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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성인은 거의 매일 커피를 마신다. 자판기 커피건 원두 커피건, 대부분 하루에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마시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하루의 피로를 풀기도 한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흔히 말하는 '제3세계'의 커피 농장 노동자들 덕분이다.

하지만 그 노동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는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고 있는지 등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가난한 생산자들을 위한 공정한 거래와 그를 통한 부의 분배. 오미라(27) 작가는 이런 점에 주목했다.

오미라 작가
▲ 오미라 작가 개인전 오미라 작가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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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 서울 방배동 갤러리토스트(관장 이도영)에서 17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전시회는 독특하게도 '공정 무역'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쉽게 소비하는 커피나 초콜릿을 먹으면서, 이것을 생산하는 제3세계 국가들, 그 노동자들의 빈곤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 전시회가 오픈하는 날 갤러리토스트에서 오미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제 작품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좋겠어요. 어떤 물건을 구입하건 간에, 생산자에게 타당한 임금이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공정한 대가를 받게 되면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그만큼 줄어들겠죠."

오미라 작가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세네갈에서 몇 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왔다고 한다. 그 친구와 가깝게 지내면서 제3세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관련 세미나와 포럼에 참석해서 공부를 해왔고, 이번 전시회까지 개최하게 된 것이다.

그림으로 말하고 싶은 '공정무역'

<네?>
▲ 오미라 작가 개인전 <네?>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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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빈곤과 기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계속 공부 하다 보니까 점점 관심을 갖게되는 폭이 넓어지더라고요. 그 모든 것을 작품에 담을 수는 없으니까, 하나씩 하나씩 접근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전시회에는 공정무역으로만 주제로 정하게 된 거죠. 공정무역에 관한 제품하면 일반적으로 커피, 초콜릿 이런 것들을 생각하잖아요. 제가 공부를 해보니까 그것보다 더 많은 제품이 있더라고요. 과일이나 와인 같은 것도요. 그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커피와 초콜릿 등을 소재로 정했어요."

공정무역이라는 단어가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반면 오 작가 작품의 이미지는 밝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예쁘고 귀엽게 바라보는 판다, 고양이, 원숭이 등이 커피와 사탕, 초콜릿과 함께 있다. 종이로 접은 동물 인형을 공정무역 제품과 함께 그려뒀다. 제3세계 노동자들,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작고 귀여운 동물로 묘사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 나라의 사람들을 직접 그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보통 '기아 문제'라고 하면 아프리카 아이들을 많이 생각하잖아요. 그 아이들을 직접 묘사하는 것 보다는 귀여운 동물들로 표현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느꼈어요."

종이로 동물 인형을 만들고 그것을 보고 그림을 그린다. 동물을 종이로 만든 이유는 종이라는 재료가 가진 특수성 때문이다. 찢어지거나 구겨지기 쉽고, 파손되기 쉬운 약한 성질. 이런 모습이 그들의 생활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려낸 정물들

홍학 커피
▲ 오미라 작가 개인전 홍학 커피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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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작가의 작품을 언뜻 보면 사진인지 그림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극사실주의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림 속의 사탕이나 동전모양 초콜릿을 보면 당장에라도 손이 갈 것만 같다.

"대학교 때부터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어요. 그때는 어린 마음인지 그냥 실물이랑 비슷하면 잘 그리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런 기법으로 그리다 보니까 그 대상 물체의 색깔이나 모습이 더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저한테 심정의 변화가 생겨서 추상화로 돌아서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이런 기법을 유지할 것 같아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울 때, 자기가 가진 방법으로 돕게 된다. 오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그를 통해서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공감을 끌어내려고 한다. 그림 속에 있는 동물들의 맑은 눈빛을 보면서 어려운 환경에서 노동하는 가난한 생산자들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오는 1월 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Look at!>이다.

"'보다'라는 뜻이잖아요. 작품 속에 담겨있는 이미지를 보고, 그 동물들의 아련한 눈빛을 보고,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을 보면 좋겠다는 의미에요. 제 작품을 보시면서 공정무역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생각해보시길 바라요."

<러블리 팬더>
▲ 오미라 작가 개인전 <러블리 팬더>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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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Look at! - 오미라 개인전”
전시장소 : 갤러리토스트,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42길 46, 3층
전시일정 : 2014.12.17. - 2015.01.06.
문의 : 02-532-6460



태그:#오미라 작가, #공정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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