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가 지난 27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골프클럽에서 열린 '호주 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포함해 2언더파 69타를 쳤다. 공동 4위에 있는 맥길로이는 나머지 라운드에서 타수를 더 줄인다면 대회 2연패도 노려볼 수 있다.

'세계 랭킹 1위' 다운 모습이다. 맥길로이의 최근 경기력은 '절정'에 올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미스샷으로 보기를 기록하면서 흔들리는 모습도 보이지만 어김없이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0위 내의 순위를 유지한다. 항상 우승권에 들어가 있다는 이야기다.

맥길로이의 시작은 역시 유럽 무대였다.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다가 2009년부터 본격적인 골프 인생이 시작됐다. 2009년에 있었던 유러피언 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이 신호탄이었다. 만 20세의 맥길로이는 저스틴 로즈, 헨릭 스텐손, 폴 케이시,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차세대 골프 황제 탄생의 서막이었다.

다음 해인 2010년에는 미국 PGA 투어에서 첫 승을 거뒀다. 퀘일 할로 챔피언십에 나선 맥길로이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62타를 치는 저력을 보이며 2위였던 필 미켈슨에 4타차 우승을 거뒀다. 2010년은  맥길로이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톱 10에 자주 넘나 드는 선수로 시작했고, 2010년 PGA 챔피언십 공동 3위,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공동 9위, 브리티시 오픈 공동 3위 등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2011년에 들어 와서는 드디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일궈낸다. US오픈에 참가한 맥길로이는 호주의 제이슨 데이에 무려 8타 차이로 우승을 거뒀다. 라운드 성적을 놓고 보면 1라운드에서 65타, 2라운드 66타, 3라운드 68타, 4라운드 69타를 기록해 모두 낮은 타수를 기록했다. 같은 해에 UBS 홍콩 오픈에 나서 한번 더 승리를 거둔 맥길로이는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르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2012년이 시작되자 맥길로이는 그 동안의 모든 집중력과 실력이 최고조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미국 PGA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을 거두더니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도이츠 뱅크 챔피언십에서, 이어서 BMW 챔피언십까지 모두 우승하면서 단숨에 '세계랭킹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유러피언 투어 DP월드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면서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시련은 곧 찾아왔다. 나이키와 거대한 액수로 계약에 성공한 맥길로이는 클럽부터 옷까지 모두 나이키 제품으로 바꿨다. 새로운 클럽을 받아 든 맥길로이는 적응할 틈도 없이 대회에 나섰다. 2013년 초반 경기들을 보면 조금 아쉬웠다. 미국 PGA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대체로 톱 10에 몇 차례 들긴 했지만 번번히 우승컵을 놓치는 대회가 많았다. 특히 브리티시 오픈에서 컷 탈락한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러한 와중에 맥길로이는 한국을 찾았다. 바로 코오롱 한국 오픈에 출전하기 위함이었다. 맥길로이는 공동 2위로 마치면서 아시아 무대에서 본인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진 호주 오픈에서 아담 스콧을 상대로 대 역전극을 펼치면서 우승컵을 안았다. 만약 호주 오픈이 아니었다면 맥길로이는 2013년에 유럽, 미국, 아시아, 호주 무대 그 어느 곳에서도 우승을 신고하지 못하는 선수가 됐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맥길로이는 세계랭킹 1위에서 6위로 2013년을 마친다.

맥길로이의 2014년, 남달랐다

이러한 그의 행보 속에 2014년은 정말 남다른 해였다. 새로운 나이키 클럽에도 완벽히 적응해서였을까 맥길로이는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아부다비 HSBC 골프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로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으나 미국 PGA 경기들에 나서면서 계속해서 톱 10에 들었다. 전환점은 유러피언 투어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BMW PGA 챔피언십이었다. 맥길로이는 4라운드에서만 66타를 치면서 셰인 로리, 루크 도날드를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이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진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십에서 맥길로이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뒀다. 특히 브리티시 오픈에서의 맥길로이는 300야드가 넘는 정확한 드라이버 샷과 정교한 아이언 샷을 선보이며 세계랭킹 1위 탈환의 가능성을 보였다.

브리티시 오픈을 우승한 맥길로이는 기세를 몰아 월드 골프 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까지 우승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골프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더욱 놀라웠던 것은 이어진 미국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둔 것이었다. 맥길로이로서는 3연속 대회 우승이었다. 필 미켈슨, 헨릭 스텐손, 리키 파울러, 라이언 팔머, 짐 퓨릭, 어니 엘스 등 강자들이 모두 나섰지만 맥길로이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2014년 경기 결과를 보니 역시 세계랭킹 1위 다운 결과였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4승을 거뒀고, 준우승도 5번이나 된다. 메이저 대회만 2번 우승했다.톱10에 든것도 7번이나 된다. 컷 탈락은 단 한번 뿐이었는데, 아이리시 오픈에서였다.

2014년은 맥길로이에게는 '전성기'를 열어주는 해와 같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 마무리를 위해 호주에 있다. 호주 오픈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면 맥길로이의 전성기는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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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길로이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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