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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 불만을 이유로 이륙 직전 항공기를 제자리로 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앞에서 시민들이 대한항공 로고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 불만을 이유로 이륙 직전 항공기를 제자리로 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앞에서 시민들이 대한항공 로고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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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때문이다. 이미 국내외적으로 회사 이미지가 크게 추락한 데다, 국민 여론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조 전 부사장이 회사가치 훼손에 따른 책임으로 등기이사직도 바로 사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함께 정부와 검찰의 압박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도 이번 사건을 '인권유린'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9일 조종사 노조의 비판 성명에 이은 두 번째 사내 비판이다. 대한항공 쪽은 '당혹' 그 자체다. (관련 기사: "기장한테 후진하라 하고, 너 내려" '땅콩 회항' 조현아 부사장직 사표 제출)

검찰, 대한항공 압수수색... 국토부 "조 전 부사장 출두요청"

서울서부지검은 11일 오후 2시께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출장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10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조현아 전 부사장을 항공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한 지 하루만이다.

검찰은 이번 항공기 회항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압수했다. 특히 해당 항공기의 운행기록과 블랙박스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 분석과 함께 사무장 등 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후 조 전 부사장 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도 당시 기장과 사무장 등을 조사했다. 이어 당시 항공기에 탔던 일반 승객을 조사하려고 회사 쪽에 승객 명단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국토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조 전 부사장도 조만간 직접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광희 국토부 운항안전과장은 "대한항공 측에 내일 오전 10시까지 (조 전 부사장이) 출두(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회사 쪽에서 '내일은 어렵지만 국토부의 사실관계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향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과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관련 승무원들 진술에서 약간 엇갈리는 점이 있다"면서 "당시 탔던 일반 승객들의 진술도 필요하다, 회사 쪽에 명단을 요청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해당 항공기를 탄 일반 승객들이 국토부에 직접 제보를 해줘도 좋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노조, "인권유린" 비판... 회사 "검찰 조사 등 성실히 임하겠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좌측)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좌측)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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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압박과 함께 대한항공 노동조합도 이번 사건을 '인권유린'으로 규정했다. 이어 회사 최고위층의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다. 대한항공 노조에는 객실 승무원을 포함한 일반 직원들이 가입돼 있다. 이에 앞서 조종사 노조는 지난 9일 조 전 부사장 등 경영진의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대한항공 노조는 "승객 앞에서 해당 사무장에게 서비스 잘못을 지적한 것은 인권유린이며,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그동안 땀 흘린 직원의 노고에 반하는 행위이다, 회사를 국제적 망신거리로 만든 데 대해 직원들에게 정식 사과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구시대적 발상의 후진적 관리체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면서 "경영진은 인권을 존중하고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확대되면서 대한항공은 '당혹' 그 자체다. 창사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대한항공에 대한 반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대내외적으로 회사 이미지가 크게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주변에선 이번 사건에 대한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는 등 회사차원에서도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국토부와 검찰 조사 등에도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업종과 달리 항공사는 서비스와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일부 오너 일가의 잘못된 행태로 대한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교수)도 "우리 재벌 3세들의 공통적인 문제"라며 "온실속에서 자신들의 끼리끼리 문화에 익숙한 나머지 민주주의에 대한 인적 소양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진그룹은 한때 재계 5위에 있던 그룹"이라며 "하지만 최근 몇 년새 한진 오너일가가 보여준 행태 등으로 그룹 이미지는 크게 추락했으며, 이번 사건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조 전 부사장의 형사적 책임과는 별개로 회사가치 훼손에 따른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면서 "현재 부사장직 사표를 냈지만, 등기이사직도 곧바로 사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조현아, #땅콩회항,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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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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