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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당정 핵심 인사들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인 가석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대한한공에서 불거진 '땅콩 회항' 사건으로 재벌기업들을 보는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데다, 야당도 즉각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최경환 부총리, 박 대통려에게 기업인 가석방 건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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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 위기를 극복할 방안의 하나로 기업인들의 사면이나 가석방을 검토해야 한다"며 "(형을) 살 만큼 산 사람들이 나와서 경제를 살리는 데 나서라는 차원에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면이든 가석방이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청와대에 전달할 생각도 있다"면서도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듯 "다만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건은 '별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김 대표의 발언이 '개인 생각'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은 상황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조현아 임팩트가 강해 당분간 경제인 사면은 힘들지 않겠느냐"며 "당정 간 협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당 관계자도 "당 차원에서 의견을 모은 게 아니라 개인의 생각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업인 가석방의 필요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앞서 지난 18일 언론사 경제부장단 간담회에서 "일반인도 일정 형기가 지나면 가석방 등을 검토하는 게 관행인데, 기업인이라고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야당 "기업인 가석방은 시기적으로 부적절"

당정 핵심인사들의 기업인 가석방 추진 움직임에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기홍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업 윤리에 대한 국민들의 잣대가 더 엄격해진 시점에서, 사면이나 가석방을 운운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기업인 사면·가석방에) 공약 등 그간의 언명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고,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아니라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면서 "법을 적용하는 잣대에 있어서도 재벌과 기업인들에게 더 엄격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청와대는 이런 '가석방설'에 공식 의견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앞서 대선 시절 특별사면권 제한을 공약으로 내걸고, 이후 비리 기업인 '무관용 원칙'을 지켜왔다. 가석방은 형기 3분의 1을 복역한 모범수에 한해 가능한 형법상 행정조치지만, 특별사면은 대통령이 가진 고유권한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 회의에서 "다 원칙대로 하겠다"고만 말했다. 

현재 형이 확정돼 구속 수감 중인 기업인은 지난 2012년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올해 초 징역 4년 실형이 확정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분식회계·사기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 등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권영국 변호사 "가석방 조건에 경기 부양은 없다"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기업인 가석방 추진 흐름을 우려했다. 권 변호사는 "선고부터도 일반인들은 10억 정도의 업무상 횡령만 해도 법으로 징역 4,5년 형을 선고받는데, 재벌 총수들은 수백~수천억을 탈세하거나 횡령해도 (선고가) 5년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경기 악화 타개책으로 가석방과 사면설을 얘기하고, 대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이건 매우 근시안적인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에서 말하는) '경제 부양을 위해서'라는 이유는 가석방 조건에 없다, 수감자의 죄질과 평소 생활태도 등을 다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기업인 가석방, #경제활성화, #최경환 부총리, #김무성 가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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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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