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순천만 갈대밭. 여행객들이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걷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 여행객들이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걷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겨울의 신고식이 혹독하다. 눈이 많이 내렸다. 바람결도 연일 거칠다. 그렇다고 '방콕'하고 있기엔 아까운 날들이다. 순천만으로 간다. 지난 6일이다. 순천만 갈대밭은 이맘때 여행지로 으뜸이다.

순천만은 갯벌이 653만 평으로 드넓다. '개평선'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갈대밭은 163만 평에 이른다. 순천시 도사동과 해룡면, 별량면에 걸쳐 있다. 갯벌과 부드러운 곡선의 물길이 갈대밭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국제적으로 보존하면서 현명하게 이용하자고 협약한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있다. 어디보다 귀한 갯벌이고 갈대밭이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순천만 자연생태관으로 들어간다. 순천만의 실시간 영상을 모니터를 통해 만난다. 순천만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전시실도 알차다. 천문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본 순천만 풍광도 예쁘다. 갈대밭 사이에서 노닐고 있는 새들의 모습도 평화롭다.

순천만 자연생태관. 순천만과 갈대, 철새에 대한 사전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곳이다.
 순천만 자연생태관. 순천만과 갈대, 철새에 대한 사전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곳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순천만 천문대. 대형 망원경을 통해 순천만에서 노니는 흑두루미 등 철새를 볼 수 있다.
 순천만 천문대. 대형 망원경을 통해 순천만에서 노니는 흑두루미 등 철새를 볼 수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자연생태관에서 나와 대대포구로 향한다. 탐방로를 따라 걷는데, 빨간색 열차가 눈에 들어온다. 동화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다. 열차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열차를 타고 갈대밭을 둘러보는 사람들이다.

갈대열차는 대대포구에서 순천문학관을 오가고 있다. 순천문학관은 소설 '무진기행'의 저자 김승옥과 '엄마를 만나는 곳, 오세암'으로 유명한 동화작가 정채봉 선생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순천 출신 문인들이다.

순천만 갈대밭 둑길. 물길 옆 둑길을 따라 갈대가 줄지어 피어 있다.
 순천만 갈대밭 둑길. 물길 옆 둑길을 따라 갈대가 줄지어 피어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순천만 갈대밭.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연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연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갈대열차를 뒤로 하고 갈대밭 둑길에 섰다. 대대포구 선착장에서 탐조대로 가는 길이다. 누렇게 물든 갈대가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다. 갈대가 서로 몸을 부대끼며 들려주는 화음도 감미롭다. 그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사철 아무 때라도 좋지만, 이맘때 더 매혹적인 갈대밭이다.

둑길도 호젓하다. 갈대밭 사이로 난 나무 데크와 달리, 오가는 사람이 없다. 갈대밭 둑길을 혼자서 거니는 호사를 누린다. 둑길 아래에서 나란히 지나는 갈대밭 사잇길에는 자전거가 심심찮게 다닌다. 둘이서 하나의 자전거를 타고 갈대밭을 누비는 연인들이다. 네 바퀴로 달리는 가족용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순천만 갈대밭. 대대포구에서 출발한 생태체험선이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 대대포구에서 출발한 생태체험선이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순천만 갈대밭. 갈대 사이로 난 둑길을 따라 여행객이 걷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 갈대 사이로 난 둑길을 따라 여행객이 걷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갈대밭 사이로 난 물길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날씨가 쌀쌀한데도 사람들이 갑판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바다로 나가서 갈대와 철새를 보려고 대대포구에서 배에 탄 사람들이다. 표정이 모두 들떠 있다.

물살을 가르는 생태체험선이 갈대와 잘 어우러진다. 그 풍경도 한 장의 작품사진으로 남는다. 그 너머에서 갈대밭을 오가는 여행자들의 모습도 사진 속 배경이 된다. 들뜬 여행자들과 달리, 갯벌에 내려앉은 철새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헤치지 않을 것이란 걸 경험칙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순천만 갈대밭.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여행객들이 싸목싸목 걷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여행객들이 싸목싸목 걷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순천만 갈대밭. 너울너울 춤을 추는 갈대 사이로 여행객들이 걸으며 겨울의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 너울너울 춤을 추는 갈대 사이로 여행객들이 걸으며 겨울의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둑길을 따라 솔방솔방 탐조대까지 갔다가 발걸음을 돌린다. 다시 대대포구 선착장으로 돌아와 선착장 위로 놓인 나무다리를 건넌다. 누렇게 물든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 데크가 눈앞에 펼쳐진다.

