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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6일 오후 3시 30분]

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가 모인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교수·변호사들이 모인 4대강조사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국무총리실 4대강 조사위 결과발표에 대한 분석평가 기자회견'을 했다. 앞서 4대강 조사위는 1년 4개월간 조사해온 결과를 23일 발표한 바 있다.
▲ "4대강 조사위 결과, 부실조사... 파이핑 현상도 민감해서 숨겼다" 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가 모인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교수·변호사들이 모인 4대강조사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국무총리실 4대강 조사위 결과발표에 대한 분석평가 기자회견'을 했다. 앞서 4대강 조사위는 1년 4개월간 조사해온 결과를 23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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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洑)에 물이 새지만 안전하다는 국무총리실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아래 4대강 조사위)의 조사결과에 대해, 환경단체·환경전문가들은 "총체적 부실덩어리인 4대강 사업에 면죄부를 준 꼴"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이들은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4대강 사업이 무용지물이자 실패한 사업임이 재확인됐다"고 결론 내렸다.

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가 모인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교수·변호사들이 모인 4대강조사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국무총리실 4대강 조사위 결과발표에 대한 분석평가 기자회견'을 했다. 앞서 4대강 조사위는 1년 4개월간 조사해온 결과를 23일 발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4대강조사위 "사업 급히 진행, 6개 보 물받이공 누수")

이들은 "국무총리실 4대강조사평가보고서의 세부 내용은 사실상 4대강 사업의 실패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며, 보고서에 어떤 한계와 문제점이 있는지, 그럼에도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2시간 가량 조목조목 설명했다.

기자회견은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이준경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운영위원장 등 전문가들이 수자원, 수질, 생태계, 문화재, 농업 등 5개 분야별로 분석 내용을 설명하고 의미와 문제점 등을 짚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4대강 조사위가 낸 보고서 화면을 일일이 캡처해 넣는 등 60여 페이지짜리 분석자료를 내고, 종합평가와 함께 향후 과제 등도 설명했다.

"타당성 평가 언급조차 없는 부실조사... 파이핑 현상, 민감해서 숨겼다"

이들은 종합평가를 통해, 4대강 조사위의 한정된 활동범위와 편향된 인선, 정치적 배경에 의한 조사기간 단축 등 구성부터 이미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결과보고서에 "4대강 사업에 대한 타당성 평가 언급조차 없다"며, "수질오염지표인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등 기존 감사원 조사결과의 지적사항도 반영치 못한 부실조사"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무조정실 4대강 조사위 보고서의 확인 사항과 주요 문제점으로 ▲ 무용지물인 16개의 보와 준설사업 ▲ 수질 악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로 인한 회복 불가능 상태의 수생태계 ▲ 기초침하, 파이핑 현상 등이 일어난 구조물 관련해 보수공법 및 시공의 부적절함 등을 짚었다.

박창근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4대강 조사위는 6개 보 파이핑 현상을 발견하고서도, 보고서에 이를 '누수·용출 현상'이라고 표현했다"며 비판했다.
▲ 박창근 교수 "4대강 조사위, 파이핑 알고서도 다르게 표현" 박창근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4대강 조사위는 6개 보 파이핑 현상을 발견하고서도, 보고서에 이를 '누수·용출 현상'이라고 표현했다"며 비판했다.
ⓒ 보고서 자료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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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 분야를 맡은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조사위가 가장 논쟁적인 '파이핑(piping) 현상'을 감췄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조사위는 6개 보에서 파이핑 현상을 발견했음에도 보고서에 이를 '누수·용출 현상'이라고 바꿔 표현했다, 그러나 하천공학에서 '용출'이라는 말은 안 쓴다"고 말했다. 이어 "파이핑이라고 쓰면 너무 민감하니까 '누수'로 고쳤다, 발표 전에 (조사위) 내부에서도 용어를 두고 싸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파이핑 현상은 보 아래 흙 속으로 들어간 물이 물길을 만들어 보 하류 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다. 환경단체들은 이 경우 물과 함께 흙도 빠져나가기 때문에, 파이핑 현상이 계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보 구조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그 위험성을 지적해왔다.

실제로 조사위는 23일 발표한 보고서 52쪽에서 "한강 이포보 등 9개보 조사결과 6개보에서 용출·누수 현상이 발견됐다, 이는 보 상류로부터 기초지반을 통해 침투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파이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애매하게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파이핑 현상이 지속되면 기초지반의 토사유실 등이 발생해 기초침하 등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6개보에 대한 정밀 조사를 통해 항구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썼다.

박 교수는 "그 동안 정부는 보에서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판명됐다"며 "콘크리트 강도 부족, 내부균열과 파이핑 현상 발생 등 보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음에도 '보는 안전하다'는 조사위의 입장은 납득이 어렵다, 결론적으로 조사위는 나름 사명감을 가지고 조사했으나 발표 전에 정치적으로 왜곡됐다고 본다"고 총평했다.

"주변 생태계 회복 불가능하게 만들어... 남은 4대강 사업 전면 중단해야"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조사위가 가장 논쟁적인 '파이핑(piping) 현상'을 감췄다고 비판했다.
▲ "정부, 파이핑 현상 없었다지만... 결국 거짓으로 판명됐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조사위가 가장 논쟁적인 '파이핑(piping) 현상'을 감췄다고 비판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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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부문을 맡은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정부는 그동안 4대강 '녹조라떼' 현상에 대해 가뭄과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설명했으나, 수질 악화는 보와 준설로 인한 체류시간 증대가 조류 농도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녹조현상의 근거로 주장해온 높은 기온과 일사량 등은 단편적 영향만을 미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어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개선 효과를 홍보했으나, 보 건설로 인한 호소화(湖沼化, 호수와 늪 등으로 변하는 현상)와 강물의 체류시간 증대는 조류나 유기물의 침강성(저절로 가라앉는 현상)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생태계 부문을 발표한 이준경 위원장도 "4대강 사업은 결국 4대강 강기슭 형태를 단순화 시키고, 주변 생태계 생물다양성을 감소시켜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낙동강은 1천만 국민이 먹는 식수원이다, 국민들이 직접 마시는 물이라는 부분에서 그 수질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도 주요하게 지적됐다. 황평우 전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수질도 중요하지만 문화재는 우리의 정신인데, (사업 도중) 고조선 시대 유적이 나왔는데도 4대강 사업을 한다고 밀어버린다"며 "이건 야만적인 사업이다, 수십 년 된 우리 역사문화가 (4대강을 추진한) 2년 남짓 만에 사라졌다는 것은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보 확보수량 활용 방안 구축, 하천유지유량 재산정 등 4대강 조사위가 보고서 말미 제시한 '대정부 제언(개선과제)'에 대해서도 "대부분 실패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은폐하거나, 혹은 보완하려는 후속사업"이라며 "아직 완공되지 않은 영주댐 공사 등 4대강 사업과 후속사업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향후 과제로 "타당성 없는 국책사업을 추진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또 공사 과정의 담합비리와 뇌물수수 등 각종 불법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 혹은 특별검사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4대강사업을 이유로 훈·포장을 받은 1100여 명에 대해서도 서훈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4대강 조사 평가, #4대강 조사위, #4대강 중단, #4대강 범대위, #4대강 조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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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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