시상식은 좀 다르다. 올해 MBC는 최고 프로그램상은 네티즌 투표, 대상은  100% 시청자 투표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과 주목도에서 방송3사와 종편, 케이블의 예능을 압도하는 <무한도전>은 수상 0순위다. 과거엔 오히려 방송사의 안배로 인해 트로피를 양보할 수밖에 없(게 느껴지)던 그들이다. 멤버들에 잇따른 부침에도 제갈길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선택 2014 특집'으로 예의 그 명성을 재확인했던 <무한도전>. 변화된 미디어 플랫폼 환경에서도 MBC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큰 프로그램임을 확인시켜 주는 지표는 또 있다.

종편, 케이블의 위협에도 굳건한 <무한도전>의 위상 

 <무한도전> '유혹의 거인'편에서 유재석.

<무한도전> '유혹의 거인'편에서 유재석. ⓒ MBC


지난 22일 방송통신위원회는 IPTV사업자와 케이블TV사업자로부터 제공받아 VOD(Video On Demand) 일자별 시청시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은 올 10월 초 방송된 주요 10개 채널의 예능, 드라마, 교양 등 42개 주요프로그램이었다. 본방 후 30일 동안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아 본 프로그램은 역시 <무한도전>이었다.

<무한도전>은 83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해, 시청률 면에서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던 4위 <왔다 장보리>의 51만 건을 앞질렀다. 2위는 <슈퍼맨이 돌아왔다>(73만 건), 3위는 <런닝맨>(61만 건)이었다. 평균적으로 낮아진 시청률을 고려하면, <무한도전>이 일명 '다운로드족'들에게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또 이 조사 결과가 유의미한 것은 여타 디지털 플랫폼에서 세를 불려가는 종편과 케이블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JTBC의 <비정상회담>은 5위(49만 건), <마녀사냥>은 9위(30만 건), tvN의 <미생>은 11위(22만 건)를 기록했다(<미생>의 최근 다운로드 횟수는 월등히 증가했을 것이다).

올 한해 유독 JTBC와 tvN 등 종편, 케이블 채널의 약진이 도드라졌음을 상기할 때, 그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무한도전>은 <미생>이나 <비정상회담>과 같은 비지상파 킬러콘텐츠와 비교해 높은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스튜디오 촬영이 주를 이루거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주력하는 JTBC나 tvN의 예능이 아직 넘볼 수 없는 기획력과 물량, 대중성도 여전하다. 이를 의식하지 않고 <무한도전>은 유재석이 곤장을 맞고, 음주운전이란 위기를 '몰래카메라'로 정면 돌파하며 자신들의 한계를 계속 업그레이드 해 나가고 있다.

400회를 넘기고, 이제 방송 만10년을 맞이하는 이 예능 프로그램이 이렇게 매회 다른 아이템을 변주하며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워 보인다(김태호 PD의 이적설이 그치지 않는 것도 '무도'의 강행군과 이로 인한 피로도와 연결돼 있을 것이다). '토토가'로 그 활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무도'가 2015년엔 또 어떤 아이템으로 우리들을 즐겁게 할지, (교양제작국을 폐지한) MBC의 대표 브랜드 <무한도전>의 2015년도 주목해 보도록 하자. 

무한도전 토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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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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