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이 28일 정권 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통해 국정에 관여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 일제히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새정치연합은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며 '진상조사단'을 꾸렸고,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역시 비선라인 의혹을 질타하며 명백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 대변인은 "'십상시'로 불리는 비선 실세들이 국정을 농단해왔다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보고서는 그동안 청와대가 부인해 왔던 비선세력의 실체를 드러내준다"라면서 "정씨를 중심으로 대통령 최측근 비서관들이 그림자 속에 숨어 후한말 환관들처럼 국정을 농단했다는 점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들이 매달 두 차례씩 만나 청와대 내부정보를 유출한 문제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실정법 위반"이라면서 "또한 이들이 김진태 총장 취임 이후 검찰 인사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력화하기 위한 뒷공작을 벌였다는 말이 아닐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공직기강비서관실 보고서의 진위 여부를 철저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라면서 "정윤회씨,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소위) '십상시' 모두와 보고서 작성자를 국회에 출석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단장 박범계 의원)을 꾸려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청와대 권력, 국민이 부여한 권력 맞나"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청와대 내부 암투극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하다, 충격적인 사실로 도저히 용납하기 힘들다"라며 "청와대 권력이 국민이 부여한 권력인지, '십상시'와 같은 '환관'들의 권력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희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행정부에게 조사를 맡길 수 없음이 분명하고,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위한 기구 구성 및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무고함을 주장하며 공식 조사를 요구했던 정윤회씨는 정작 뒤로는 실제로 감찰이 진행되자 당사자들을 원대복귀시키거나 사직하게 하면서 감찰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것이 무시무시한 '정윤회의 힘'"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문제는 청와대 역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하며 진상을 덮고 정윤회씨를 비호하는 데 앞장섰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중에 (떠도는)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불과한 것"이라는 청와대 해명과 관련해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자신들이 작성한 공식문건을 찌라시라고 하는 것을 보니 이 정권이 찌라시 정권"이라면서 "김무성 대표도 정상회담 대화록을 읽고 나서 찌라시에서 봤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십상시'가 찌라시로 김기춘 비서실장을 제거하려고 했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