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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0일 오전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발전기금 약정식에서 정문술 전 KAIST 이사장(가운데)이 강성모 총장(오른쪽), 이광형 교수(왼쪽), 김영환 민주당 의원(왼쪽 두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10일 오전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발전기금 약정식에서 정문술 전 KAIST 이사장(가운데)이 강성모 총장(오른쪽), 이광형 교수(왼쪽), 김영환 민주당 의원(왼쪽 두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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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20여 년 만에 학사 조직을 개편하면서 미래전략대학원 이름을 '문술미래전략대학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금까지 모두 515억 원을 학교에 기부한 정문술 전 KAIST 이사장을 기리기 위해서다.

강성모 KAIST 총장은 17일 낮 경기도 과천 한 식당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내년도 학사 개편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런 사실을 알렸다.

기부자 이름 딴 대학원...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 이어 두 번째

미래산업을 창업한 벤처 1세대인 정 전 이사장은 지난 2001년 KAIST에 개인 재산 300억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지난 1월 215억 원을 추가 기부해 미래전략대학원 설립을 도왔다. (관련기사 : '한국판 빌 게이츠' 정문술, KAIST에 215억 원 추가 기부 )  

이에 KAIST는 정 전 이사장의 기부 정신을 기리려고 대학원 이름 변경을 추진했다. KAIST 대학원에 기부자 이름을 붙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0년에도 1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학교에 기부한 조천식씨 이름을 딴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을 만들었다.

이밖에 지난 2008년 한의학계 원로인 고 류근철 박사에게 578억 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 받은 뒤 '류근철 스포츠 콤플렉스'를 지어 기부자를 기렸고, 지난 2003년엔 정문술 전 이사장 이름을 딴 '정문술 빌딩'을 지었다.

외국의 경우 창업자나 기부자 이름을 딴 대학이나 대학원이 적지 않지만, 개인 기부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은 지난해 9월 홍콩 부동산 재벌인 항룽그룹 창업자 T.H. 챈 후손이 운영하는 모닝사이드재단에서 역대 최고액인 3억 5천만 달러(약 3800억 원)를 기부 받은 뒤 'T.H 챈 보건대학원'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박규호 KAIST 교학부총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학교 발전을 위해 기부한 이들의 이름을 붙여 기리는 건 당연하다"면서 "우리나라도 기부자들이 존경받는 사례를 많이 만들어 기부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20여 년 만에 학사 개편... 학부 중심으로 융합 교육 강화

한편 KAIST는 내년 3월부터 학부 중심 융합 교육 흐름에 맞춰 학부를 늘리고 단과대학과 학과급을 통합 재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6개 단과대학, 2개 학부, 33개 학과급이 각각 5개 단과대학, 5개 학부, 27개 학과급으로 바뀐다. 우선 KAIST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정보과학기술대학'을 '공과대학'과 합쳐 공학 분야의 대표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산 계열에선 전산학과와 웹사이언스 공학 전공, 정보보호대학원을 '전산학부'로, 기계 계열에선 기계공학전공과 해양시스템공학전공을 기계공학과로 각각 통합해 운영한다. 이는 학사(학부) 과정이 따로 없어 학생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원을 감안했다는 게 학교쪽 설명이다. 또 그동안 규모가 커진 전기 및 전자공학과와 인문사회과학과는 '학부'로 승격시켰다.  

다만 이번 학제 개편을 앞두고 관심을 끌었던 '심화 전공'은 학생들과 의견이 엇갈려 2016년 이후로 시행을 미뤘다. 심화 전공은 부전공이나 복수 전공과 달리 자신의 학부나 학과 내 전공 과목을 5개 정도 트랙으로 나눠 학생들이 선택해 들을 수 있게 한 것이지만, 그만큼 전공 수업 부담이 늘어 논란이 일었다.

서남표 전 총장에 이어 지난해 2월부터 KAIST를 이끌고 있는 강성모 총장은 "학교가 평온을 되찾아 거꾸로 너무 조용한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학교는 창업이나 연구 성과, 국제 대회 수상 등 좋은 뉴스거리로 많아야 한다"면서 "지난 9월 KAIST가 전 세계 공대 평가(2014 QS 세계대학평가 공학기술 분야)에서 17위를 차지했는데 앞으로 공학 교육을 혁신해 세계 톱 10에 들겠다"고 밝혔다.


태그:#KAIST, #정문술, #미래전략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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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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