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비정상회담>, 이 프로그램은 여러 국가의 '비정상'들이 모여 열띤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서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 몬디는 "이탈리아의 패션이나 와인 등도 좋지만 마케팅을 못 해서 프랑스의 패션이나 와인 등이 더 유명하다"고 거듭 말한 적이 있습니다.

​웃어넘길 일만은 아닙니다. 마케팅은 실제로도 상품 및 콘텐츠 판매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로 전달이 안 된다면 그 상품은 제 가치를 발휘할 수 없습니다.

마케팅은 스포츠에서도 적용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학교에서도 스포츠마케팅학과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프로 스포츠에서 마케팅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니폼에 광고 등을 부착하는 스폰서십, 유명 스포츠 선수를 광고에 출연시키는 엔도스먼트(Endorsement : 홍보 및 보증) 등이 있습니다.

다양한 마케팅, 아마야구에도 도입해야 한다

고교야구가 돌아왔다 22일 서울 광진구 구의야구공원에서 열린 2014 고교야구 주말리그 중앙고-충암고 경기 1회초에 충암고 선발투수 조한욱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 고교야구가 돌아왔다 지난 3월 22일 서울 광진구 구의야구공원에서 열린 2014 고교야구 주말리그 중앙고-충암고 경기 1회초에 충암고 선발투수 조한욱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러한 마케팅을 아마추어 야구(아래 아마야구)에도 도입해야 합니다. 최근 대한야구협회는 아마야구의 부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 스트리밍 플랫폼 <유스트림>과 10년간 4개 대회에 관해 중계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새로 창단하는 야구부에 대해 금전적 지원을 하고, 서울시로부터 목동구장을 아마야구 전용구장으로 지정하는 등 크게 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만족할 수 없습니다. 아마야구 선진국을 봅시다. 미국과 일본은 프로야구 뿐 아니라 아마야구에서도 많은 관중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리틀야구 월드시리즈가 열리면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웁니다. 일본의 고시엔 경기 역시 유명합니다.

반면 2012년 국내에서 열렸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모습이었습니다. 미국과 대한민국의 경기임에도 잠실야구장의 관중석은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마케팅이 많이 이루어졌음에도, 실제 고교야구 경기를 보면 사진을 찍는 사람과 스카우터, 그리고 양교의 선수 학부모들과 이를 응원하는 몇몇 학생들만이 경기를 보는데 그칩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에서 아마야구가 더 부흥하기 위한 마케팅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스타를 만들어내라, 스타 시스템 마케팅

우선 '스타 시스템 마케팅'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 마케팅'과 '스타 시스템 마케팅'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스타 마케팅은 이미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광고 등에 활용하여 홍보하는 방법입니다. 반면 스타 시스템 마케팅은 스타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홍보합니다. 스타 마케팅은 당연히 스타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아마야구에 완성된 스타는 없습니다. 아마야구는 우선 스타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아마야구에서는 이미 스타 시스템 마케팅의 좋은 예가 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청주고의 에이스로 활약한 주권 선수는 최고 146km/h의 속구와 좋은 볼 끝,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 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조선족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한 사실이 알려지며 언론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주권은 전체 지명 대상자들 중 1번 순번으로 KT 위즈의 우선지명을 받았습니다.

스타 시스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해당 선수의 실력입니다. 실력이 우선 어느 이상을 갖춰야 합니다. 선수의 장점을 크게 띄워주면서 단점도 함께 제시합니다. 이를 극복하게 하기 위한 솔루션도 필요합니다. 실력이 없다면 아무리 그 선수를 띄워 준다고 해도 선수가 부진할 경우 역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선수의 정신력도 요구됩니다. 선수가 스타 시스템 마케팅으로 인해 자만하는 경우가 없어야 하며, 부정적 시선에 대해 대처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스타 시스템 마케팅은 선수를 큰 성공으로 몰고 갈 수도, 반면 나락으로 빠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누구를 마케팅 주인공으로 선정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스포츠에서 가장 쉽게 쓰이는 마케팅 방법은 ​언론과의 인터뷰와 지속적인 보도입니다. 이 마케팅에서 언론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우선 아마야구에 대한 보도가 늘어야 합니다. <STN 스포츠>와 OSEN 등에서 주말리그까지 직접 발로 뛰면서 촬영하고 있고, 황금사자기-청룡기-대통령배-봉황대기를 주최하는 신문사도 해당 대회에 한해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사는 스포츠면이나 인터넷에 흘러가는 정도에 그칩니다.

일본의 경우 고교야구 기사가 지면 1면이나 인터넷 메인에 걸리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팀의 우승이나 노히트노런급의 대기록이 나온다면 1면에 기사가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SNS와 인터넷을 통한 홍보가 활성화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드림 오브 아마추어 베이스볼(Dream of Amateur Baseball)>, <베이스볼 힐링 인터뷰(Baseball's Healing Interview)>, <부산고교야구>, <풀카운트> 등의 페이지가 아마야구 정보 전달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관련 블로그도 많습니다.

