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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신종리에 있는 여사울성당입니다.
 충남 예산군 신종리에 있는 여사울성당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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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앞둔 12월 한국 천주교의 못자리 이존창 생가터 여사울 성지를 찾았습니다. 충남 예산군 신례원 사거리에서 농업기술원을 지나 합덕가는 쪽으로 가다가 보면 우측에 여사울 성지 돌 팻말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100m 정도 더 가면 우측으로 들어가는 조그만 마을길이 있습니다. 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합덕성당~ 여사울성지까지 17km 도보성지 순례코스이기도 한 이곳은 이존창 루도비꼬 생가터입니다. 이존창님은 한국최초의 신부 김대건 신부의 조상들에게 천주교를 전파하신 분입니다.

충청남도 문화제 178호인 여사울 성당은 한국 천주교회의 요람입니다. 한겨울 눈발이 날리는 날에 아담한 성당은 소나무와 조화롭게 서 있었습니다. '내포의 사도' 이존창이 최초로 천주교를 전파하기 시작한 곳으로, 한국 초기 신앙공동체 역할을 한 곳입니다.

올해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문으로 거행된 시복식(성인 전 단계인 복자로 칭함)에서 124위 중 49위는 충남 내포 지역에서 활동한 사람들이거나 순교하신 분들입니다.

여사울성당  내부 기도실에 있는 복자, 성인들의 사진입니다
 여사울성당 내부 기도실에 있는 복자, 성인들의 사진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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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울 성당 내부에서는 미사에 참여하거나 순례객들이 조용히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성당 제대 앞에는 올해 광화문 시복식에 오른 성인이, 좌측에는 여사울의 성인과 복자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성당 제대 앞에 있는 분들은 내포의 순교자들입니다. 그분들 중에 1939년 12월 27일 당고개에서 순교하신 이성례마리아는 이존창 루도비꼬 집안의 막내딸이며 남편은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입니다.

여사울지역에서 천주교 활동을 하고 순교하신 분들입니다
 여사울지역에서 천주교 활동을 하고 순교하신 분들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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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울 동네의 부유한 집안에 태어난 이존창은 서울에서 권일신을 만나 천주교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후 고향으로 내려와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을 천주교에 입교시켜 300여명의 천주교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님과 최양업 신부님의 조상들도 천주교에 입회하게 됩니다. 이존창은 한때는 윤지충의 진산사건으로 투옥되어 모진 고문을 받다가 배교를 하지만 1795년에 주문보 신부를 모시고 성무를 돕다가 체포되어 1801년 공주 황새바위에서 참수 치명하셨습니다.

여사울은 여러 박해속에서도 여러 명의 순교자를 탄생하는 순교자의 못자리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순례성지란, 단순히 어디를 돌아보는 길이 아니라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뜻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가 있습니다. 천주교 역사가 깊은 이곳을 충남의 문화유적지로 보호하며 관광개발지로 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사울 성당 앞에 조성된 십자가 공원 옆길에 주예수의 14처가 있는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예수가 사형 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멘 채로 골고다까지 가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까지의 14번의 모습을 묵상하며, 자기 죄를 뉘우치며 기도를 드리는 길입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만난 예수의 사형선고받으신 돌조각 모습
 십자가의 길에서 만난 예수의 사형선고받으신 돌조각 모습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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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면 이렇게 예수님이 생전에 겪은 열네 가지의 모습들이 돌에 그림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예수의 고난의 길을 함께 생각하며 나의 죄를 뉘우치게 되고 세속에 얼룩진 마음이 다시 거룩하게 태어남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길이 빙판길이라 미끄러워 걷기가 어려웠습니다. 비록 끝까지 가보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볼을 스치는 매서운 바람과 현재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태그:#여사울성지, #천주교의 요람지, #성인복자 시복식, #프란치스코교황, #존루도비꼬생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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