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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을 맞아 에너지도 절약하고 '우리 집 따숩게' 하는 방법들을 사부작사부작 글로 올립니다. 단열과 창호, 곰팡이와 결로 그리고 보일러에 대한 서민형 체험담을 함께 나눕니다. 첫번 째 편으로 '단열과 창호'를 싣습니다. - 기자말

'돈 잡아먹는 계절'이라는 푸념이 사치일 만큼, 누군가에게는 사는 것이 혹독하고 시린 시간들이다. 올해는 12월 초부터 눈보라가 치며, 겨울이 당도했다. 황인숙 시인은 <인숙만필>에서 '머리가 띵해지도록 추운 날' 길거리에 누워있는 노숙자를 보고 이렇게썼다.

'불운한 사람들의 유일한 도피처인 잠조차 최소한도 지켜주지 못할 정도로 우리는 독한가? 우리는 악독한 추위처럼 독하다. 그런 거 같다. 죄 없이 벌받는 사람이 많은 겨울이다. 죄 많은 겨울이다.'

'죄 많은 겨울'이라는 말이 웃풍이 들이치는 집 안에서 체감되기도 한다. 왜 분명 실내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시베리아에서는 바깥에서 오줌을 누면 바로 언다'는 말이 생각나는 걸까.

사실 나는 꼬맹이 시절부터 애늙은이처럼 겨울을 저주했더랬다. 커서는 겨울이면 은행잔고 30만 원을 믿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피신을 가 폐포까지 들어차는 뜨겁고 습한 공기를 마셨다.

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홀짝였다. 정말이지 뜨거운 것이 좋아. 이렇게 겨울을 '싫어라' 하는 내가 부실공사로 바람이 숭숭 들이치는 빌라 꼭대기층에서 4년을 살았다. 그 곳은 이름하야 '합정동 시베리아'.

'합정동 시베리아'가 남긴 안면홍조증 

 <미쓰 홍당무> 포스터
 <미쓰 홍당무> 포스터
ⓒ 모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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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오래 되고 낡은 건물이 춥다고 생각하지만, 집 장사치들이 날림으로 지은 다세대신축 빌라도 그에 못지 않았다. '합정동 시베리아'는 나에게 '신축빌라, 어디까지 추워 봤니?'를 알려주었다. 그 후유증으로 겨울철 실내온도가 20도 넘는 곳에만 들어가면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 공효진이 걸린 안면홍조증 마냥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다.

그제서야 나는 몽골 아이들 사진이 '볼빨간'으로 나오는 이유를 체득하게 되었다. 세찬 광야의 바람을 맞으며 일교차가 큰 곳에서 지내다 보니 얼굴 미세 혈관이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며 호빵맨 스타일의 '볼빨간'이 된 거였다.

몽골 아이들은 이국적인 느낌과 순수한 귀여움을 풍기지만, 이국적일 것도 없고 귀여울 것도 없는 중년의 나는 어쩌란 말이냐. 그리하여 '합정동 시베리아'를 떠날 때는 온통 "단열, 단열, 단열"을 선창하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새로 들어갈 집은 20년 전에 지어진 집. 단열 따윈 도통 모르는 모양새였다. 게다가 또 꼭대기층(돈 없는 자의 선택이란...흑흑). 최근에야 단열재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2011년 이전에 지어진 임대 목적의 다세대 빌라는 대개 단열이 부실하다(그 이후에 지어진 집들도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있다).

겨울철마다 남쪽 나라로 피신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무조건 '따순' 집을 만들어야 했다. 나는 20년 된 다세대 빌라를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패시브하우스란 별다른 냉난방 장치 없이도 20℃ 정도의 적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집을 말한다(어메이징!). 공지영씨의 소설 <즐거운 나의 집>에는 엄마가 공부 안 하는 딸에게 적정 온도를 시적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나온다.

"좋은 대학 나와서 남들이 다 인정하는 직업 가지고 살면 편해. 그건 열대우림이나 북극에서 사느냐, 아니면 일년 내내 맑고 청명하고 온화한 기후에서 사느냐 이런 문제이지."

'합정동 시베리아'가 열대우림이나 북극이라면, 패시브하우스는 일년 내내 맑고 청명하며 온화한 기후라고 할 수 있다. 에어컨, 제습기, 보일러, 온풍기, 열풍기 등이 모두 열대우림과 북극에 가까운 날씨를 피하려고 고안된 장치 아니겠는가. 그런데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는 이런 장치들 없이도 집 자체를 보온병처럼 만들어 사시사철 온화한 온도를 유지한다.

겨울에는 태양의 빛과 열 에너지를 실내에 가둬 난방을 하고, 여름에는 차갑게 식힌 실내공기가 바깥 열기에 높아지지 않도록 외부 열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약 24%가 건물 에너지에 사용되는데, 패시브하우스는 일반 건물 에너지의 80~90%를 절약한다. 흠, 패시브하우스가 좋은 대학보다 기특한 거 같다.

가난하다고 왜 모르겠는가, 단열재와 창호의 위력을

길고 넓게, 단열효과를 위한 암막커튼  샤방샤뱡한 시폰 커튼을 달 때는 지났다! 암막커튼은 빛만 막는 것이 아니라 바람도 잘 막는다. 일반 커튼이나 블라인드에 비해 단열효과가 크다. 단, 외기가 닿는 벽면 전체를 다 막아야 좋다.
▲ 길고 넓게, 단열효과를 위한 암막커튼 샤방샤뱡한 시폰 커튼을 달 때는 지났다! 암막커튼은 빛만 막는 것이 아니라 바람도 잘 막는다. 일반 커튼이나 블라인드에 비해 단열효과가 크다. 단, 외기가 닿는 벽면 전체를 다 막아야 좋다.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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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패시브하우스'를 구현하려면 내가 건축주가 되어 처음부터 집을 다시 짓든가, 공력과 자본을 들여 집을 뒤엎는 수준의 리모델링 공사가 필요하다. 우리 집도 아닌데 이를 어쩔. 그렇다고 춥게 사는 건 너무너무 지긋지긋하고,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에너지효율 1등급 콘덴싱 보일러와 웃풍을 막아주는 단열재와 창호의 위력을. 최신식 아파트에 입주하거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집 한 칸이 없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사실, 전면 공사를 하지 않는 한 집을 따뜻하게 만들기란 참 어렵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집이라면 어떻게든, 기어이 추워지고야 만다. 특히 소유권이 없어서 공사가 불가능한 세입자의 경우 한계가 많다.

그래도 해보자. 겨울철 내내 미지근한 방구석 한 번 안겨주지 않다가 10만 원이 넘는 난방비를 들이대는 가혹한 고지서에 상처받지 않도록, 차근차근 할 수 있는 만큼씩 집을 따뜻하게 만들어보자. 각자 할 수 있는 방법을 참고하시고, 세입자는 사부작사부작 따라서 DIO (Do it Ourselves) 설치를 하면 이 겨울 어느 정도 온기 서린 위로를 받으리(그럴 수 있기를!).

아래 실린 구체적인 방법들은 여성환경연대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 수도, 단열, 보일러의 꿀팁과 기술을 나누는 '생활기술 워크숍'에서 이야기되거나, 직접 실습한 내용들이다. 단열과 보일러 이야기를 말로 하기는 참, 거시지하지만 깨알같이 풀어본다. 공사 사진이나 경험은 생활기술 워크숍과 우리 집에 적용한 공사에서 가져 왔다.

☞ 우리집 따숩게 하기, 실전편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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