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가 8연패의 늪에 빠졌다.

KCC는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69-74로 패했다. 선두 모비스를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뒷심 대결'에서 밀려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연패 탈출이 절실한 상황에서 센터 하승진까지 다친 KCC의 허재 감독은 기동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정희재, 정민수 등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선발로 내세워 빠른 패스와 공수 전환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모비스는 역시 강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1쿼터에만 10득점을 올리고 리바운드도 6개나 따내면서 문태영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꿨다. KCC의 수비가 라틀리프에게 집중되자 송창용이 3점슛 2개를 터뜨리는 등 내외곽에서 KCC를 공략하며 24-18로 앞서나갔다.

KCC는 끈질겼다. 타일러 윌커슨이 공격을 주도했고 김효범도 중요한 순간마다 3점슛을 터뜨리며 힘을 보탰다. 또한 강력한 압박 수비로 모비스의 실책을 유도하며 2쿼터가 끝났을 때 40-39로 역전에 성공했다.

KCC가 3쿼터에도 윌커슨과 김효범의 연속 득점으로 달아나자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박종천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박종천은 코트에 들어가자 곧바로 연속 5점을 올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함지훈과 라틀리프의 골밑 득점까지 터지면서 모비스가 다시 50-49로 역전했다.

이날 승부는 마지막 4쿼터가 되어서야 윤곽을 드러냈다. KCC의 계속되는 추격에 마음을 놓지 못하던 모비스는 양동근의 3점슛에 이어 라틀리프의 골밑 득점으로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모비스가 완전히 주도권을 잡자 유재학 감독은 작전 타임도 유용하게 사용하며 KCC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반면 KCC는 4쿼터에만 5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스스로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우승 기대하던 KCC, 꼴찌 후보로 추락 

결국 KCC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윌커슨은 27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윌커슨에게만 의존한 단순한 공격 전개가 오히려 패인으로 작용했다. 더구나 윌커슨은 승부처인 4쿼터에서 급격한 체력 저하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로써 KCC는 8연패를 당하며 최하위 서울 삼성과의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하위권 탈출은커녕 지난 2006~2007시즌 기록했던 팀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인 10연패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올 시즌 KCC는 최고의 전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으며, 이적 시장에서 국가대표 가드 김태술까지 영입했다. 하지만 '코트의 사령관'으로 활약하던 김민구가 음주운전 사고로 이탈하면서 전술에 균열이 생겼고, 하승진까지 발목을 다쳤다.

9연패를 당하고 있는 삼성은 일찌감치 약체로 평가받았던 반면 KCC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전력을 갖췄기에 더욱 뼈아픈 부진이다.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가 아닌, 꼴찌 추락을 걱정하는 것이 KCC의 냉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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