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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2014 올해의 뉴스게릴라상' 수상자로 김종술 지용민 하성태 기자를 선정했습니다.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은 한 해 동안 최고의 활동을 펼친 시민기자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시상식은 2015년 1월 23일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올해의 뉴스게릴라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50만원을 드립니다. 이 자리에서는 '2015 2월22일상'과 '2014 특별상', '2014 올해의 기사상',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 드립니다. [편집자말]
4대강 사업의 그늘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있는 '특종쟁이' 특종술 시민기자, 아니 김종술 시민기자
 4대강 사업의 그늘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있는 '특종쟁이' 특종술 시민기자, 아니 김종술 시민기자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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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거리다가 '삭제'를 눌렀다. 약속한 마감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함박눈을 맞으며, 1박 2일 동안 나눈 인터뷰는 그렇게 백지장이 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앞서 두 차례 보도된 인터뷰 기사(뱀에 물리고 정신과 치료까지 큰빗이끼벌레 먹은 '괴물기자', 4대강 취재하는 난, 지금도 밤길이 무섭다)를 뒤늦게 읽고 좌절했기 때문이다. 큰빗이끼벌레 창궐 보도로 유명인이 된 김종술 시민기자를 그야말로 '탈탈' 턴 인터뷰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를 소개한 기사는 차고 넘쳤다. 그럴법도 한 게 그는 SBS 물환경대상 반딧불이(시민사회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TV에 출연하면서 동네 벼락스타가 됐다. 또 <오마이뉴스> 특종상과 충남 민언련 민주언론인상, 충남 NGO 공익활동대상을 연거푸 수상하면서 언론에 꽤 노출되기도 했다. 인터뷰 중간에도 환경재단으로부터 '세상을 밝게 한 사람'에 선정됐다는 속보를 들었다.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까지 합하면 6관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4대강 사업과 김종술 시민기자'는 식상한 소재였다. 고민 끝, 그의 입이 아닌 타인의 입을 빌려 '김종술'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름 하여 '내가 본 김종술'이다. 인터뷰 대상은 그 특유의 '입방정'을 들어주는 이들로 선정했다.

전자메일과 수화기를 통해 전해들은 '기자 김종술'은 대체로 평이 좋았다. 하지만 '인간 김종술'에 대해선 다들 측은지심이 발동했다. 인터뷰에 나서준 이들은 공주대학교 환경과 정민걸 교수,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국장, <한겨레> 전진식 기자, 공주에 사는 주부 이상미씨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며, 개인별로 대화를 주고받았으나 질문 내용은 동일해 함께 담는다.

"'죽기밖에 더하겠냐' 농담... 정말 큰빗이끼벌레 먹었다니"

- 김종술 기자를 첫 대면한 당시 기억과 그때 느낀 감정을 전한다면?
정민걸 : "글쎄요, 까마득히 오래 전 일입니다. 김종술 기자가 <백제신문>이라는, 공주에 사무실이 있는 충남 지역신문사 대표를 맡고 있을 때 처음 만났습니다. 자신 넘치는 모습에 의기가 넘쳐 있다는 생각이 든 것 같습니다."

이경호 : "좋은 느낌의 인상을 갖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툭툭 내뱉는 말투가 심지어 귀에 거슬릴 정도였죠. 하지만 몇 번 만나다보니 인상과는 달리 여리기도 하고 열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금강에 대한 애틋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않나 싶습니다."

전진식 : "2010년 6월 제가 (<한겨레>)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다 대전충남 지역으로 오면서 처음 만난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김종술 기자가) <백제신문>이라는 지역신문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후에도 줄곧 '김 사장님'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사람 사는 환경, 특히 금강에 대한 애정이 어느 누구보다 깊은 분이라고 느꼈어요. 성격도 쾌활하고 말씀도 재밌게 하셔서 늘 만날 때마다 즐거웠습니다."

이상미 : "기억이 오락가락 할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백제신문> 기자로 활동할 때인 것 같은데, 그때는 잘 몰라서 알쏭달쏭한 사람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 이후에 금강변 걷기행사를 하면서 이전보다 좀 알게 되었는데, 생김새와 달리 눈이 소처럼 예뻤습니다."

김종술 시민기자
 김종술 시민기자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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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술 기자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정민걸 : "근성이라고 할 수 있는 끈질김이겠지요. 한번 몰입하면 끝장을 보는 성향이 기자로서는 적격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상당히 탐구를 많이 해요. 가능한 한 오보를 피하려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관련자들에게 질문도 많이 하지요. 천생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이경호 : "지나칠 정도로 큰 '금강에 대한 열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집착 수준에 가깝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그런 열정이 금강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들을 이끌어내고 있는 듯합니다. 때문에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강을 바라보고 해석하면서, 일반 기자들이 범접할 수 없는 내용의 기사들을 탄생시키는 게 아닐까요."

전진식 : "새벽부터 저녁까지 거의 금강에서 지내다시피 하는 성실함. 이론에 앞서 항상 현장을 중시하는 마음가짐. 타인의 칭찬이나 공적에 대한 과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소중하다고 믿는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정성."

이상미 : "우직함. 한때 지역에서 4대강 살리기 운동을 해서 참여한 적이 있는데, 1년 정도 활동하다가 보가 건설된 후부터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김종술 기자는 그 다음부터 더 열심히 '4대강 사업으로 변한 금강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꼭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것 같았습니다."

- 반대로 단점은 무엇일까?
정민걸 : "'대책이 없다.' '앞뒤 분간 않고 달려든다.' 4대강 사업 문제 고발 기사에 몰두하는 바람에 (<백제신문>에) 광고가 끊기면서 신문사 사정이 나빠져, 결국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것으로 압니다. 지금은 오직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4대강 사업을 중심으로 충남의 환경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아마도 적이 많을 것 같아요."

