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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 불만을 이유로 이륙 직전 항공기를 제자리로 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앞에서 시민들이 대한항공 로고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 불만을 이유로 이륙 직전 항공기를 제자리로 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앞에서 시민들이 대한항공 로고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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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게 터진 거예요. 같은 조종사로서 서글프죠. 그동안 많은 직원들이 얼마나 조마조마 했겠어요. (조현아 부사장이) 인사권을 갖고 있으니까, 말도 안 되는 지시에 (기장도) 어쩔 수 없이 했겠지."

전직 대한항공 기장출신 A씨의 말이다. 지난 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VIP(오너 일가) 뜨면 공항이 뒤집힌다고 할 정도였다"면서 "우리끼리 '저러다가 언젠가 크게 터질 것'이라고 했는데..."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제대로 터지고 말았다. 이른바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파문이 커지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 불만을 이유로 이륙 직전 항공기를 돌려세운 황당(?) 사건에 국민 여론이 들끊자, 국토해양부가 정식 조사에 나섰다. 조 부사장의 지시와 기장의 행동이 현행 항공법 등을 위반했는지 밝히기 위해서다.

특히 8일 밤늦게 대한항공쪽에서 내놓은 사과문은 오히려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회사쪽은 우선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사과드린다"면서 "비상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는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이유에 대해 "담당 부사장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고, 매뉴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면서 "조 부사장이 자질을 문제삼았고, 기장이 하기 조치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 타면 승무원들 벌벌 떤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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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쪽의 이 같은 사과에 누리꾼을 비롯한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오히려 당사자인 조 부사장이 직접 사과를 하지 않은 점이나, 회사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직 기장출신인 A씨는 "정말 승무원의 태도가 문제가 있었다면 (한국에) 돌아와서 교육을 시키든지, 징계를 주든지 하면 될 일"이라고 "(조 부사장이) 항공기를 여전히 개인 사유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쪽 사과문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며 "국토부가 조사에 나서니까 조 부사장의 책임을 모면해주기 위해 기장 등 승무원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직에 있는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내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사 장거리 노선에서 일하고 있는 승무원 B씨는 "원래 (조 부사장이) 일등석에 타서 (승무원 등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은 걸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여 그쪽 사람들(오너일가)이 타서 담당이 되면 승무원들이 벌벌 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회사 내 분위기가 살벌해졌다"면서 "회사 최고위층이라는 사람이 저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해도 (우리가) 어쩌겠나, 그냥 직원끼리 쉬쉬하면서 입 다물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혼자 내려서 12시간을 기다린 사무장의 심정은 처참했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직원이라는 것이 창피한 날"이라고 토로했다.

전·현직 그리고 예비 승무원들이 주로 가입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조 부사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 '흑기***'는 "기내에서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것이 안전인데, 램프리턴으로 인해 과거 비행기 추돌사고로 양 비행기 승객들이 대부분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견과류 봉지 하나 안 까서 준 게 승객들에게 혹시 있을지 모를 대형 인명사고보다 중요하다는 건가"라고 따졌다.

누리꾼 '스***'는 "과거 라면상무 승무원 폭행사건 때 조 부사장은 승무원들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고 했는데, 다 입에 발린 말이었다"며 "기내에 탔으면 승객으로 대우 받는 것이 당연한 건데 기내를 자신의 집무실로 아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조 부사장의 행동은 현행법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항공법엔 기장이 항공기의 승무원을 지휘, 감독하도록 돼 있다. 또 항공보안및 안전에 관한법률에는 '승객은 안전한 운항을 위해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 이 때문에 조 부사장이 기내에서 고함을 지르며, 승무원을 질책한 것이 해당 규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8일 대한항공에 감독관을 보내,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 부사장의 행동이 관련 법규에 저촉되는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며 "아무리 기내서비스 담당 부사장이라고 하지만 기내에선 승객 중 한 명이며, 그에 따른 행동을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조씨일가 3세들 부적절한 행동, 다시 도마 위에

한편 이번 사건으로 항공업계에선 대한항공 조씨 일가 오너 3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회사 직원들 사이에선 큰딸인 조현아 부사장을 비롯해 아들인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로부터 막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이번 '땅콩 회항'의 당사자인 조 부사장은 지난해 5월 하와이로 전근 발령을 받는 형식으로 가서 쌍둥이를 낳아 원정출산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특히 조 부사장은 자신의 하와이 출산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일부 누리꾼을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아들인 조원태 부사장의 경우 2005년에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함께 폭행 등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었다. 또 2012년에는 인하대 운영에 대한 부조리를 비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해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막내딸 조현민 전무는 최근 방송에 나와 스스로를 '낙하산'이라고 말하는 등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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