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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대전충남지역 개신교 목회자들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정당해산이라는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초유 사태를 목도하면서 이는 헌정유린이자 독재부활이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소속 목사들이 26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헌법유린이며 독재부활이라고 주장하며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소속 목사들이 26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헌법유린이며 독재부활이라고 주장하며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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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영 목사(전국목정평 전 상임의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2주년이 되는 날에 맞추어 헌재에 의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살해되었다는 입장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시국선언과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다"고 취지 발언에 나섰다.

이어 남 목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열사들이, 애국시민들이 민주주의 제단에 자신의 피를 쏟아 일으켜 세운 역사의 결실인데, 통진당 해산 판결로 인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살해되었다"며 분노했다. 또한 "국민의 지지로 세워진 정당이라면 외적인 강제에 의해서 해산될 수는 없고, 해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발상자체가 반민주적이고, 비민주적인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창근 전 통합진보당 대전시당위원장은 "15년 동안 달려오던 진보당대전시당의 사무실을 정리하던 중 창가에 겨울을 뚫고 올라오는 수선화의 싹을 보았다"며 "박근혜정권의 공안광풍이 아무리 몰아친다 한들 민주주의의 싹을 자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쪽 대통령이 아닌 국민 대통합을 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북으로 몰거나 국가전복 세력이라고 호도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국민을 통합시켜야 할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사이에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은 참으로 어리석고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미 오래 전부터 선거에 참여하여 여러 차례 국민의 평가를 받아 온 정당을 단지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해산한다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는 명백한 헌법참사"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권이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종북세력으로 낙인을 찍어 헌재의 손을 빌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려고 하더라도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온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며 "이 땅의 참된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하여 우리 대전세종충남 목회자들은 정의를 외치는 기도의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입니다.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예수님의 성탄절을 앞두고 우리는 이 땅의 정의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유린당하는 헌법재판소의 폭력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2월19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에 대해서 8:1이라는 압도적 다수로 일치판결을 내렸습니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일이자,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헌재의 이 결정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주권과 정치적 자유에 대한 사망선고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습니다. 헌재의 이번 정당해산판결은 민주주의가 바로 선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거꾸로 돌려놓았다는 점에서 우리 대전세종충남 기독교 목회자들은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어쩌다가 그토록 수많은 이들이 피 흘리고 목숨을 내던지며 세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오늘의 이 깊은 퇴행을 맞게 되었는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사회의 온전한 민주주의를 실현을 위해서 더 성심으로 기도하지 못했던 우리 기도가 부족을 뼈저리게 느끼며 하나님과 역사 앞에 깊이 참회하는 심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박근혜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쪽 대통령이 아닌 국민 대통합을 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정권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북으로 몰거나 국가전복 세력이라고 호도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국민의 10%가 지지한 정당을 해산해 버림으로 10%의 국민을 적으로 삼았습니다. 국민을 통합시켜야 할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사이에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은 참으로 어리석고 잘못된 일입니다.

우리는 특별히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두둔할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모든 정당이 서로 공정하게 경쟁함으로써 선거를 통해 정당한 정치적 권력을 획득하여 국민을 섬기는 정치가 민주주의라는 것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특정 정당이 아닌 정당 민주주의를 지지할 뿐입니다. 정당을 통한 민주주의가 여러 가지 한계도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 국민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합의하여 우리사회의 공동선을 이룩해 가는 좋은 정치제도라는 상식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오래 전부터 선거에 참여하여 여러 차례 국민의 평가를 받아 온 정당을 단지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해산한다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에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바른 정치를 통하여 그 갈등을 해결해 가야 하는 것이 순리이자 상식입니다. 우리는 박근혜정부가 들고 나온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이유라는 것들을 우리는 여러 차례 읽어 보았습니다. 북한 연계 운운하고,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꼬투리 잡고, 이런 저런 이유를 나열하였지만 하나같이 일방적 주장일 뿐이며 아무런 증거는 없었습니다. 이미 이석기의원 사건에 대한 내란음모는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 되었습니다. 지하혁명 조직이라 했던 RO 또한 실체가 없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이었습니다. 만약에 헌재가 대한민국 항소심 재판부의 그 판결을 조금만 참조만 했더라도 통진당 해산이라는 엄청난 법적과오를 스스로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헌재가 법원의 판결을 외면한 채, 전혀 검증되지 않은 정치논리로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헌재의 판결이 명백한 헌법참사로 규정합니다.    

우리는 헌재에 다시 묻습니다. 그대들이 주장하는 민주주의 기본질서가 과연 무엇입니까? 권력에 반대한다는 하나의 이유 하나만으로 진보정당을 송두리째 폭력적 종북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까? 기각의견에서도 언급됐듯 국민을 향해 명백한 폭력행위를 자행할 정당으로서 실질적 해악과 구체적 위험성이 증명되지 않은 한, 정당의 존립과 그에 따른 국회의원의 자격은 선거 등 국민주권의 정치적 선택에 맡겨야 하는 것은 법 이전에 상식입니다. 특히 정당 강제해산은 정치권력의 개입과 독단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큰 만큼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되거나 아예 폐지돼야 할 제도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우리는 이 시점에 정말 해산되고 청산해야할 적폐가 있다면 그건 바로 박근혜정권이며, 그 정권의 안위를 위하여 헌법을 유린한 헌법재판소라는 사실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이후로 우리 역사는 박근혜정권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유린한 독재자로 기억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박한철, 서기석, 조용호, 이정미,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등 8명의 헌법재판관은 권력에 부역해 헌법재판소와 민주주의 헌법을 농단한 주범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정권이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종북세력으로 낙인을 찍어 헌재의 손을 빌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려고 하더라도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온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입니다. 이 땅의 참된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하여 우리 대전세종충남 목회자들은 정의를 외치는 기도의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오! 주님! 저들의 불의한 죄악을 불쌍히 여겨주소서! 

2014. 12. 26.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목회자 일동



태그:#정당해산, #통합진보당, #목정평,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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