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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8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은 "사무장을 폭행했냐, 거짓진술을 강요당했다는 사무장의 인터뷰가 나왔는데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 8시간 조사 받은 조현아 전 부사장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8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은 "사무장을 폭행했냐, 거짓진술을 강요당했다는 사무장의 인터뷰가 나왔는데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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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회유한 임원이 옆에 앉아 있고 같은 항공사 출신이 조사하는데, 피해 승무원이 사실대로 말할 수 있었겠나."

국토교통부가 16일 '땅콩 회항' 관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가운데, 조사 과정에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국토부가 조 전 부사장의 기내 폭력 행위를 밝혀내지 못했고, 피해 승무원 조사 과정에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배석했으며, 조사관 일부가 대한항공 출신이어서 공정한 조사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토부가 조사 과정에서 피해 승무원들 실제 조사 시, 허위 진술을 강요한 회사 간부를 배석시킨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명백히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으로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국토부 책임도 결코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 국토부 조사 요청 연락이 국토부가 아닌 대한항공에서 온 점 ▲ 승무원 조사 과정에서 대한항공 임원들이 바로 옆자리에 배석한 점 ▲ 국토부 조사관 가운데 일부가 대한항공 출신인 점 등을 들어 국토부 내부 감찰과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조현아 허위 진술 인정은 의미... 폭행 여부 검찰에 공 넘겨"

참여연대는 이날 국토부 조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허위 진술과 대한항공의 승무원 회유, 강요를 인정한 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조 전 부사장의 폭행 여부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관련기사: 국토부, 조현아 검찰 고발... "고성-폭언 사실 확인" )

참여연대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기내 소란은 사실상 '난동'에 가까웠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고 실제로 피해 사무장, 1등석 승객, 일반석 승객, 또 다른 승무원의 증언 등을 통해 이미 사실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국토부가) 기내 폭행, 폭력 행위를 검찰의 공으로 떠넘긴 것은 조사 결과의 핵심을 빠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토부가 사무장의 허위 진술과 기장 책임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 과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일부 승무원이) 이 사건의 진상을 고백하고 공개한 것은 공익적 제보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특별한 보호와 격려의 대상이 될 일이지 단죄와 추궁의 대상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제보자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국토부 조사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우선 "피해자들에게 조사를 요청한 전화가 국토부가 아니라 대한항공 측에서 간 것부터가 국토부가 제대로 조사를 할 의도가 있었는지 의심된다"면서 "실제로 회사 측이 12월 6~8일 국토부 조사를 앞두고 미리 허위진술을 할 것을 압박하였고 그 다음에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게 됐다는 점에서도 국토부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참여연대는 "회사 측은 회유나 압박 시, 국토부 조사관들이 대한항공 출신들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이번 사건 조사관 6명 중 2명이 대한항공 출신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승무원 조사 때 대한항공 임원 배석... 공정성 의심"

아울러 참여연대는 승무원들이 김포공항 국토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을 때 객실 담당 여아무개 상무를 비롯해 조종사 담당 전무, 승무원 담당 전무, 안전보안실 책임자 등 대한항공 주요 임원이 배석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나중에 여아무개 상무와 피해 승무원만 남겨놓고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며 "(임원을 밖으로 내보낸 뒤에도) 국토부 조사실이 방음이 안 돼 안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라면 누구도 제대로 진실을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교통부 운항안전과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 때는 조사관들만 들어가기 때문에 대한항공 임원이 같이 배석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면서 "회사 쪽 변호사가 들어갔을 수 있지만 임원은 밖에서 대기했을 뿐 함께 조사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사건 조사를 진행한 운항 감독관들 가운데 대한항공 출신이 2명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감독관들은 모두 항공사에서 기장이나 승무원으로 20년 이상 근무한 이들로 구성돼 대항항공 출신도 섞여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한항공 출신 감독관 가운데 1명은 2002년 이 제도가 생길 때부터 이 일을 해왔다"면서 공정성 문제를 일축했다.

이에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회사 오너 자제가 개입된 사건이어서 국토부는 더욱 피해 승무원들이 회사에서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했다"면서 "조사 때 임원을 배석시키고 같은 항공사 출신에게 조사를 맡긴 건 누가 봐도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태그:#땅콩 회항, #조현아, #국토교통부,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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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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