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 영진위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하 영진위원장) 후보군에 서강대 영상대학원장 김학순 교수와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김세훈 교수가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영화계 관계자들은 22일 "최근 영진위원장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열렸고 두 사람이 후보자로 추천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교수 2명이 추천된 것으로 들었다"며 "구체적으로 누군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나 24일쯤 두 후보자에 대해 임추위의 면접이 있을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화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장관님이 올해 안에 인사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곧 결정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이 후보군으로 추천된 것 아니냐는 물음에 "아는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김종덕 문화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후임자 인선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취임 후 일이 많았고, 사람 보는 게 까다로운 편이고 정책을 잘 수행할 분을 찾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 뿐"이라며 "영진위는 연내에 인사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진영의 한 인사는 "두 사람이 추천된 것이라면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있는 김세훈 교수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의 씽크탱크 역할을 한 김광두 교수가 원장을 맡고 있는 정책연구기관이다. 그는 "김 교수가 영진위원으로도 활동했고 영진위의 각종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경력 등을 볼 때 우위에 있어 보이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영화계는 함께 2배수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김학순 교수의 경우, 촬영 중인 <연평해전>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아 기관장을 맡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영진위 소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영화현장 많이 아는 영화인이 영진위원장 맡아야"

하지만 영화계 일각에서는 영진위원장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사들 면면에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 대학교수 출신들이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전 강한섭, 조희문 교수가 영진위원장을 하면서 영화계와 갈등을 크게 일으켰던 영향이 크다. 그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현장 출신 인사'를 요구해 온 기준과도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라는 게 영화인들의 시각이다.

한 제작자는 "나름 괜찮은 사람들 다 놔두고 참 억지스러운 고육지책인 듯하다"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한 영화평론가는 거론되는 후보군에 대해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보수영화계를 대표하는 한국영화감독협회 정진우 이사장은 "영화현장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비중 없는 인물들이 영진위원장을 하겠다는 것은 영화계를 얕잡아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좌파든 우파든 영화현장을 많이 알고 영화계에서 신망 받고 존중받는 영화인이 영진위원장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차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진위원장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사람을 문화부 장관이 임명하는 것인데, 장관이 이미 후보자 물색을 마무리 한 듯 연내 인사 가능을 예고한 상태에서, 임추위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임추위의 한 관계자는 "현행과 같은 추천 방식에서는 A급은 하나도 지원하지 않고 B급과 C급들만 잔뜩 모여들 뿐"이라며 "위원장 선임 방식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진위원장은 지난 2월 공모에 들어갔으나 3번에 걸친 공모에도 적임자가 없어 지난 7월에는 공모 대신 임추위에서 직접 대상자를 추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후보자로 거론되던 인사들에 대해 영화계의 공개적인 반대 의견이 표출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임자 선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김의석 영진위원장이 지난 3월말 임기 만료 이후에도 계속 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영진위원장 김세훈 김학순 조희문 강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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