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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상하다. 지난 3월에도 국가산업단지 지정 확정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확정된 것과 다른가. 또 뭐가 확정됐다는 거지."

17일 경남도(홍준표 지사)에서 항공(진주·사천), 나노융합(밀양), 해양플랜트(거제)가 국가산업단지로 개발 확정됐다고 발표하자 창원에 사는 한 인사가 한 말이다. 지난 3월 경남도가 '국가산단 확정'이라 홍보했는데, 이번에 또 같은 발표를 하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지난 3월 경남도가 '확정'이라고 했던 3대 국가산단과 17일 '확정'이라고 한 국가산단은 모두 같은 것이다. 17일 정부가 국가산단 지정을 발표했으니 이날 경남도가 발표한 게 '진짜'이고, 지난 3월 발표는 '가짜'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진주·사천 ‘항공’, 거제 ‘해양플랜트’, 밀양 ‘나노’의 특화산업에 대해 국가산업단지 지정 확정이 아니라고 했지만, 지역에서는 ‘확정’이라고 쓴 펼침막이 내걸렸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진주·사천 ‘항공’, 거제 ‘해양플랜트’, 밀양 ‘나노’의 특화산업에 대해 국가산업단지 지정 확정이 아니라고 했지만, 지역에서는 ‘확정’이라고 쓴 펼침막이 내걸렸다.
ⓒ 박완수 후보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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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부 국토정책위원회 열어, 특화산단 '확정'

17일 경남도는 "경남도가 그동안 전력을 다해 추진해 온 항공산단, 나노융합 산단 2곳이 국가산업단지로 확정되고 거제 해양플랜트 산단은 법인 설립 후 국가산단으로 개발된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이번 발표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조정실장, 국토부·산업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토정책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에서 지난 3월 12일 제5차 무역투자회의 때 보고한 '국가지원 지역 특화산단 입지지원 방안'을 확정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국가지원 지역 특화산단 입지지원 방안'을 보면 진주·사천 항공산단과 밀양 나노융합산단을 각각 165만㎡ 규모로 LH(토지주택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여 우선적으로 국가산단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거제 해양플랜트 산단은 국가산단으로 개발하되 특수목적 법인을 구성한 후 추진하기로 하였다.

경남도는 "이번 국가산단 개발 발표는 홍준표 지사가 공약으로 채택한 지 2년만의 쾌거로 도정공약 사업을 조기에 이행함으로써 경남 미래 50년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경남도청 건물 외벽에 '경축' 펼침막 내걸려

경남도청 건물 외벽에 2014년 3월 걸려 있었던 '경축' 펼침막이다. 그런데 정부는 12월 17일에사 경남의 3개 특화산단을 확정했다. 경남도는 지난 3월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특화산단을 확정된 것처럼 홍보했던 것이다. 지난 3월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
 경남도청 건물 외벽에 2014년 3월 걸려 있었던 '경축' 펼침막이다. 그런데 정부는 12월 17일에사 경남의 3개 특화산단을 확정했다. 경남도는 지난 3월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특화산단을 확정된 것처럼 홍보했던 것이다. 지난 3월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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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지난 3월에도 '3대 국가산단 확정'이라 홍보했다. 당시 경남도청 건물 외벽에는 '경축, 미래 50년 경남의 신성장동력 산업, 항공·나노·해양플랜트 특화산단 선정'이라고 쓴 펼침막이 내걸렸다.

해당 지역 곳곳에도 비슷한 펼침막이 내걸렸다. 사천에서는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정부 발표, 사천항공특화산업단지 선정 확정", 밀양에서는 "7년간의 땀과 열정으로 국가주도형 나노융합특화산업단지 조성 확정", 거제에서는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지원 특화산업단지 확정"이라는 펼침막이 거리에 내걸렸다.

지난 3월 12일 국토부는 청와대에서 '제5차 무역투자회의'를 열고 '지역 맞춤형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국가지원 지역 특화산단 입지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정부의 특화산단(전국 5곳) 대상에 경남의 3개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지 확정 단계는 아니었다.

그날 오후 홍준표 지사는 "경남의 항공·해양플랜트·나노 등 3곳이 국가산단 조성으로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홍 지사의 발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그날 오후 국토부는 정책브리핑 자료를 통해 "특화산단에 대한 입지 지원은 국가산업단지 지원을 확정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앞으로 LH 등 사업시행자의 타당성 분석과 지자체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산업단지의 유형과 개발규모, 입지, 개발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지사는 '확정'이라 발표했지만, 국토부는 확정이 아니라고 했던 것이다.

지난 3월은 6․4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였다. 특히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있었다. 홍 지사는 박완수 전 창원시장(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후보 자리를 놓고 싸웠다.

당시 박완수 전 시장 측은 홍 지사에 대해 '국가산단 허위발표'라거나 '부동산 시장 혼란', '행정불신 가중'이라 표현하면 비난했다. 박 후보 측은 "홍준표 지사가 경남 3곳이 국가산단으로 확정됐다는 허위사실을 발표하는 바람에 부동산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고 행정 불신이 가중되는 등 우려했던 후폭풍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던 것.

박완수 후보 측은 홍준표 지사에 대해 "익지도 않은 감을 보고 곶감이라고 우기는 거나 마찬가지로,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창원지역 한 인사는 "최종적으로 경남 3곳이 국가산단으로 지정되어 다행이고 잘 된 일이지만, 지난 3월 경남도가 아직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마치 확정처럼 홍보했던 것은 행정불신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홍 지사가 확정되지도 않은 정부정책을 마치 확정된 것처럼 발표하고, 국토교통부에서도 아니라는 브리핑 자료까지 냈던 것은 홍 지사가 새누리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선거에 이용하려는 의도로 그렇게 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태그:#국가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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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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