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 매버릭스의 더크 노비츠키는 NBA에서 활약한 역대 최고의 '비미국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1998-1999시즌부터 댈러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비츠키는 통산 2만7270득점으로 통산 득점 역대 1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노비츠키는 이번 시즌에도 평균 18.6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지만 그도 어느덧 만36세의 노장 선수다. 댈러스로서는 노비츠키가 더 노쇠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댈러스는 이번 시즌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강호들이 몰려 있는 서부컨퍼런스에서는 5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댈러스는 칼을 뽑아 들었다. 댈러스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이번 시즌 어시스트 1위(10.7개)를 달리고 있는 '패싱머신' 라존 론도를 영입하며 호화 멤버 구성을 완성했다.

보스턴 빅3 사이에서 빛나던 '달타냥' 론도

지난 2007년 최고의 개인기량을 가졌으나 팀이 약해 언제나 '외로운 에이스'로 불려 오던 3명의 올스타가 명문 보스턴 셀틱스에서 뭉쳤다. '외계인' 케빈 가넷(브루클린 네츠)과 '만랩슈터' 레이 앨런(마이애미 히트), 그리고 '코트 위의 진실' 폴 피어스(워싱턴 위저즈)였다.

슈팅 가드와 스몰 포워드, 파워 포워드 자리에서 각각 리그 최고 수준에 올라 있던 세 선수의 시너지는 대단했다. 2007-2008 시즌 66승16패로 NBA 전체 승률 1위(.805)를 차지한 보스턴은 2008년 파이널에서 앙숙 LA레이커스를 꺾고 NBA챔피언에 올랐다.

당시 '빅3'를 효과적으로 조율하며 보스턴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만21세의 2년 차 포인트 가드가 바로 론도였다. 론도는 현대 포인트가드의 필수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외곽슛이 약하지만 엄청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눈부신 돌파력과 발군의 패싱감각으로 외곽슛의 단점을 상쇄하는 선수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빅3'가 나이를 먹고 론도의 기량이 성장하면서 론도는 '빅3의 조력자'를 넘어 점점 팀의 중심 선수로 거듭났다. 특히 2011-2012시즌과 2012-2013 시즌에는 스티브 내쉬(LA레이커스), 크리스 폴(LA클리퍼스) 같은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어시스트 부문 2연패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2-2013 시즌을 앞두고 앨런이 마이애미 히트로 떠나면서 빅3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급기야 피어스와 가넷, 그리고 닥 리버스 감독이 동시에 팀을 떠난 지난 시즌에는 론도마저 부상으로 52경기에 결장했고 보스턴은 25승57패로 추락하고 말았다.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론도는 이번 시즌 보스턴의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론도 혼자의 힘으로 무너진 명가를 세우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댈러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2008년 파이널의 마지막 우승 멤버였던 론도마저 팀을 떠나게 됐다.

'닥공' 댈러스에 날개를 달아줄 '패싱머신' 론도

론도와 포워드 드와이트 포웰을 얻은 댈러스는 보스턴에게 가드 자미어 넬슨과 포워드 브랜든 나이트. 제이 크라우더, 그리고 향후 드래프트 지명권 2장과 1290만 달러의 트레이드 익셉션(연봉 상한선을 넘지 않은 규모에서 트레이드에 활용할 수 있는 가상의 머니)을 내줬다.

물론 보스턴에게 넘어간 신인지명권 2장이 훗날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주전급 선수의 출혈없이 리그 최고 수준의 포인트가드 론도를 얻었다는 점에서 댈러스의 이번 트레이드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론도의 가세로 댈러스는 론도-몬타 엘리스-챈들러 파슨스-노비츠키-타이슨 챈들러로 이어지는 공수에서 탄탄한 선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론도는 21일 지역 라이벌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홈경기에서 댈러스 유니폼을 입고 이적 첫 경기를 치렀다.

33분47초 동안 코트를 누빈 론도는 6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 2스틸이라는 지극히 '론도스러운' 성적을 올리며 댈러스의 99-93 승리를 이끌었다. 팀에 엘리스, 노비츠키, 파슨스 같은 득점원이 있어 론도가 게임 리딩에만 신경 써도 된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인 부분이다.

물론 아직 의문스러운 부분도 있다. 함께 백코트를 구성하는 엘리스와의 공존이다. 엘리스와 론도 모두 공을 오래 소유하며 공격을 이끄는 스타일이라 자칫 이 부분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면 '론도 효과'는 미풍에 그칠 수도 있다.

물론 댈러스는 이제 론도 이적 후 단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론도를 영입한 댈러스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더 지켜 봐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론도의 영입으로 NBA 평균득점 1위(109.7점)에 빛나는 '닥공' 댈러스의 경기가 더욱 재미있어 질 거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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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댈러스 매버릭스 라존 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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