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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 높이 솟은 한전 신사옥... "기념식 축하하러 왔는데 와 막노?"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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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집회를 열고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도중 한 할머니가 경찰들에 의해 끌려 나가고 있다.
▲ 경찰에 끌려 나가는 밀양 할매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집회를 열고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도중 한 할머니가 경찰들에 의해 끌려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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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집들이 왔는데, 와 몬들어가게 하노?"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에 새 둥지를 튼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 이전 기념식이 시작됐다.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인근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이 행사장 단상에 올라 신사옥 건립을 축하했다. 광주시립교향악단과 전남도립국악단은 기념식 흥을 북돋았다.

한전 신사옥 밖은 함박눈으로 가득했다. 기념식 시작에 앞서 경북 청도와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이 한전 신사옥 인근에 도착했다.

"한전 잔칫날, 우리도 집들이 하러 왔다"는 할아버지·할머니 앞을 곧바로 경찰이 막아섰다. 부지 14만 8980㎡, 연면적 9만 9307㎡, 지하 3층, 지상 31층의 우뚝 솟은 한전 신사옥 어느 곳에도 할머니·할아버지가 발 붙일 공간은 없었다.

경찰과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 지친 한 할머니는 눈으로 젖은 바닥에 주저 앉았다. 한 젊은 활동가가 할머니에게 김이 나는 유자차 한 잔을 건넸다. 유자차 한 모금을 마신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저노마들은 저렇게 호화로운 건물을 지어서 떵떵거리고 사는데, 우리는 뭐꼬 이게."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집회를 열고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도중 한 할머니가 차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다.
▲ '경찰벽' 앞에서 차 마시는 밀양 할매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집회를 열고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도중 한 할머니가 차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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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 "한전, 밀양·청도 주민에게 공개 사죄하라"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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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면담 요청" 진입 시도... 활동가 2명 경찰에 연행

15일 밀양과 청도를 출발해 경북 구미, 강원 홍천, 경기 과천·평택·안산을 돌며 '연대 순례'를 벌이는 밀양756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밀양 송전탑 전국대책회의가 마지막 일정으로 나주 한전 이전 기념식을 찾았다(관련기사 : 최악 한파 뚫고... 23명 할매·할배들의 연대 순례).

오후 1시 한전 신사옥 앞에 도착한 이들은 "한전 사장의 공식 면담을 요청"하며 집회를 한 뒤, 사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막혀 약 4시간 동안 면담을 하지 못했다. 한전 측은 이전 기념식이 끝난 후인 오후 5시께 이들과 면담할 의사를 전했지만, 경찰과의 실랑이 와중에 활동가 2명이 나주경찰서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한전 직원과의 면담에서 "밀양과 청도 주민들의 한숨과 고통의 신음을 들으라"는 제목의 성명서와 함께 '주민들의 요구안'을 전달했다. 요구안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 10년간의 파행과 폭력적 공사 진행, 주민 기만(신고리 3·4호기 미완공), 마을 공동체 분열, 주민 금전 매수 시도 등에 대해 밀양과 청도 주민들에게 공개 사죄하라.

2. 한전은 송전 이후 발생할 주민의 재산과 건강상 피해에 대한 실사 기구를 설치하고, 피해가 검증될 시 주민 이주를 포함한 주민 피해 보전을 약속하라.

3. 고리 지역 노후 원전 폐쇄, 전력수급계획 변경 등 여건 변화에 따라 송전선로의 필요성이 사라진다면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할머니들이 '기념식' 선물로 쑥과 마늘을 준비해 한전으로 향하고 있다.
▲ "한전, 쑥·마늘 먹고 사람되길"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할머니들이 '기념식' 선물로 쑥과 마늘을 준비해 한전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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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중 할머니들이 한국전력이라고 적힌 귀의 귓구멍을 뚫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한전은 귀 뚫고, 주민 고통 귀 기울여라"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중 할머니들이 한국전력이라고 적힌 귀의 귓구멍을 뚫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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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장·장관·국무총리 다 안방에 초대했는데..."

이날 집회에는 밀양·청도 할아버지·할머니와 활동가 약 90명이 참석했다. 광주에서도 50여 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들은 "한전 신사옥 집들이 선물"로 "사람이 돼라"며 마늘과 쑥을 준비해 사옥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막혀 전달하지 못했다. 또 '한전'이라고 적힌 귀 모양의 귓구멍을 뚫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한전은 귀를 뚫고 주민의 고통에 귀 기울여라"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밀양 평밭마을의 이남우(72) 할아버지는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려고 이러는 건데, 시골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지금 365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한전은 하루 빨리 예의와 양심을 찾아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외쳤다.

밀양756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김준환 신부는 "밀양 어르신들은 한전 사장, 장관, 국무총리가 왔을 때 집 안방까지 초대했는데 한전은 멀리서 온 할머니·할아버지들을 몇 시간 동안 집 앞마당에도 들이지 않는가"라며 "한전 사장을 만나 요구안을 전달하려는 것 뿐인데 오히려 활동가 2명을 연행하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전 이전 기념식을 찾은 정홍원 국무총리는 "한전이 광주·전남과 손잡고 창조경제 혁신 구역인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조성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지자체와 이주해 온 공공기관,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소통·신뢰·양보·배려를 통해 빛가람 혁신도시가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허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나주를 혁신의 요람으로 삼아 스마트하고 클린한 글로벌 기업을 만들겠다"며 "빛가람 혁신도시가 대한민국 최고의 혁신도시이자 세계적인 에너지밸리로 도약하도록 한전이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렸다. 기념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 정홍원 총리, 나주 한전 신사옥 기념식 참석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렸다. 기념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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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 밀양·청도 할매의 외침 "송전탑 철거 약속하라" 한국전력공사 이전 기념식이 17일 오후 2시 40분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신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주를 찾아 "송전탑 철거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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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송전탑, #반대, #나주, #한전, #신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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