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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사상초유의 정당해산 결정을 내린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에서 통합진보당원들이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 해산 결정 난 통합진보당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사상초유의 정당해산 결정을 내린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에서 통합진보당원들이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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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직후 검찰과 경찰의 공안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경찰은 한 통일운동단체를 이적단체 혐의로 전격 압수수색했고, 검찰은 옛 통합진보당 당원들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하라는 고발 건에 적극적이다.

서울지방경찰청 보안2과는 22일 오전 서울 성산동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한 코리아연대'(이하 코리아연대) 사무실과 회원들의 집, 경기도 김포시 이아무개 민통선 평화교회 목사의 사무실과 집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코리아연대 압수수색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그동안 코리아연대를 이적단체 혐의로 내사했다. 검찰은 지난 2011년 12월 이 단체의 황아무개 대표가 정부 허가 없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한 뒤 해외체류 중인 일, 이듬해 김정일의 1주기에 이 단체가 조화를 보낸 일,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을 벌여온 일 등에 혐의를 두고 있다.

경찰은 이아무개 목사에 대해선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이적 동조 혐의를 두고 수사해왔다. 이 목사는 지난해 11월 장경욱 변호사와 함께 독일 포츠담에서 '재독일 동포협력회의'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은 이 목사가 여기서 정부 허가 없이 북한 인사를 접촉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당시 열린 세미나에 주독일 북한대사가 축사를 맡았고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단체의 인사가 발표를 했기 때문에, 이 목사와 장 변호사가 북한 인사를 접촉했다고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세미나에는 참석했지만 북측 인사와 접촉한 일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독일에 같이 간 두 사람 중 이날 이 목사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벌인 건 장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은 기각됐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같은 혐의로 이 목사와 장 변호사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이 목사 영장만 발부됐다"면서도 자세한 기각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장 변호사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보위사 직파간첩 사건 등에서 피고인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검찰은 장 변호사가 유죄가 확정된 간첩 혐의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며 지난 10월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를 신청하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당원 고발사건, 당일 배당

검찰은 보수단체들이 옛 통합진보당 당원 전원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고발한 사건 수사에도 적극적이다. 고발 대상이 지나치게 넓고 혐의가 특정되지 않았지만 각하하지 않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9일 '통진당 해산 국민운동본부' 등이 이정희 대표,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 전체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접수 당일 공안1부에 배당했다. 다른 보수단체들이 대검찰청에 접수한 비슷한 고발 건도 배당할 예정이다.

고발 내용은 "통합진보당이 민주적 기본질서 침해 등의 이유로 위헌정당으로 해산된 만큼, 국가보안법이 정하는 반국가단체이고 그 당원 전체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들이므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2012년 비례대표 부정경선 수사 당시 통합진보당 당원명부에 이름을 올린 이 10만여명 중 투표를 한 진성당원을 3만8000여 명으로 파악했다. '당원'을 진성당원으로 좁힌다고 해도 수사대상이 지나치게 많고 혐의도 막연하다.

그러나 검찰은  이적단체 가입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통합진보당이 이적단체가 되는지 검토를 해봐야 하고, 이적단체라 한다 해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느냐는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물리적인 한계로 검찰 수사는 또다시 통합진보당 핵심부로 집중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당원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다수의 시민들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게 됐다.


태그:#해산, #이적단체, #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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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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