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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다리를 건너며...
▲ 예천 회룡포... 뿅뿅다리를 건너며...
ⓒ 최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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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여행. 오늘부터(12.12~13) 1박2일 동안 함께 하게 되어 모두 마음 설렜다. 일정은 목사님의 고향교회인 과곡교회 방문과 주흘산 등산 및 관광 등으로 이뤄졌다. 가는 길에 놓칠 수 없는 예천 회룡포에도 들를 예정이다. 오후 1시 30분에 교회서 출발해 북상주IC(4:05)를 거쳐 문경시(4:13)로 진입했고 한적한 시골길 따라 버스는 달렸다.

1박 2일 촬영지, 예천 회룡포

말로만 듣던 회룡포는 어떤 곳일까. 기대가 되었다. 예천 회룡포(경북 예천군 용궁면 회룡길 92-16)는 내성천이 350° 휘감아 도는 육지 속의 섬마을이란다. 1박 2일 촬영지이기도 하고, KBS드라마 '가을동화'의 그림 같은 배경이 되기도 한 곳이며 여행작가 100명이 추천한 최고의 여행지'로 꼽히는 곳이기도 했다. 회룡포는 내성천 강줄기가 마을을 350° 휘감고 있는데, 용이 휘감으며 돌아나가는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 한다. 한때는 죄인의 임시 귀양처였다고도 하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이곳 회룡포에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된 것은 조선 고종 때 예천의 아랫마을 의성(경북 의성군)에 살던 경주 김씨 일가가 소나무를 베고 논밭을 개간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의성포'라는 이름으로 불렀지만, 이곳이 물돌이로 유명해지면서 의성군에 가서 의성포를 찾는 웃지못할 일이 많아지자 예천군에서 '회룡포'란 이름을 새로 지었다고 전한다.

저녁 노을 물드는데...
▲ 예천 회룡포 저녁 노을 물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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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다리...
▲ 회룡표... 뿅뿅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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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달려온 버스에서 내려 고운 모래 위에 우리들의 발자국을 찍으며 내성천에 걸린 뿅뿅다리를 건넜다. 뿅뿅다리는 예천군이 기존에 놓여 있던 노후된 외나무다리 대신 1997년 놓은 철판다리다. 그 후 마을 주민들은 이 다리를 이용하면서 발판구멍에서 물이 퐁퐁 솟는다하여 퐁퐁다리로 불렀지만, 뒤에 신문 및 방송에 뿅뿅으로 잘못 보도가 됐고 이 이름이 더 많이 알려져 뿅뿅다리가 되었다고 한다.

맑게 갠 하늘빛과 햇볕이 있다면 뿅뿅다리 아래로 펼쳐진 내성천 물빛이 더 밝아 좋으련만. 서녘 하늘가에 노을빛 물들이며 해는 꼴깍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떠랴. 찬바람이 불어 제법 추웠지만 이 좋은 날 함께 함에 뿅뿅다리 건너면서 마냥 즐거운 우리들의 마음과 만면의 미소를 그 무엇도 지울 순 없었다. 뿅뿅다리 아래로 펼쳐진 내성천 물빛이 어두워지는 하늘빛을 받아 조금 어둑했지만 그것조차도 좋았다.

뿅뿅다리 위를 건너며...
노을 빛에 물드는데...
▲ 회룡포... 뿅뿅다리 위를 건너며... 노을 빛에 물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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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 돌며...
▲ 회룡포마을... 돌담길 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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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다리를 건너 모래사장을 지나다 둑 위에 세워진 회룡포 표지석 앞에 이르렀다. 날은 저물었지만 노을 빛 받은 우리 얼굴에 홍조가 잠시 스치고 내성천에도 노을빛이 수줍게 번졌다.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중 최우수 하천'이라 부연설명이 되어 있는 회룡포 표석 앞에 모여 앉아 잠시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서 회룡포 마을 둘레길을 돌아보았다.

회룡포 마을의 저녁 풍경은 고즈넉했다. 사람들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낮은 돌담을 두른 집들과 돌담 안에 서 있는 앙상한 감나무들, 추수를 끝낸 빈 논밭들이 고즈넉이 펼쳐져 있었다. 1박 2일 촬영지였다는 집은 굳게 닫혀 있었다. 해가 지고 또 급히 돌아보느라 회룡포를 마음껏 누려보지 못하고 돌아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언젠가 다시 한 번 느긋하게 돌아볼 수 있으리. 둘레길 한 바퀴 돌아 다시 뿅뿅다리를 건넜다.
행복한 동행...
▲ 예천 회룡포 표석 앞에서... 행복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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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은 산을 돌아 길을 열고/길은 길이 없는 곳에서 찾고 있다/ 소백산 3백리를 달려온 내성천/ 비룡산 감고 돌아/ 태극 나루 이루고/휘돌아 흘러가는 물굽이/ 힘찬 용트림 친다// 백년 노송 몇 그루 옛날을/ 말해줄 뿐/ 한가로운 들길에는/ 백로떼가 놀고 있다// 3백년 지난 자취 찾아도/ 간 곳 없고/ 한이 서린 이계 바위/ 달빛 속에 프르른데/ 규보의 옛 시흔은/ 강물 위에 떠도건만..."(정자에 쓰여 있던 시)

눈 내리는 금동촌,과곡교회

눈이 내리네...
▲ 금동촌...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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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았다. 목사님의 고향교회와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과곡마을로 접어들어 먼저 도착한 곳은 오늘 우리가 묵을 숙소 금동촌이다. 금동촌(경북 문경시 산양면 과곡리 594번지)은 8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금동초등학교를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1층에는 큰 방 7개(수용인원 각 10명) 2층에는 작은 방 8개(수용인원 5-7명)로 되어 있었다. 내가 묵을 방은 2-3반이었다. 금동촌에 막 도착하자 마치 우리를 반기듯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아이들처럼 들떠서 탄성을 내지르며 눈을 맞았다.

아담한 학교 건물인 금동촌이 방방마다 불을 환히 밝혀놓고 있었다. 남자들은 1층, 여자들은 2층. 복도를 지나 2-3반문을 열었다. 신발장도 있고 욕실도 이고 작지만 주방도 갖추고 있고 방은 깨끗했다. 일단 짐을 풀어놓고 금동촌 식당(옛 도서관)으로 향했다. 비빔밥과 수육이 준비되어 있었다. 즐거운 식사 후 금동촌 지척에 있는 과곡교회로 향했다.

금동촌 숙소 식당에서 저녁만찬...
▲ 금동촌 금동촌 숙소 식당에서 저녁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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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부모님이나 연로하신 분들에게 지나온 얘기 해 달라고 하면 '내 인생을 한 몇 권이 책으로 쓴다 해도 다 못 담는다'고들 한다. 그만큼 사연 사연이 많다는 말이다. 한 사람의 생애, 그 역사는 알고 보면 모두 신비다. 누가 그랬듯이, 사람은 그가 올라온 높이를 재지 말고 헤쳐 나온 깊이를 재야한다. 나는 가끔 사람을 만날 때 그가 헤쳐온 삶이 궁금하다.

눈 오는 밤, 목사님의 고향교회에서 흐뭇한 교제의 시간을 갖다보니 밤이 깊어갔다.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교회 밖으로 나오자 눈은 그치고 어둠 속에서 눈빛이 밝았다.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며 숙소로 향했다. 우리는 숙소에 들어와 따뜻하게 데워 놓은 이불 속을 파고들었다. 방은 뜨끈뜨끈했다. 눈 내린 밤, 행복한 밤, 흐뭇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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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곡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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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회룡포 금동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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