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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자사고인 S고가 지난 11월 입시전형을 앞두고 이 지역 중학교에 보낸 공문.
 서울지역 자사고인 S고가 지난 11월 입시전형을 앞두고 이 지역 중학교에 보낸 공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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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2개교가 입학전형에서 반영이 금지된 내용이 들어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원본을 중학교로부터 따로 챙긴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자사고의 행동은 교육부의 자기주도학습전형 지침을 어긴 것"이라면서 "실태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자사고 2개교 "가림 처리하지 않은 학생부 받아본 것은 사실"

19일 서울지역 자사고인 S고와 H고 입시담당자는 "2015학년도 입학전형에서 가림 처리를 한 중학교 학생부Ⅱ와 가림 처리를 하지 않은 학생부Ⅱ 원본을 같이 받아본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자사고 입시 원서접수 기간은 지난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였다.

실제로 S고의 경우 서울지역 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본교에 지원하려는 모든 지원자의 전형 관련 제출서류인 학생부Ⅱ 원본 2부 중에서 1부는 원본을, 1부는 가림 작업을 하여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H고도 신입생입학전형요강의 제출서류 란에 '중학교 학생부Ⅱ 원본 2부'라고 적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학생부 원본 제출 요구는 현행 법률과 '교육부 지침 위반'이라고 서울시교육청은 설명했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과 교육부의 '2015 자기주도학습전형 매뉴얼' 지침은 자사고 입시 과정에서 '각종 시험성적과 대회 수상 실적, 부모의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 등을 반영하거나 요구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월 21일 이 지역 중학교 등에 공문을 보내 "입학전형 반영 금지 사항이 학생부에 기록되어 있는 경우 해당 부분을 보이지 않게 가림 처리한 후 제출하라"면서 "입학전형 반영 금지 사항 위반 등 부적정 사례가 발견될 시 엄중 조치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선 중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의 지시를 어기고 S고와 H고에 학생부 원본을 가림 처리하지 않은 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학교 교사 "면접에 활용 의혹"... 자사고 "원본으로 면접 안 해"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을 합격 시켜야 할 중3 담임들은 자사고 요구대로 울며 겨자 먹기로 원본을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동료 교사들은 해당 자사고들이 학생부 원본에 나와 있는 정보를 활용해 면접 과정에서 우수학생들을 뽑았을 것이란 의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고 교감은 "학생부 원본을 달라고 했던 이유는 가림처리를 한 학생부 내용이 정확한지 여부를 비교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면접 과정에서는 가림처리가 되어 있는 학생부를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가림처리를 하지 않은 학생부 원본을 요구한 자사고 2곳에 대해 실태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내년부터는 일체의 학생부 원본 요구 행위가 없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학생부Ⅱ에는 진로희망사항과 창의적 체험활동사항, 독서활동 실적과 함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중학교 교사들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난 등에 학생의 성적이나 수상 실적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들어가 있다"면서 "학생부 원본을 받은 자사고들은 우수학생을 가려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자사고 입시 지침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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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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