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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대교 아래로 한산대첩의 시발점인 견내량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거제대교 아래로 한산대첩의 시발점인 견내량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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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가뜩이나 콧구멍에 바람 쐬고 싶던 차에 지인의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고 번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 일행은 연세가 여든이 훨씬 넘은 어르신을 포함하여 세 명. 이날 행선지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차를 타고 가면서 거제로 정했다.

서로를 이어주는 다리, 토닥토닥 위로 받았다

오전 11시 30분께 마산 합포구 월영동에서 출발해 거제대교가 바라보이는 통영 타워(경남 통영시 용남면)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40분 즈음.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리는 견내량(경상남도 거제시 사등면 덕호리와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를 잇는 거제대교의 아래 쪽에 위치한 좁은 해협. 출처 : 위키백과)이 반짝반짝 은빛 물결을 이루며 거제대교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진주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불리는 한산대첩의 시발점인 견내량. 1592년(선조 25) 음력 7월 8일 일본 수군을 크게 무찔러 조선의 바다를 지킨 그 날의 함성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세계적 명장 이순신 장군이 이끌어 낸 승리의 역사를 몰랐더라면 그저 낭만적인 풍경에 젖어 있었을 지도 모를 견내량을 바라보며 우리는 신 거제대교를 건너기 시작했다.

  개조개로 유명한 장목항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초등학생 시절에 다녔다는 장목초등학교가 보인다.
 개조개로 유명한 장목항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초등학생 시절에 다녔다는 장목초등학교가 보인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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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는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이다. 해안선 길이는 오히려 제주도보다 더 길다고 한다. 신 거제대교는 통영과 거제를 잇는 연륙교로 거제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데, 견내량 해협에는 구 거제대교와 신 거제대교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점심도 할 겸 오후 1시 30분께 장목항(거제시 장목면 장목리)에 내렸다. 부근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다녔다는 장목초등학교가 있다. 배가 출출해서 일단 점심을 먹기로 하고 지인을 따라 그의 단골 식당으로 갔다. 장목항은 잠수부들이 채취하는 개조개가 유명한 곳이라 내심 조개 요리를 먹고 싶었다. 선택한 메뉴는 생멸치무침, 생멸치튀김, 생멸치로 우려낸 시래깃국, 굴무침, 갈치젓갈 등... 주인 아주머니의 손맛이 너무 환상적이라 식사 내내 입도, 마음도 즐거웠다.

장목항을 잠시 거닐고 나서 유호리 쪽으로 이동했다. 15분 정도 갔을까, 거가대교가 우리 눈앞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거가대교는 거제와 부산을 잇는 다리로, 길이가 8.2km이다. 거가대교를 사진에 멋지게 담아 보겠다는 설렘에 차를 타고 가다 내리기를 세 번이나 반복했다. 거가대교 휴양 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공사지에서 본 모습이 내 맘에 쏙 들었다.

  거가대교 휴양공원 조성 공사지에서 바라다본 거가대교.
 거가대교 휴양공원 조성 공사지에서 바라다본 거가대교.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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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과 저쪽을 이어 주는 다리를 보고 있으니 왠지 한동안 멀어져 있던 마음이 하나로 이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의 서먹함은 그저 힘든 삶 탓이었다며 수많은 이야기를 담은 듯한 눈빛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휘어진 등을 가만히 토닥토닥하는 느낌이라 할까. 오는 2016년 4월에 휴양 공원 조성 공사가 마무리되면 거가대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마음에 와 닿을지 궁금하다.

관포리에서 삶의 쉼터 같은 휴식의 섬을 발견하다

우리가 관포리에 이른 시간은 오후 3시 30분쯤이었다. '섬 속의 섬'으로 이번 번개 여행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곳이다. 거제 수협 관포 위판장은 활어 경매가 끝났는지 아무도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마침 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을 발견하고서 그쪽으로 향했다.

  관포리에서. 섬 속에 또 작은 섬이 평화로이 누워 있었다.
 관포리에서. 섬 속에 또 작은 섬이 평화로이 누워 있었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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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에 또 조그마한 섬이 누워 있었다.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휴식의 섬이다. 가을 햇볕 쬐며 어르신 한 분이 거기에 앉아 쉬고 계셨다. 삶의 쉼터 같은 작은 섬. 바다를 쳐다보며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섬 꼭대기에 오르니 거가대교가 또 보였다.

예쁜 등대.
 예쁜 등대.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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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15분 정도 더 가면 외포리가 나온다. 몇몇 분이 고기잡이 나갈 준비를 하고 계셨다. 외포항은 대구 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횟집이 즐비해 있는 외포항은 떠들썩한 활기가 느껴졌다.

갈매기가 울어 대며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어항 풍경과 짭짤하면서 비릿한 갯내는 어릴적부터 바다를 낀 도시에서 자라서 그런지 늘 정겹기만 하다.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예쁜 등대 또한 팍팍한 일상에 젖은 우리에게 작은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것 같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 우물.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 우물.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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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마산으로 돌아오기 전 대계마을에 위치한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에 잠시 들렀다. 생가 뒤쪽에 있는 우물에 동전이 왜 그리 많이 있는지 신기했다. 낭만인지, 재미인지, 절실한 소원인지 알 수는 없지만 동전을 던지며 즐거워했을 관광객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했다. 갑작스레 떠난 거제 나들이. 차가운 날씨로 비록 감기를 얻었지만 정말이지, 멋진 번개 여행이었다.

  대구 산지로 이름난 외포항.
 대구 산지로 이름난 외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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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