온통 누렇게 채색된 갈대밭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시선을 어디에 두든지 한 편의 그림이 된다. 카메라의 앵글을 어느 방향으로 들이대든지 작품사진으로 찍힌다. 사람들이 걷는 모습까지도 사진의 아름다운 배경으로 자리 잡는다.

데크 길에는 여행객들이 줄을 서서 걷고 있다. 연인들은 두 손을 꼭 잡고 걷는다. 부모의 손을 잡고 걷던 아이들은 갈대밭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생물을 쫓느라 부산하다. 나무 데크에 무릎을 꿇고 앉아 갯벌생물과 한참 눈을 맞추기도 한다. 갯것이랑 숨바꼭질이라도 하는지 오랫동안 일어서지 않는다.

순천만 갯벌. 갈대밭 사이에 놓인 데크를 따라 걷던 아이들이 갯벌생물을 살피고 있다.
 순천만 갯벌. 갈대밭 사이에 놓인 데크를 따라 걷던 아이들이 갯벌생물을 살피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순천만 보조전망대에서 본 갈대밭. 갈대밭 사이로 난 물길에 대대포구가 자리하고 있다.
 순천만 보조전망대에서 본 갈대밭. 갈대밭 사이로 난 물길에 대대포구가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중천에 떠있던 해가 서편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다. 갈대밭 끝자락에서 용산전망대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하늘로 승천하려던 용이 순천만의 아름다움에 반해 다시 내려왔다는 곳이다. 용산전망대는 순천만의 전망 포인트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누구라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많은 여행자들이 전망대로 향하고 있다. 마음이 급한 사람들은 '다리 아픈 길'로 이름 붙은, 경사 가파른 계단으로 뛰어서 올라간다. 어느 편으로 가든지 전망대로 연결된다.

보조전망대를 지나는데, 갯벌 사이로 드러난 물길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지나고 있다. 그것도 띄엄띄엄 연달아 오고 있다. 그 풍경이 장관이다. 나도 모르게 주전망대로 향하는 발걸음이 더 빨라진다. 주전망대에서 보면 더 멋지겠다 싶어서다.

순천만. 갯벌 사이로 난 물길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지나고 있다.
 순천만. 갯벌 사이로 난 물길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지나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순천만 노을. 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한 여행객이 노을을 감상하고 있다.
 순천만 노을. 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한 여행객이 노을을 감상하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주전망대는 사람들로 붐벼 발 디딜 틈이 없다. 저마다 세워놓은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았다. 순천만의 대표적인 사진촬영 포인트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한다. 그 너머로 순천만의 갯벌과 물길이 눈에 들어온다.

마법사가 마법이라도 부린 것일까. 파랗던 서녘 하늘이 금세 빨갛게 물들었다. 검은색 갯벌도, S자로 드러난 물길도 붉은 색으로 채색됐다. 물길 위로 드러난 기다란 물살까지도 빨갛게 흐른다. 색감도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갯벌 위에 무리 지어 난 칠면초도 아름답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갈대밭도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붉다. 보는 사람의 혼까지 쏙 빼놓을 만큼 황홀경이다. 한 편의 시(詩)보다도 더 시 같은, 자연이 그려낸 그림 한 폭이다. 그 위로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간다.

해진 뒤의 순천만. 순천만을 비추던 해가 넘어가고 서녘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해진 뒤의 순천만. 순천만을 비추던 해가 넘어가고 서녘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순천만에 가려면 호남고속국도 서순천 나들목에서 선평삼거리, 가곡사거리를 거쳐 강변로를 탄다. 호현 삼거리에서 벌교 방면으로 가다 청암대 사거리에서 좌회전, 도사초등학교를 지나면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으로 연결된다.



태그:#갈대밭, #순천만,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생태체험선, #순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