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에서 우승한 장동민.

tvN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에서 우승한 장동민. ⓒ CJ E&M


17일 방송된 tvN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이하 <더 지니어스3>)의 마지막 회는 장동민의 우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초반부터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오현민과 장동민의 결승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마저 불어넣었다.

이번 <더 지니어스3>의 가장 큰 발견은 뭐니뭐니해도 장동민이었다. 사실 게임 리얼리티쇼인 이 프로그램은 두뇌 싸움으로 흐를 때 가장 그 가치가 빛난다. 그러나 이제껏 <더 지니어스>는 연예인 대 비연예인이 파벌 싸움을 벌이거나 협잡과 배신으로 승리가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장동민은 여러 상황을 제대로 이용하면서도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을 모두 끌고 가려는 의지를 보였다. 자신이 정한 원칙은 지키되, 위기의 순간에서는 언제나 승부사적인 기질을 발휘했다. 그에게는 전략은 있었어도 같은 편을 저버리는 행위는 없었다.

게임 이해력, 사람 포섭 능력...장동민의 '재발견'

결승전에서도 그의 승부사적인 기질은 빛을 발했다. 1, 2차 대결은 '브레인' 오현민에게 다소 유리한 게임이었다. 1차는 십이장기 게임으로 오현민이 쉽게 승기를 잡았지만 반전은 2차에 있었다. 사칙 연산을 이용한 같은 숫자 찾기 게임에서 장동민은 오현민의 실수를 집중 공략해 더블 찬스를 써 점수를 벌려놓고 위기의 상황마다 적절히 대응책을 마련하며 승기를 가져갔다.

그리고 3라운드인 베팅 가위바위보에서 장동민은 탈락자로부터 아이템을 더 많이 획득하며 시작부터 유리한 위치에 선 채 게임을 진행시켰다. 3라운드가 다소 오현민에게 불리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그 지적에는 어폐가 있다.

첫 게임 십이장기에서는 아이템을 쓰지 않아 장동민이 절대 불리했고, 같은 숫자 찾기 역시 장동민의 암기 능력과 아이템이 적절히 시너지를 이루었을 뿐 그의 능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결코 승리를 거머쥘 수 없었다. 베팅 가위바위보 역시 장동민이 정보를 더 많이 획득하기는 했지만 오현민이 승부를 한다면 장동민 역시 감으로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장동민은 심리전을 능숙하게 이용하여 이 승부를 승리로 이끌어냈다. 그래서 <더 지니어스> 시즌 1, 2와는 달리 시즌3의 결승전은 명승부가 될 수 있었다.

 <더지니어스>는 장동민을 재발견하게 해 주었다

<더지니어스>는 장동민을 재발견하게 해 주었다 ⓒ tvn


장동민 뿐만 아니라 오현민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기에 이런 그림이 연출 가능했다. 장동민의 우승이 더욱 주목을 받은 것은 카이스트, 하버드, 한의대 출신의 출연진들을 모두 제치고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장동민은 평범한 출연진으로서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더불어 사람을 포섭하는 능력이 그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장동민은 "살면서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멋진 승부를 할 수 있어 모두에게 고맙다. 누구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말을 이 자리에서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우승소감을 전했다. 그말은 장동민이 했기 때문에 더 값지다. 스펙이나 거창한 학력 없이, 단순히 개그맨으로서 출연했지만 결국 브레인들을 제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펼쳐 보이면서도 사람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보였다.

마지막 승부처에서 출연진들이 장동민에게 아이템을 몰아준 것 또한 그동안 장동민이 보여준 리더십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동안 파벌을 만들고 배신을 해야만 살아남았던 <더 지니어스>에서 좋은 리더십으로 자신의 편을 만들어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장동민의 별명이 <더 지니어스>에서 '갓동민'이 된 것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니다. <더 지니어스3>의 장동민은 '재발견'이라 부를 만하다. 그의 가능성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분야에서 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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