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백>에서 최신형 역할로 열연중인 신하균

<미스터 백>에서 최신형 역할로 열연중인 신하균 ⓒ mbc


MBC <미스터 백>은 첫 회 시청률 14%를 넘기며 대박 드라마의 기운을 물씬 풍겼다.  10%만 넘어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현재 평일 미니시리즈 스코어를 생각해 볼 때, 가히 놀랄만한 수치였다.

그러나 그 <미스터 백>은 그 여세를 몰아가지 못했다. 시청률은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고 경쟁작 SBS <피노키오>에 동시간대 1위를 내주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아직까지는 박빙의 승부지만 <미스터 백>은 꾸준히 하락세를 띄고 있고 <피노키오>는 상승세라는 점은 <미스터 백>에 불리한 싸움이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지점이다. 이는 <피노키오>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한 까닭도 있지만 <미스터 백>의 이야기 구조가 점점 허점이 많아지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배우들의 호연에도...이야기는 설득적이지 못해

<미스터 백>은 70대 노인이 다시 젊음을 되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70대 최고봉에서 30대 최신형으로 변하는 신하균의 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모든 갈등과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신하균의 연기는 명불허전이고 장나라의 호연 역시 이 드라마를 지탱해주는 힘이다. 신하균과 장나라가 만들어내는 그림 또한 나쁘지 않다. 신하균은 70대 노인부터 30대 청년까지 폭넓은 연기를 보이며 로맨스를 이끈다.

그러나 드라마 자체의 이야기는 그다지 설득력이 있지 못하다. 드라마는 어려진 최고봉이 최신형이라는 이름으로 겪어야 하는 사건들에 당위성을 부과하려 노력한다. 드라마 안에서 70대 노인이 젊어졌다는 설정은 주인공이 언제 그 힘을 잃고 생을 마감할지 알 수 없다는 긴장감과 정체가 밝혀질지 모른다는 아슬아슬함을 이끌어 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야기는 특이한 설정에 비해 평범한 수준에 그치고 만다. 

이 드라마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최신형과 은하수(장나라 분)의 로맨스다. 그러나 로맨스 이외의 사건들은 그다지 유기적으로 이야기를 연결해 내지 못한다. 굳이 30대로 젊어진 최신형이라는 설정이 없다 해도 이야기의 전개는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최고봉의 아들인 최대한(이준 분) 성상납 추문이라든지, 리조트를 빼앗으려 하는 정이건(정석원 분)과의 갈등은 긴장감을 일으키기보다는 이야기의 곁가지로 활용되는 성향이 강하다. 갈등을 일으키기 위해 사건은 발생되지만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과 결론은 참신하지 않고, 강한 설득력을 갖지도 못하다. 성추문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만 보아도 사진 한 장으로 재벌집 아들을 협박하는 사건은 너무나도 허술하다. 이런 허술함은 로맨스를 제외한 사건 곳곳에서 드러난다.

최신형과 은하수의 로맨스를 제외하고는 다른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것은 결국 드라마 안에서 할 이야기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야기가 촘촘하지 못하니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매력에 기대갈 수밖에 없다.

다행이 주인공들의 매력은 이야기의 구멍을 메울 만큼 매력적이다. 그러나 시청률을 견인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야기'의 흥미다. 장나라의 전작 <운명처럼 널 사랑해> 역시 주인공들의 호연과 매력으로 호평은 받았지만, 주인공들의 사랑이 확인되자 할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 갈등 구조는 약해지고 이야깃거리가 줄어들자 드라마는 늘어지기 시작했고 시청률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주인공들의 매력만으로 드라마를 견인하기에는 힘에 부치는 것이다.

<미스터 백>도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주인공의 매력은 넘쳐나지만 주인공의 로맨스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해 만들어 내는 사건들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지고, 주인공들의 매력에만 기대 드라마를 전개 시키려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스터 백>은 주인공들의 매력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드라마다. 여전히 시청률 1위 싸움을 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아직까지 이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갖는 애정이 식지 않았음이 증명되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촘촘하고 탄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개되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더 훌륭할 수 있었던 드라마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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