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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0일 오후 11시 15분]
"두루뭉술 사과, 진정성 없다" ... 농성 당분간 유지키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긴 침묵을 깨고 서울시민 인권헌장의 논란에 사과했지만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반응은 차가웠다. 지난 6일부터 시작한 시청 로비 농성을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박 시장이 ▲ 성소수자에게 사과 ▲ 성소수자 혐오세력 폭력 방지 ▲ 인권헌장 추후 계획을 언급하지 않아서다. 결국 세계인권선언의 날에 이뤄진 한 번의 만남에 만족해야 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측은 10일 오후 9시 40분께, 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 농성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무지개행동 기획단의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지난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에서 한 발언과 관련해서 성소수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없었다"면서 "또 성소수자 혐오세력에 대한 입장과 재발 방지 대책이 없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인권헌장 제정에 대한 추후 계획이 없었다는 점도 들었다. 무지개행동측이 농성을 시작하면서 요구했던 ▲ 성소수자와의 대화 ▲ 인권헌장 선포 ▲ 혐오 세력 폭력 방지 중 대화 하나 밖에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이어 명 활동가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인권을 끌어 올리는 것"이라며 "이 농성으로 해결해야할 것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계인권헌장일에 이뤄진 박 시장과 인권단체의 면담을 하나로 만족해야 했다.

면담의 성과에 대해서는 그는 "성소수자들이 농성장에 집결했고 성소수자의 문제가 시민사회 전체의 문제임을 확인시켰다"며 "여러분의 실천이 모여 박 시장과의 면담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인권헌장 제정 노력, 수포로 돌아갔음을 확인"

승강기에서 항의 받는 박원순 '독서모임 서로함께'의 진행을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 들어서자 성소수자 지지 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박 시장에게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박 시장이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성소수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 승강기에서 항의 받는 박원순 '독서모임 서로함께'의 진행을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 들어서자 성소수자 지지 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박 시장에게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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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는 박 시장 메시지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과의 대상과 향후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 페이지 글에서 시민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아래 시민위원회)'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언급했다. 지난 1일, 한장총 목사와의 자리에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박 시장의 발언과 관련해 성소수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무지개행동측 관계자는 "사과가 구체적이어야 사과의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된다"며 "박 시장은 사과만 했지, 뭘 사과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두루뭉술했다"고 평가했다.

가장 핵심적인 관심사인 인권헌장의 재추진 여부도 언급하지 않았다. 시민위원회와 서울시 인권위원회가 인권헌장 선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도 박 시장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원론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시민위원회의 한 시민위원은 "인권헌장 수용 여부가 관심사이지만 박 시장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세계인권선언일에 맞춰 준비해온 우리들의 노력이 수포가 됐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인권헌장 재추진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앞으로 서울시가 시민과 인권단체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사회적으로 합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신 : 10일 오후 7시 30분]
박원순 "시민과 인권단체에 사과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논란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시민들과 성소수자 인권단체에 사과했다. 또 박 시장은 향후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지속적으로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6시 50분경, 성소수자 인권단체와의 면담을 마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회를 남겼다. 이 글에서 박 시장은 "서울시가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좀 더 신중하고, 책임 있게 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 논의과정에서의 불미스런 일들에 대해서도 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살아 온 삶을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상황은 힘들고 모진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나, 한편으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시민운동가, 인권변호사 경력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것과 현직 서울시장이라는 엄중한 현실, 갈등의 조정자로서 사명감 사이에서 밤잠을 설쳤고, 한 동안 말을 잃고 지냈다"고 밝혔다.

긴 침묵 끝에 박원순 "모든 책임 지겠다, 방안 모색하겠다"

이어 그는 "선택에 따르는 모든 책임을 묵묵히 지고 가겠다"며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현존하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헌법정신을 지켜가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다"며 "상호 신뢰의 원칙을 가지고 논의와 소통의 장을 계속 열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잠시 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측은 서울시의 입장을 정리해 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다음은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최근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시민 여러분들과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시민위원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아울러 서울시가 시민위원회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점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좀 더 신중하고, 책임 있게 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고, 논의과정에서의 불미스런 일들에 대해서도 제 책임을 통감합니다.

이번 일로 인해 제가 살아 온 삶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상황은 힘들고 모진 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시민운동가, 인권변호사 경력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것과 현직 서울시장이라는 엄중한 현실, 갈등의 조정자로서 사명감 사이에서 밤잠을 설쳤고, 한 동안 말을 잃고 지냈습니다.

'서울시민인권헌장'은 법률과는 달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사회적 협약이자 약속이니 만큼 서로간의 합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하는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시민위원님들이 보여주신 헌신적인 과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엄혹하게 존재하는 현실의 갈등 앞에서 더 많은 시간과 더 깊은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선택에 따르는 모든 책임을 묵묵히 지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서있는 자리에서 현존하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가겠습니다. 모든 차별행위에 맞서 '차별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처음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정신을 지켜가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어렵고,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상호신뢰의 원칙을 가지고 논의와 소통의 장을 계속 열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가려고 합니다. 보내주신 관심과 걱정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신: 10일 오후 6시 3분]
박원순 시장-성소수자단체 비공개 회동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박원순 시장이 10일 오후 5시 30분 현재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있다.

서울시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후 5시 20분 무지개행동 대표단 3명, 인권단체 관계자 3명 등 총 6명과 함께 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있다. 이날은 세계인권선언일로, 박 시장과 성소수자 인권단체 사이의 타협안이 나올 지 주목된다.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지하철 통합' 기자설명회에서 인권헌장 논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오늘 오후에 정리해서 입장을 말씀드릴 예정"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회동을 위해 박 시장은 오후 6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언론상 시상식 참석도 취소했다.

무지개행동 측은 회동이 끝난 뒤 관련 입장을 정리해 오후 7시경 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박 시장측도 면담 뒤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무지개행동 측은 지난 6일부터 시청 로비를 점거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박원순 시장의 면담과 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해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지난달 28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의 의결을 걸쳐 이날 선포될 예정이었다. 당시 시민위는 총 50개 조항 중 45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미합의 조항 5개에 대해 표결을 진행해 통과시켰다. 하지만 서울시가 전원 합의를 종용하며 인권헌장을 사실상 폐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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