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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는 12월 18일 맥도날드 청담DT점 앞에서 '불법천지 강도날드, 알바들은 단체교섭을 요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맥도날드 근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맥도날드에서 꺾기를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는다. 알바노조는 12월 18일 맥도날드 청담DT점 앞에서 '불법천지 강도날드, 알바들은 단체교섭을 요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맥도날드 근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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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맥도날드 근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근로실태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총 1625명으로 그 중 지금 현재 맥도날드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981명이다(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지금까지 패스트푸드 단일 브랜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 중에서 최대 규모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맥도날드가 없다고 하던 '꺾기(근무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낮춰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관행)'가 실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관련기사 : '세계 1위' 맥도날드의 '꺾기'를 아시나요). 매니저가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할 것을 '요구받은 적이 있다'(64%) 혹은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9%)는 응답자가 전체의 73%이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맥도날드에서 1년 넘게 일한 알바노조 조합원이 꺾기와 관련한 발언문을 보내왔다. 그는 "맥도날드는 책임을 돌리고 부인하고 있지만 분명히 '총 목표 매출액 관리'를 한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지금도 '꺾기 노동'과 '근태시간 조작'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맥도날드는 총 목표 매출액 관리를 이유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임금에 손을 댄다"며 "이것은 노동자의 임금을 훔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맥도날드는 불법적 행위를 그만두길 바란다"고 전했다.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해피밀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 가장 고난위도의 포장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 해피밀은 헬밀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해피밀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 가장 고난위도의 포장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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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을 다룬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맥도날드는 책임 있는 자세로 관련 노동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가장 모범적인 시스템으로 서비스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외부의 독립된 공인노무사들이 다수의 매장을 매달 방문하여 노동법 준수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있으며, 매장의 점장들은 분기별로 노동법 체크리스트를 상세하게 작성하여 보고한다, 회사의 원칙이나 노동 관련 법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맥도날드에서 1년 넘게 일한 알바노조 조합원이 보낸 발언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 맥도날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을 하고 있는 알바노조 조합원입니다. 발언을 직접 해야 하지만 아르바이트 노동을 해야 하는 시간과 겹치게 되어 발언문만 대신 보냅니다.

책임을 돌리고 부인하고 있지만 맥도날드는 분명히 '총 목표 매출액 관리'를 합니다. 손님이 한 번에 많이 몰린 날, 그 시간대에 많은 매출을 달성한 날이면 점장은 매니저들에게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이제 매출액에 더 신경 안 써도 되겠다. 이정도면 다른 시간대까지 커버 가능하겠는 걸?" 점장의 이 발언은 시간대 별로 달성해야 할 목표액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벌어야 하는 매출액, 시간대 별로 벌어야 하는 매출액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맥도날드의 '총 목표 매출액 관리'는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저희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꺾기 노동'과 '근태시간 조작'을 당하고 있습니다. 고용주와 합의한 '나의 근로시간'은 손님이 적다는 이유로 쉽사리 꺾입니다. 여기서 꺾인다는 표현은 근로시간이 보장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일을 하고 있다가, 혹은 일을 하러 아르바이트를 가고 있다가 "오늘 손님이 없으니, 집에 가"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이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근로계약서를 썼습니다. 일하고자 하는 시간을 보장한다는 계약서를 썼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우리의 근로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임금을 덜 받아야 하는지요? 보장되지 않는 근로시간은 근로계약서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입니다.

맥도날드에서 꺾기와 더불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근태시간 조작' 역시 총 목표 매출액 관리와 연관이 깊습니다. 임금지불의 근거는 '지문인식기'입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출근, 퇴근, 휴식, 복귀를 초 단위까지 기록합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맥도날드는 '정확하게 임금을 책정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노동자들은 1원 단위의 임금을 지급받습니다. 그러나 총 목표 매출액 관리의 차원에서 매출액이 적은 날에도 지문인식기는 정직하게 작동할까요?

지문인식기 기록에서의 총 노동시간과 임금 명세서에서의 총 노동시간이 다르기도 합니다. 목표 총 매출액을 채우기 위해 중간관리자들은 근태기록을 조작하기도 합니다. 지문인식기를 통한 근태시간 기록에 대한 내용을 맥도날드 측에서는 노동자에게 제공하길 꺼려합니다. 맥도날드에서 1년 넘게 일한 저는 근태시간 기록에 접근할 수 있었고 조작이 되지 않은 기록표와 조작이 된 기록표를 보았습니다. 조작의 현장을 목격한 저로선 참담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노동의 목적은 '임금'입니다. 그런데 맥도날드는 총 목표 매출액 관리를 이유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임금에 손을 댑니다. 이것은 노동자의 임금을 훔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훔치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맥도날드는 불법적 행위를 그만두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강서희님은 알바노조 홍보팀장입니다. (알바노조 http://www.alba.or.kr 02-3144-0935)



태그:#알바노조, #맥도날드, #알바, #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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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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