이경호 : "단점을 찾기 어렵지만, 굳이 찾자면 지나치게 열정적인 것입니다."

전진식 : "채무에 시달릴 정도로 자기 자신을 챙기는 데는 소홀한 것. 흔히 말하는 '바보'죠."

이상미 :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 개인 김종술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가족들은 안타까워할 거예요."

- 김종술 기자와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한다면?
정민걸 : "어느 날 느닷없이 전화를 걸어와 큰빗이끼벌레가 독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맹독은 없을 거라고 답변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는 곧 먹어봐도 되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죽기밖에 더하겠냐고 농담을 했습니다. 나중에 정말 큰빗이끼벌레를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맹독은 없지만 큰빗이끼벌레가 먹을 만한 것은 아닙니다. 당시 금강 물은 썩은 상태였고 악취도 고약했죠. 보통사람들은 먹기는커녕 코를 가까이 하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경호 : "매번 강에 함께 갈 때마다 (김종술 기자가) '환경단체 활동가가 해야 할 일을 직접 하고 있다'며 투정을 부립니다. 때론 물에도 직접 들어가는데 그럴 때마다 웃으며 '이건 활동가가 해야 하는 거 아냐?'라면서 은근히 압박하죠. 그러면 도저히 물 밖에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에는 3일간 자전거를 타고 함께 금강을 종주했습니다. 그때 동고동락하면서 전우애가 생겼죠."  

전진식 : "개인적으로는 '김 사장님'과 민물낚시를 자주 다닙니다. 저에게는 낚시 스승인 셈이지요. 물론 제대로 가르쳐주기는커녕 잘 못한다고 늘 타박을 먼저 하시기는 합니다만."

이상미 : "몇 년 전 엄마들과 아이들이 함께 4대강 사업으로 붕괴된 공산성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다들 무너진 공산을 직접 보고 상당히 놀랐는데, 김종술 시민기자가 이것저것 설명을 잘 해줘 아이들과 엄마들이 4대강 사업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어요. 그 이후 몇 차례 더 금강에 녹조가 발생했을 때, 김종술 기자를 불러 현장서 설명을 들으면서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똑똑히 알게 됐습니다."

"이제 공주 하면 김종술... 건강 돌보면서 일하길"

김종술 시민기자
 김종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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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술 기자에게 '금강의 요정'과 '괴물' 기자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잘 어울리는지, 그 이유도 함께 말해주세요. 또는 만약 자신이 새롭게 별명을 짓는다면 뭐라고 붙이겠습니까?
정민걸 : "요정이라…. 악마지요. 그렇다고 괴물은 아니고. 철없는 아이처럼 해맑게 웃을 때 보면 요정이 어울릴 것 같기도 합니다.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는 사건을 만나면 물고 놓지를 않으니 '불독'이란 별명도 어울릴 듯합니다. 더 말을 계속했다가는 나중에 김종술 기자에게 혼쭐날 만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아 여기서 그만둡니다."

이경호 : "생김새는 '괴물'기자와 더 가깝고 잘 맞지만 '금강의 요정'이 듣기 좋네요."

전진식 : "'금강의 요정'이 더 잘 어울립니다. 순수한 청년(?), 아니 장년이니까요. 물론 외모는 요정과 거리가 멉니다. 눈빛은 요정처럼 맑지만…. 이미 별명이 많아서 더는 필요없을 것 같네요. 저는 너무 제 잇속을 못 챙기는 '김 사장님'을 보고 가끔 숙맥 같다는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

이상미 : "'금강의 요정'이 잘 어울립니다. 가만히 지켜보면, 금강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게 보여요. 기자는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는데, 김종술 기자는 그렇지 않고 금강을 좋아하고 사랑해서 지키고 싶어 하는 일이라는 게 보입니다. 그리고 굳이 별명을 새로 붙인다면, 소처럼 눈이 맑으니 '소눈 기자'라고 하고 싶어요."

- 김종술 기자는 노총각입니다. 결혼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정민걸 : "말씀드리기 곤란한데… 결혼하지 않은 여동생이 있으면 만날 기회조차 주고 싶지 않습니다.(웃음) 답변은 이걸로 대신하겠습니다."

이경호 : "(김종술 기자가) 금강과 결혼했다고 했으니, 결혼하기 위해선 먼저 금강과 이혼을 해야 합니다. 이혼부터 해라!"

전진식 : "꼭 결혼하길 바랍니다. 돈 없는 것 빼고는 좋은 남자인데, 외롭게 지내는 것 같아 애잔해요."

이상미 :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정신이 나간(?) 여자가 아니고는 어렵겠지만, 짚신도 짝이 있다는 옛말을 믿습니다.(웃음) 자신도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해요."

- 끝으로 김종술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민걸 : "4대강 사업 문제로 볼 기회가 많은데, 그때마다 농으로 서로를 희롱할 때면 참 속없이 착한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나랏일은 그만 나라님들에게 돌려보내고 자신을 좀 돌보면 좋겠네요.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경호 :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보여주고, 진정한 강 전문기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전진식 : "내년엔 자동차 기름 값이라도 좀 벌면서 취재하세요! 그리고 노트북 값도 얼른 갚으시길 바랍니다."

이상미 : "4대강 사업 때문에 알게 됐지만 오랜 시간 함께하다보니 우리 주변에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그의 활약상을 지켜보니 실로 엄청나더라고요. 이제 공주를 박세리와 박찬호의 고향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공주 하면 김종술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 사회를 위해 노력해주길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이 우선이니 자신을 꼭 돌보면서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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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종술, #올해의뉴스게릴라, #큰빗이끼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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