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쇼 에서 MC를 맡은 정철호

▲ 미스터쇼 에서 MC를 맡은 정철호 ⓒ (주)미스터쇼프로덕션


뮤지컬 <미스터쇼>에서 MC를 맡은 정철호는 매일 여대 강단에 서는 남자 교수의 느낌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이해할 것 같은 배우다. <미스터쇼>는 남성 출입 불가, 금남의 공연이다. 그러다 보니 MC는 여성 관객 300명이 자신을 바라보는 상황과 대면해야 한다.

동료들과 함께 있으면 별명이 '정구라'일 정도로 빼어난 화술을 자랑하는 정철호지만, 뮤지컬 무대에서 떨어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스터쇼> 만큼은 첫 공연 한 달 동안 "떨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공연이 한국에서는 처음인 데다가, 기존의 뮤지컬처럼 정해진 대본 하나 없이 MC의 순발력만으로 관객 300명을 쥐락펴락 해야 하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첫 공연 때와는 달리, 어머니와 손잡고 오는 '모녀 관객'이 많아졌다고 전한 정철호는 그만큼 관객의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및 중화권 등 해외 각지에서 <미스터쇼> 공연 제의가 심심찮게 들어온다고 한다.

여성 위한 공연..."백발 할머니부터 3대가 관람하기도"

<미스터쇼> MC 정철호 "대본이 없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스타일의 공연에다, 여성 관객만 볼 수 있고, 이슈가 많이 되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지금은 MC인 제가 바라는 대로 관객이 쉽게 따라와 줘서 첫 공연할 때보다 무대에 서는 걸 즐긴다."

▲ <미스터쇼> MC 정철호 "대본이 없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스타일의 공연에다, 여성 관객만 볼 수 있고, 이슈가 많이 되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지금은 MC인 제가 바라는 대로 관객이 쉽게 따라와 줘서 첫 공연할 때보다 무대에 서는 걸 즐긴다." ⓒ (주)미스터쇼프로덕션


- <미스터쇼> 첫 공연부터 함께 해 왔다.
"함께 MC를 맡았던 저와 (김)호영이는 뮤지컬 배우들의 MT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회를 많이 봐서 무대에 오르는 걸 긴장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미스터쇼> 첫 공연은 다른 뮤지컬과 달리 너무나도 긴장을 많이 했다.

대본이 없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스타일의 공연에다, 여성 관객만 볼 수 있고, 이슈가 많이 되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지금은 MC인 제가 바라는 대로 관객이 쉽게 따라와 줘서 첫 공연할 때보다 무대에 서는 걸 즐긴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이지만 <미스터쇼>의 주인공은 출연하는 미스터들이 아니라 관객이다. 관객이 함께 즐기는 게 중요하다."

- 박칼린 감독과는 언제부터 인연이 되었는가.
"10년 전에 <블러드 브라더스>가 한국에서 초연되었다. 당시 박칼린 감독은 음악감독이었고 저는 배우였다. 그 후 <갬블러> 등에서 계속 만났다."

- <미스터쇼>를 많이 본 관객은 얼마나 많이 이 공연을 찾았는가.
"미스터 가운데 '베이비'가 있었다. 원래는 베이비의 팬이었던 분이 저에게 빵을 건네주며 '저, 막공(마지막 공연의 준말)이에요' 하는 거다. 왜 안 오시냐고 물어보니 '많이 보았다'고 하더라. 몇 번이나 보셨냐고 물어보니까 '76번을 보았다'고 한다."

 <미스터쇼>에서 MC를 맡은 정철호와 배우들.

<미스터쇼>에서 MC를 맡은 정철호와 배우들. ⓒ (주)미스터쇼프로덕션


- 극 중 미스터가 여성 관객을 무대로 데리고 올라오기도 한다.
"그 장면은 배우가 여성 관객을 앉히고 랩 댄스를 추는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배우들에게 주문하는 게 있다. 절대로 여성 관객을 배우가 먼저 만지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 장면에서 여성 관객이 남자배우의 가슴이나 배를 터치한다. 이때는 제가 무대에 있지 않고 객석에 앉아 있다가 '만지지 말아 달라'는 주문을 한다."

- <미스터쇼>에서 인상 깊은 관객이 있다면.
"한 관객에게 공연이 어땠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어르신을 포함하여 모든 집안 여성분들을 보여주고 싶다'는 답을 한 적이 있다. 백발 할머니가 박수치며 즐거워 하시길래 배우들과 무대에 오르는 랩 댄스에 할머니를 모신 적이 있다.

사회를 보면서 '누구랑 함께 오셨어요?' 하고 질문하니 '우리 딸이랑 손녀랑 왔다'는 대답을 하셨다. 할머니-어머니-딸 3대가 공연을 찾은 거다. 3대가 찾았다고 했을 때 관객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일본어 공부를 따로 한다. 왜냐하면 일본인 여성 관객도 많이 찾기 때문이다.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인데, 일본 관객은 관광객이 많다. 일본 방송에 <미스터쇼> 공연 스틸이 캡처되어 방영된 것이 공연을 찾게 만든 것 같다. 중화권과 미국, 스페인 등 서구에서도 관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7~8명이 단체로 찾는 경우가 많은 서구 관객은 공연이 시작하면서부터 일어나서 관람하는 게 특징이다."

미스터쇼 정철호 박칼린 김호영 뮤지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