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40홈런을 기록했던 유격수 강정호(넥센 히어로즈)에게 가장 높은 입찰금 500만 2015달러를 제시했던 메이저리그 구단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다.

미국 CBS 스포츠 존 헤이먼은 12월 23일(아래 한국 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하여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했음을 밝혔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뒤이어 MLB.com의 탐 싱어 역시 이 사실을 보도했다.

20년 암흑기 끝에 2013년 포스트시즌 진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연고지를 둔 내셔널리그 구단으로 월드 챔피언에 5차례 오른 적이 있다. 마지막 월드 챔피언은 1978년이었으며,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로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가 양분되어 있던 시대였다. 1992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것이 지구 우승의 마지막이었다.

이후 피츠버그는 20년 동안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1993년부터 2012년까지 20년 동안 포스트 시즌 진출은 커녕 정규 시즌 승률 5할을 넘긴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각 리그에 중부지구가 신설되며 디비전 시리즈가 도입된 시기가 1995년이었고, 중부지구에 편성된 이후 지구 우승에 성공한 적이 아직 없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2013년 기나긴 암흑의 터널에서 벗어나 정규 시즌 승률 5할을 넘기고 내셔널리그 3위를 기록했다. 리그 1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피츠버그는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1위 자격으로 20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피츠버그는 당시 추신수가 소속되어 있던 와일드 카드 2위 신시내티 레즈와의 단판 시리즈에서 승리하며 디비전 시리즈에 처음 진출했고, 5차전 접전 끝에 카디널스에게 아쉽게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아담 웨인라이트와 마이클 와카(당시 2013 NLCS MVP)로 구성된 선발 원투펀치를 끝내 넘지 못한 것이다.

피츠버그는 2014년에도 와일드 카드 1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짝수 해의 기운을 얻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와일드 카드 시리즈에서 만났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9이닝 동안 한 점도 내지 못하고 패했다.

강정호, 내야에서 확실한 자리 확보하려면...

이에 피츠버그는 공격력 강화를 목적으로 강정호를 영입하기 위해 이번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츠버그가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PNC 파크는 외야석이 없는 목동운동장에 비하여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게다가 피츠버그는 이번 FA 시장에서 내야수 보강에 소극적이었다.

우선 피츠버그의 주전 유격수로는 조디 머서가 있다. 2014 시즌 타율 0.255에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주전 2루수 닐 워커는 타율 0.271에 23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2014 시즌 메이저리그 2루수들 중 홈런 공동 1위에 오르며 내셔널리그 2루수 실버 슬러거를 수상했다. 3루수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유틸리티 출신의 조시 해리슨이 있다.

원래 피츠버그 3루수는 2013년 타율 0.233을 기록하고도 36홈런 100타점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페드로 알바레스였는데, 올 시즌 18홈런 56타점으로 파워가 크게 떨어졌다. 이에 피츠버그는 알바레스를 1루수로 돌렸고, 해리슨에게 3루를 맡겼다. 해리슨은 타율 0.315에 13홈런 52타점 18도루의 맹활약을 펼쳤다.

여기서 보면 유격수 머서는 강정호에 비해 공격력이 약하고, 백업 내야수 션 로드리게스(통산 타율 0.225)나 페드로 플로리몬(통산 타율 0.204) 역시 공격력을 목적으로 한다면 기대할 만한 선수들은 아니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계약할 경우 피츠버그는 다른 내야수들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거나 강정호를 유격수가 아닌 2루수나 3루수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피츠버그는 2014년 팀 연봉이 7800만 달러였다. 30개 구단 중 4번째로 적은 팀 연봉을 기록했을 정도이다. 최근 가장 큰 계약이 프란치스코 리리아노의 3년 3900만 달러 재계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호에게 포스팅 금액만 500만 2015달러를 투자했다. 때문에 연봉 협상에 있어서 넉넉한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은 다소 낮다.

때문에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다소 힘든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협상에 성공하여 계약을 하더라도 스프링 캠프에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내야에서 확실한 한 자리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피츠버그는 일단 강정호를 상대로 30일 동안의 단독 교섭권을 확보했다. 계약에 성공할 경우 500만 2015달러가 히어로즈 구단에 입금되며 강정호는 한국인 최초로 한국 프로야구를 거친 메이저리그 야수로 기록에 남게 된다.

한국인 선수 중 피츠버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가 있다. 박찬호는 2010년 뉴욕 양키스에서 지명할당(Designed Assignment) 처리된 후 피츠버그가 계약을 양도 받음에 따라 마지막 2개월을 피츠버그에서 활약했다.

피츠버그에서의 2개월이 박찬호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커리어였고,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통산 124승으로 히데오 노모를 제치고 아시아 출신 최다승 투수 기록을 남겼다. 박찬호가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던 구단에서 강정호가 최초의 KBO 출신 MLB 야수로서 또 다른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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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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