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가 지난 10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던 '천안 징크스'를 날려 버렸다.

문용관 감독이 이끄는 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는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세트스코어 3-2(34-32,21-25,24-26,25-17,16-14)로 꺾었다.

이로써 LIG는 지난 2005년 프로 출범 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천안 원정 승리의 '쾌거'를 달성했다. 승리를 확정한 LIG 선수들이 마치 우승이라고 한 것처럼 코트에 누워 얼싸안은 것도 무리가 아니다.

프로 10년 동안 이어온 천안 징크스, 문용관 호가 깼다

LIG는 지난 10년 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에게 무려 26번 연속으로 패했다. 신영철-김상우-이경석 같은 역대 감독들과 오레올 카메호, 밀란 페피치, 길레르모 팔라스카 등 세계적인 외국인 선수들도 천안에만 오면 작아졌다.

하지만 이 징크스를 넘어 습관이 돼버린 지긋지긋한 연패 기록을 7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는 2014-2015 시즌에 날려 버렸다. 5개의 세트 중 3세트가 듀스 접전을 벌였을 정도로 양 팀은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하는 명승부를 벌였다.

LIG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외국인 선수 토마스 패트릭 에드가였다. 에드가는 이날 1개의 서브득점과 3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무려 39득점을 쏟아부었다. 특히 몸을 날리는 수비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는데 4세트에서는 발등으로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를 하는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장 하현용(8득점)의 투혼도 빼놓을 수가 없다. 4세트에 블로킹을 하는 도중 공을 밟으며 발목을 접질렸던 하현용은 5세트 승부처에서 다시 코트에 들어와 승리의 순간을 함께 했다.

손준형 대신 수비형 레프트로 중용된 김진만(10득점)은 5세트 마지막에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13-14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케빈 레룩스(35득점)의 공격을 단독블로킹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듀스로 이끌었고 14-14에서도 최민호(5블로킹)의 블로킹을 뚫고 과감한 터치아웃 공격을 성공시켰다.

이날 승리로 승점 2점을 얻은 LIG는 아직 5위 한국전력과의 승차가 7점이나 난다(심지어 한국전력이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당장 중위권으로 올라가는 것은 힘들겠지만 강팀을 상대로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저력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LIG가 천안원정승리'에서 얻은 소득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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