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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권부정선거 진상규명 민주수호 대전 범국민운동본부'는 18일 오전 대전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청구를 '기각'할 것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당해산은 민주주의 사망선고'라며 '기각'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지역 70개 시민·사회·민중·종교단체 및 진보정당으로 구성된 '관권부정선거 진상규명 민주수호 대전 범국민운동본부'는 18일 오전 대전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정신과 정치적 다원주의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대전시민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우선 헌법재판소가 19일 오전 10시로 선고날자를 통지한 데 의문을 품고 있다. 지난 11월 25일 최종변론을 마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며, 총 17만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증거자료에 대한 심리가 충분히 이루어지기에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가 정당해산 심판 청구의 핵심 근거로 제시한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아직 대법원 확정 판결도 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전격적으로 선고날자를 지정한 것은 '무리하고 갑작스러운 선고'가 아닐 수 없고, 이는 결국 헌재의 선고배경에 정치적 압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재판은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했던 박근혜 정부의 위기국면으로부터 시작됐다"며 "그런데 또 다시 현재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 집권 이래 최대 위기 상황속에서 이 재판을 마감하려 하고 있으니, 정권의 위기모면을 위한 '국면전환용'이라는 의혹은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박근혜 정권 2년간의 헌정유린과 민주파괴는 상상초월 수준이었다"면서 "▲ 헌정사상 초유의 국가기관의 불법적 대선개입사건 ▲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조작 사건 ▲ 카카오톡 검열을 비롯한 국민들 입막음 ▲ 언론과 검찰 길들이기 ▲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 ▲ 정당해산 청구 ▲ 이를 변호하는 변호사들에 대한 탄압까지 하는 군부독재시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역사의 퇴행이 자행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정당해산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사망선고"라고 규정하면서 "정당해산은 박근혜 정권의 민주파괴 연장선에 있으며 그 정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당해산이 우리 사회에서 용인될 경우, 이후 국민들의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권력이 용인하는 틀을 벗어나는 즉시 처벌의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그야말로 유신의 부활이자 파시즘의 부활이며, 민주주의의 암흑기가 도래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금 백척간두에 선 것은 통합진보당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이고 헌법재판소의 내일"이라며 "정치권력이 자의적으로 헌법을 해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87년 민주항쟁으로 탄생한 헌법재판소가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부정하는 극단적 판단을 내리는 일은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는 정당해산심판청구를 기각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하고 있음을 입증해 줄 것을 절절히 호소한다"며 "아울러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대전 시민들께도 헌법정신과 정치적 다원주의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에 나선 이영복 5.18민주유공자회 사무국장은 "4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또 다시 유신시대가 부활하려는 것 같다"며 "해산되어야 할 정당은 노동자·농민·서민을 대변해 온 '통합진보당'이 아니라, 국민혈세를 100조 이상 말아먹은 새누리당과 이명박·박근혜 정부"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19일 헌재의 판결이 '정당해산'으로 결론이 내려지면 다시 한 번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곧바로 '정당해산 민주파괴에 따른 대전지역 각계 비상 시국회의'를 개최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