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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이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수원포럼에서 말하고 있다
▲ 세계의 첫걸음 고은 시인이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수원포럼에서 말하고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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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세가 81세라고 하시는데 저렇게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실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고은 시인의 열강에서는 엄청난 기운이 쏟아져 나오는 듯합니다. 우리 수원 광교산의 기를 많이 받으신 것 같습니다."

18일 오후 4시 30분부터 수원시청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세계의 첫걸음'이라는 연제로 제54회 포럼의 강사로 나선 고은 시인을 두고 하는 한 시민의 말이다. 수원포럼은 매월 한 차례씩 유명 인사들이 대강당 무대에 올라 강의를 한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리고 경기도민입니다. 수원시민이고 장안구민입니다. 연무동민이고 상광교주민입니다."

첫 발언부터가 일반적인 소개가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가를 이렇게 표현을 했다.

고은시인이 '세계의 첫걸음' 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고은시인 고은시인이 '세계의 첫걸음' 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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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은 곧 삶이다

고은 시인은 1958년 시 '폐결핵'으로 데뷔를 했다. 시집으로는 <만인보>, <허공>, <나는 격류였다> 등의 시집을 냈으며, 제1회 한국문학상(1974), 제14회 한국문학상(1987), 뵨슨 문학훈장(노르웨이 2005), 아메리카 어워드(2011), 공초문학상(2014), 스트루카 황금화관상(마케도니아 2014) 등 수상경력이 있다.

고은 시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서 2005년부터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국내외 뜨거운 시선을 받은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대강당은 1, 2층을 곽 메운 사람들도 열기를 더했다. 이날 고은 시인의 주된 강연의 내용은 인문에 관한 내용이었다.

수원포럼이 열린 수원시청 대강당
▲ 대강당 수원포럼이 열린 수원시청 대강당
ⓒ 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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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이후 세상의 모순이 드러난 해이다. 어린 목숨들이 수중고혼이 되는 참담한 나라가 되어 온 세상이 초상집이 되고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희망이라는 말이 괴로운 말이 되었으며 절망의 연속이 되었다."

고은 시인은 진도 앞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마치 창자를 끊어 낸 듯 비통함이 차 있었다. 한 시간 30분 동안 80세의 고령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때론 격분하고, 때론 비통함으로, 그리고 잔잔한 물결을 연상하듯, 노 시인의 강연은 어고저(語高低)가 수시로 변하며 관중을 시선을 한 곳으로 끌어 모았다.

고은시인이 포럼에 참가한 시민들애게 시집에 사인을 해서 건네주고 있다
▲ 사인회 고은시인이 포럼에 참가한 시민들애게 시집에 사인을 해서 건네주고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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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난 후 시집 기증식도 가져

중간에 고은 시인은 2015년 1월 1일 0시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광복 70년의 노래'라는 시를 낭송한다고 하면서, 먼저 수원 여민각 타종에 참석하지 못하겠다면서 시를 읊었다. 시를 마치고나자 많은 박수를 친 사람들은, 진정 노 시인의 세계의 첫걸음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최고의 서쪽으로
아내의 하루가 간다. 내 하루가 울며불며 간다.

고은 시인이 2011년 여름에 출간한 시집 상화시편을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기증을 했다
▲ 시집 상화시편 고은 시인이 2011년 여름에 출간한 시집 상화시편을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기증을 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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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발행한 고은 시인의 시집 <행성의 사랑 상하시편>에 수록되어 있는 '일몰'이라는 시이다. 단 두 줄인 이 시에 일몰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고은 시인은 수원포럼이 끝난 후 2011년 여름에 펴낸 이 시집을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한 권씩 기증을 해 주었다. 그 중 대강당 앞줄에 앉아있던 20여 명에게는 직접 사인을 해주었다. 고은 시인의 직접 사인을 한 사집을 받아 든 한 시민은 시집을 가슴에 안고 얼굴이 상기되어 말을 한다.

"과연 세계적인 시인이라 다르십니다. 연세가 저렇게 많은 신데도 불구하고 오늘 강연을 들어보니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을 갖고 계신 듯합니다. 선생님께서 2015년에는 꼭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수원의 광교산 기슭에 자리를 마련하셨으니 상을 받으시면 우리 수원의 자랑이니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은시인, #수원포럼, #시청 대강당, #상화시편, #시집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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