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가 좀처럼 연패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성희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2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힐스테이트에게 세트스코어 0-3(13-25,22-25,10-25)으로 완패를 당했다.

여자부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자리 수 승점(8점)에 머물러 있는 인삼공사는 어느덧 연패 숫자가 9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 시즌 득점 1위에 빛나는 외국인 선수 조이스 고메스 다 실바는 팀의 부진과 함께 개인성적도 점점 떨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V리그 사상 최초의 공격시도 2000회 기록 보유자

V리그 여자부는 외국인 선수가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삼공사는 마델레이네 몬타뇨(베에르바체)라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활약한 3년 동안 2번의 V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몬타뇨가 떠난 2012-2013 시즌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문제로 큰 곤욕을 치렀다. 몬타뇨 대신 영입한 드라간 마린코비치가 발목부상을 핑계로 경기 출전을 거부했고 결국 1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퇴출됐다. 뒤늦게 케이티 린 카터를 영입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팀 전력을 바꿔 놓을 수준의 선수는 아니었다.

결국 인삼공사는 2012-2013 시즌 5승25패로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긴 인삼공사는 2013-2014 시즌을 앞두고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의 조이스를 영입했다. 물론 당시만 해도 베띠(GS칼텍스), 니콜 퍼셋(도로공사), 카리나 오카시오(IBK기업은행) 같은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조이스가 크게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조이스는 2013-2014 시즌 몬타뇨 이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1000득점을 돌파하며 득점 부문 1위(1009득점)에 올랐다. 특히 V리그 남녀부 역대 최초로 공격시도 2000회를 돌파(2186회)하는 무시무시한 '몰빵 능력(?)'을 선보이기도 하다.

인삼공사는 조이스의 대활약 덕분에 약체라는 평가를 극복하고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인삼공사는 당연히 조이스의 재계약을 추진했고 조이스 역시 한국 리그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며 고국 브라질 리그의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인삼공사 잔류를 선택했다.

인삼공사 수비력 떨어지면서 조이스 득점력도 함께 추락

인삼공사가 득점 1위 조이스를 지켜 낸 것은 분명 옳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도로공사, 흥국생명 등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문 팀들의 전력 보강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것은 인삼공사의 판단 미스였다.

인삼공사는 전통적으로 블로킹 높이가 낮지만 이 같은 약점을 안정된 서브리시브와 적은 범실, 그리고 부지런한 수비로 극복하는 팀이다. 실제로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리시브 성공률(42.5%)과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세트당 19.7개) 부문에서 전체 1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인삼공사의 수비 집중력은 예전만 못하다. 특히 서브 리시브 성공률이 33.9%(5위)로 떨어진 것이 치명적이다. 리시브가 불안하다는 것은 조이스가 안정된 위치와 높이에서 공격을 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이스의 공격 성공률은 지난 시즌 43%에서 이번 시즌 37.5%까지 떨어졌다. 이는 조이스가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타점이 낮아진 탓도 있지만 토스가 구미에 맞게 날아오지 못하는 이유가 더욱 크다.

22일 현대건설전에서도 조이스는 40번이나 공격을 시도했지만 단 10득점에 그쳤다(공격성공률 25%). 팀 공격득점의 57%를 책임지는 조이스가 고작 10득점에 머문다면 인삼공사가 승리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찾기 힘들다.

조이스는 실력만큼 인성도 좋은 선수로 명성이 자자하다. 동료들이 실수를 하거나 판정에 불만이 있을 때도 코트 안에서 좀처럼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없다. 하지만 최근 조이스는 코트에서 점점 외롭게 고립되고 있다. 주득점원 조이스가 위축되면 인삼공의 연패 탈출도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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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KGC인삼공사 조이스 고메스 다 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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