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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하면 <블랙딜>이란 다큐멘터리 영화가 떠오른다. 이훈규 감독은 <블랙딜>을 통해 1980년대에 시작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의 민영화부터 미국과 러시아, 일본, 남미국가들의 민영화까지 1세대 공공재 민영화의 실상을 사실 그대로 보여준다.

민영화 찬성론자들은 민영화를 하면 경쟁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는 전혀 다르다. 수돗물, 가스, 철도, 교육, 연금 등의 공공분야 민영화는 대형 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민영화가 추구하는 것은 공익이 아니라 '이익'이기 때문이다.

타산이 맞지 않아 문짝도 없이 달리는 기차와 쓰레기더미가 된 기차역, 객차 내부 등을 영화에서 볼 때 '이건 아니다' 싶었다. 더 묵과할 수 없는 것은 정치인과 민영화를 따내려는 사업자 간의 검은 돈거래(블랙딜)이다.

의료민영화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

<삼성과 의료민영화> 표지
 <삼성과 의료민영화> 표지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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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수서발 KTX 민영화 문제로 지난해 얼마나 시끄러웠나. 정부는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말을 믿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제는 의료민영화다.

'의료민영화'라는 직접적인 단어는 피하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 의료민영화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그 가운데 여기 의료민영화의 중심에 삼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건강미디어협동조합 백재중 대표의 <삼성과 의료민영화>가 그것이다. 벌써 오래 전부터 삼성그룹은 의료상업화 정책을 지향하며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책은 삼성이 추진하는 각종 헬스케어사업을 해부하고, 삼성경제연구소가 작성한 보건, 의료, 헬스케어 분야의 각종 보고서와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의 연계성을 분석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의료민영화는 삼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대자본과 이들 기업을 대변하는 국가의 합작"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의료민영화는 공공성을 파괴하여 시장 논리에 맡김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꼬집는다. 현재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메디텔, 영리자회사, 원격진료 등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맞물려 있으며 의료민영화의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의료민영화의 삼성 배후론은 <한겨레> 김의겸 논설위원의 '의료민영화 정책의 하나로 비판받아 온 원격의료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내용의 2014년 3월 7일자 칼럼이 기원이다. 삼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헬스케어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이미 삼성은 헬스케어 분야에 관한한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왜 삼성인가?'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삼성을 콕 집어 언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리 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삼성의 움직임은 우리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헬스케어에 대한 삼성의 관심은 다른 대기업들에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삼성그룹 전체가 전방위적으로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중략) 삼성이 갖고 있는 지배적 영향력이 과도하여 삼성이라는 기업의 사업 목표가 국가의 목표와 동일시될 가능성이 높다."(18~19쪽)

삼성의 먹거리 정책이 곧 국가의 정책

지난해 벌써 삼성은 우리나라 한해 예산규모인 약 307조를 결산했다. ‘삼성공화국’을 넘어 ‘삼성제국’이 되었다.
 지난해 벌써 삼성은 우리나라 한해 예산규모인 약 307조를 결산했다. ‘삼성공화국’을 넘어 ‘삼성제국’이 되었다.
ⓒ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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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벌써 삼성은 우리나라 한해 예산규모인 약 307조를 결산했다. '삼성공화국'을 넘어 '삼성제국'이 되었다. '삼성이 우리나라를 움직인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막강한 힘을 가진 삼성이 '비전 2020'을 통해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다. 의료 및 헬스케어사업을 위해 병원, 보험사, 제약회사들과 합작을 추진 중이다.

책은 삼성경제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의 내용을 분석하여 삼성이 의료민영화 정책을 얼마나 정교하게 추진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이 연구소는 삼성의 연구소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연구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산업자원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1999)이나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의 '의료보험 재정안정 종합대책'(1999) 등의 정부 정책을 입안하기도 했다.

'매력 있는 한국, G20 in Y10 프로젝트'를 제안한 삼성경제연구소는 비즈니스 서비스, 문화관광, 의료서비스 등이 선진국 진입의 3대 정책이라며, 구체적으로 의료서비스는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 병원 광고, 포괄수가제, 외국인 의사 고용, 민간의료보험 등을 제안했다. 이미 삼성은 의료민영화를 지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삼성은 헬스케어 분야에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삼성의료원을 비롯하여 의료기기, 바이오제약, 보험, 의료관광, 원격진료, 의료정보화, 응급의료, 유전자의학, 줄기세포와 재생의학, 노화방지에 이르기까지 전 의료분야를 손대고 있다. 지금이라도 의료민영화가 되면 삼성이 가장 큰 수혜를 입기 때문에 당연히 정치권을 움직이려 할 게 뻔하다.

삼성과 정부는 항상 일정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노무현 정부와 삼성의 관계는 '밀월관계'였다. 삼성 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책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참여정부'라는 이름도 삼성구조조정본부의 작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리병원 허용,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등 의료민영화 정책이 거론된 게 이때부터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완화,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건강보험 민영화 등이 거론되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영리병원이 힘들게 되자 의료법인의 영리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의료민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저자는 '박근혜 버전의 의료민영화'라고 말한다. 창조경제라는 이름으로 의료법인이 영리 목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민간의료보험을 확대하면서 건강보험의 보장 확대에는 미온적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기업의 먹거리가 곧 국민의 먹거리로 동일시되면 안 된다(정부는 그러고 있다)며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이 나서면 국가도 따라간다고 비판한다. 삼성맨들이 정부 부처에 기용되면서 펼쳐지는 의료민영화 지향 정책을 의심의 눈으로 관찰하기를 독려한다. 의료가 삼성 등 대기업에 넘어가면 고비용으로 인해 "삼성이 국민을 먹여 살리는 게 아니라 (삼성이) 국민의 주머니를 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서히, 그러나 계획적으로 다가오는 의료민영화 배후에 삼성과 같은 대규모의 자본이 '질 좋은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라고 속삭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공부문의 민영화는 영화 <블랙딜>이 보여주듯 이미 실시한 나라들에서 재앙과 다르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 삼성의 의료민영화로의 '선택과 집중'을 두 눈 뜨고 감시할 사람은 바로 국민이다.

"부패한 권력은 모든 것을 민영화한다."
- 놈 촘스키

덧붙이는 글 | <삼성과 의료민영화>(백재중 지음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펴냄 / 2014. 11 / 198쪽 / 1만2000원)



삼성과 의료 민영화 - 삼성의 헬스케어사업 대해부

백재중 지음, 건강미디어협동조합(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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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이라 믿는 하루가 또 찾아왔습니다.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엮으며 짓는 삶을 그분과 함께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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