이런 홍보 채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나고, 이들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전달한다면 더욱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경쟁 구도를 형성하라, 라이벌 마케팅​

선동렬과 최동원, 박노준과 김건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이들의 공통점은 '라이벌'이라는 점입니다. 선동렬과 최동원은 해태와 롯데의 에이스로 숱한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퍼펙트게임>으로 영화화됐습니다. 박노준과 김건우는 같은 선린상고의 에이스로서 항상 비교되던 선수였고, LG와 두산은 같은 잠실구장을 쓴다는 이유로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습니다. 이렇듯 라이벌은 상대와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실력도 향상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마련입니다.

아마야구에서도 팀 간, 혹은 선수 간의 라이벌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이미 아마야구에서는 오래된 라이벌들이 있습니다.

부산 지역의 대표팀으로 불리는 경남고와 부산고, 레전드 리매치를 열기도 하는 영호남 대결 군산상고와 부산고, 말이 필요 없는 고려대와 연세대 등이 좋은 사례입니다. 이들이 대결하기 위해서는 전국대회 대진이 맞아 떨어져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부터 주말리그 제도로 전환된 뒤, 같은 권역의 팀들과의 대결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신생팀들도 많이 창단됐습니다. 신생팀이 새로운 라이벌전을 구축하고, 기존의 라이벌전 또한 홍보를 통해 사람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올 시즌 맞대결에서 짜릿한 승부를 보여준 수원시의 두 학교 유신고와 장안고가 있습니다. 충남 지역 팀으로 2013년 대통령배 결승에서 맞붙기도 했던 북일고와 공주고도 뜨겁습니다. 최근 매년 에이스를 배출하며 주목받고 있는 마산고와 용마고의 자존심 싸움도 볼만하며, 고교야구의 최고 강호로 불리고 있는 덕수고와 북일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팀 간의 라이벌 외에도, 선수 간의​ 라이벌 구축도 가능합니다. 최근 가장 흥미로웠던 선수 라이벌 구도는 연고팀 삼성 라이온즈의 1차 지명을 두고 대결을 펼쳤던 상원고 이수민-경북고 박세웅입니다. 이전의 류현진-김광현-정영일 트로이카처럼 전국무대를 제패한 선수들을 라이벌로 형성한다면 선수 모두 자극을 받고 기량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잦은 노출이 중요하다

위에서 말한 것들을 묶으면, 결국 '아마야구에 대한 잦은 노출'정도로 종합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고시엔 전 경기가 생중계되고, 신문에는 주요 기사로 보도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꽤 이름이 알려진 선수의 기사 사진을 찾으려고 해도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4강전부터 스포츠 방송사, 그것도 대부분 SBS SPORTS에서만 생중계됩니다. 전국대회의 경우 문자중계를 해주는데 문자 중계조차 오타가 자주 발생하며 혼란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공영방송인 NHK가 전 경기를 생중계 해주는 만큼, 우리나라도 공영방송인 KBS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도 대회 주최 신문사인 황금사자기의 <동아일보>, 청룡기의 <조선일보>, 대통령배 <중앙일보>가 종합편성채널을 운영하는 만큼 함께 짐을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이들이 프로로 진출하는 신인 드래프트의 경우, 지난 시즌까지는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3~4라운드까지만 중계하다가 올해는 SPOTV에서 전체 라운드를 중계했습니다. 하지만 SPOTV가 안 나오는 가구의 경우 시청할 방법이 딱히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신인드래프트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점 또한 개선해야 합니다. 대한야구협회나 진행 방송사 측에서 드래프트에 더 많은 준비를 했으면 합니다. 더 많은 선수들의 기본 프로필이나 영상 자료 등을 즉각적으로 화면에 보여주는 노력도 동반되야 합니다. 미국은 그 많은 고등학교 및 대학교 선수들을 다 커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번 시즌 기준 고교 62팀에 대학 31팀이 전부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얘기입니다.

또한 현재 고교야구에 비해 비교적 대학야구 노출이 적은 편입니다. 대학야구는 결승전만 중계해주거나 결승전조차 중계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고교야구와 대학야구에서 지명되는 선수 비율이 거의 같아지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도 대학야구에 대한 노출이 증가죄냐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프로야구의 기둥은 아마야구다."

매번 아마야구 기사를 보면 단골로 달려 있는 댓글입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본인이 직접 아마야구에 관심을 가지려는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말만으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의 아마야구를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아마야구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얼마 전 큰 논란이 됐던 승부조작 논란이나 뒷돈 등의 악습 등을 끊어야 합니다. 팬들 또한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감시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부정부패는 줄기 마련입니다.

2014년 아마야구 시즌은 야구대제전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프로팀 주최 또는 친선 리그 경기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동계훈련을 나가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2015년에는, 프로야구뿐 아니라 아마야구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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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서태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 <헬로우 퓨처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마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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