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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미생 포스터
▲ 드라마 미생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미생 포스터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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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미생>이 기염을 토하고 있다. 미생은 최고 시청률 9.5%를 기록했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14.1%까지 상승했다. 지상파 방송사를 포함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생 신드롬은 타성에 젖은 우리 드라마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생에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그 흔한 출생의 비밀도, 주연 배우들 간의 러브라인도 찾아볼 수 없다.

미생은 "러브라인은 대중의 인기를 얻는 최고의 장치다"라는 불문율을 깼다. 케이블뿐 아니라 전체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상파 드라마는 막장 천국

오늘날 지상파 드라마는 막장으로 얼룩져있다. 한국은 막장드라마계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아내의 유혹>을 기점으로 막장 양산에 나섰다. 자극적 요소로 중무장한 막장드라마는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다. 이젠 막장드라마도 하나의 장르로 봐야 할 정도로 작품도 다양하다.

물론 막장 그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아내의 유혹으로 막장드라마에 입문한 배우 장서희씨는 "막장드라마를 안 좋게만 보지 말고 조금 센 드라마, 권선징악을 주로 다루는 드라마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막장적 요소들 때문에 내용상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막장드라마에 악역으로 나오는 인물이 실제 생활에서도 시청자들에게 호되게 비판 받는 것을 보면, 드라마 소재에 대중들이 크게 공감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자상파 방송사들이 주도적으로 막장드라마를 제작, 방영한다는 점이다. 지상파 방송은 프라임 타임에 전략적으로 막장드라마를 방영하기까지 한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막장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이는 시청률로 연결된다. 성공한 막장드라마는 최고시청률 40%를 찍기도 한다. 시청률이 높은 막장드라마는 연장방영 결정을 내리고, 시청률이 낮은 일반드라마는 조기 종영시키는 게 드라마 방송계의 현주소다.

이뿐만 아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소위 '대박'난 막장 원고를 쓴 작가에게 차기작을 주문하면서 젊은 드라마 작가들의 활로를 좁히는 데에도 일조한다. 출생의 비밀 한 스푼, 러브라인 두 스푼. 'TV드라마 레시피'라는 책이 출간될 정도니 지상파 드라마 현실은 말 다했다.

이제는 막장이 아니라 콘텐츠로 공감을 이끌어내야

처음 막장드라마가 등장했을 때는 충격이 컸지만 새로운 시도라 평가됐었다. 드라마 소재에 새로운 영역이 발굴됐다는 의미였다. 지금은 TV를 틀었다 하면 막장드라마다. 이제는 오히려 드라마 산업 전반의 콘텐츠 다양성을 헤치고 있는 형국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막장드라마를 '전략생산'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미생은 막장적 요소를 덜어내고 우리들의 삶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 진솔함이 통했던 걸까. 미생은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 것 같던 30∙40대 남성 직장인들까지 드라마로 끌어들였다. 미생에는 판타지적 요소도 신데렐라 이야기도 없지만 '공감'이라는 큰 무기가 있다. 한국의 모든 미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tvN의 시도는 한국 드라마 산업에 변화를 요구한다.

미생이 신드롬을 일으킨 지금도 시청률은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다. 하지만 이젠 시청률의 추이가 변화하고 있다. 미생 신드롬은 안정감에 젖어 새로움에 도전하려 하지 않는 지상파 방송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산업 어느 부문이든 시대의 변화와 함께 가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지상파에서도 미생 같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드라마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태그:#미생신드롬, #미생, #한국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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