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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자 명예훼손'한 혐의로 구속되었다가 출소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이름을 새기지 않은 꽃바구니를 들고 묘역을 참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와 경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은 지난 23일 오전 5시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조 전 청장은 이날 꽃바구니를 들고 왔는데, 이름은 새겨져 있지 않았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의경의 말에 의하면 조 전 청장은 꽃바구니를 갖고 왔지만, 이름은 새겨져 있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 23일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조 전 청장이 꽃바구니를 들고 왔지만 이름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26일 묘역 헌화대의 모습.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 23일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조 전 청장이 꽃바구니를 들고 왔지만 이름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26일 묘역 헌화대의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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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기자가 봉하마을 묘역을 찾았을 때 헌화대에는 다른 참배객이 갖다놓은 꽃바구니와 꽃다발만 놓여져 있었다. 묘역 관리자들은 참배객들이 갖다놓은 꽃바구니와 꽃다발은 시간이 지나 시들면 정리한다.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은 "조현오라는 이름으로 된 꽃바구니는 처음부터 없었다"며 "참배객의 이름이 없는 리본이 매달린 꽃바구니가 있었지만 그것이 조 전 청장의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현오 전 청장은 지난 23일 오전 5시경 묘역을 참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묘역은 의무경찰이 지키고 있었고, 처음에 의경이 조 전 청장의 출입을 제지했다. 그러자 조 전 청장 측이 경남지방경찰청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신원 확인을 했고, 그 뒤 묘소를 참배했다.

조 전 청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이나 노무현재단 관계자도 만나지 않았다.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은 "재단에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우리도 참배하고 갔는지조차 모른다"며 "지금은 조 전 청장이 참배하고 다녀갔다는 아무런 흔적도 없다"고 말했다.

조현오 전 청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직 때인 2010년 3월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한 강연에서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린 바로 전날 10만원권 수표가 입금된 거액 차명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뛰어내린 겁니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진 뒤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조 전 청장은 불구속 기소되었다가 법원에서 징역 8월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뒤 구속되었다가 지난 5월 만기 출소했다.


태그:#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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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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