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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해리포터'가 있다면 한국엔 '미생'이 있다? 웹툰에 이어 tvN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생'이 '창조경제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 첫날 '미생'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와 드라마를 기획한 이재문 CJ E&M PD의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창조경제 아이콘' 떠오른 '미생'... "만들 때 '경제' 생각 안해"

웹툰 <미생>을 만든 윤태호 작가.
 웹툰 <미생>을 만든 윤태호 작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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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윤태호 작가는 '창조경제'와 엮는 데 거리를 두었다. 한 기자가 "'미생'이 창조경제 아이콘으로 뜨고 있는데 창조경제에 얼마나 시너지를 주겠는가?"라고 질문하자, 윤 작가는 "작품을 하면서 경제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내 세계인 책상에서 열심히 할 뿐 나머지는 사업하는 분들 아이디어가 마음에 맞으면 하는 거지 어떤 키워드를 위해 일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이날 사회를 맡은 음악 칼럼니스트 김태훈씨도 "한류 바람이 불면서 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으로 음악을 보다 보니 그 나라의 취향이 담긴 멜로디가 사라지고 리듬 중심의 비트 위주로 상품화 돼 모든 음악이 비슷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웹툰 역시 상품 이전에 그 자체의 즐거움으로 작업하겠다는 것 같다"고 동감을 나타냈다.

윤 작가는 "웹툰을 세계로 확장하자는 게 어떤 표준화된 인간형이나 보편성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는 나만의 개성을 그리자는 것이지, 누가나 뻔히 알고 있는 걸 동어 반복하자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미생'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재문 PD는 "상사 문화나 회사 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반응은 예상했는데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반응이 격하고 미국에서도 월스트리트로 가면 워커홀릭이 많아 리메이크도 가능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우리가 갖고 있던 편견을 버리니 해외 세일즈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이끼>를 영화로 만들어 성공을 거둔 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작가는 "작가들이 (영화, 드라마 같은) 2차 저작물로 가는 것 자체를 터부시해선 안 된다"면서 "한 작품이 많은 저작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순환구조에도 이롭고 작가 자신도 5, 6년 바친 작품이 단행본뿐 아니라 다른 작품으로 발표되면서 만족감, 보람, 소명의식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윤 작가는 최근 200만 부가 팔린 '미생' 단행본의 인기에 더 감동하는 듯 했다. 윤 작가는 "평소 후배들에게 자신의 저작물, 자기가 만든 책이 잘 팔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내가 한 말에 책임지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실제 윤 작가는 내년 초 웹툰 '미생 시즌2'를 연재할 예정이어서 다시 드라마로 제작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생 PD "다른 생각 용인이 창조경제"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미생' 웹툰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가운데)와 드라마 기획자인 이재문 CJ E&M PD(오른쪽)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창조경제박람회에서 김태훈 음악 칼럼니스트 사회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미생' 웹툰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가운데)와 드라마 기획자인 이재문 CJ E&M PD(오른쪽)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창조경제박람회에서 김태훈 음악 칼럼니스트 사회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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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창조경제박람회 개막 행사에 참석해 '창조경제'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창조경제가 모호하다,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창조경제의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이날 개막식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이야말로 그 문을 열고 들어온 분들이고, 여러분과 세계의 평가야말로 창조경제가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올해 두 번째로 개최하는 창조경제박람회는 중소기업청의 벤처창업박람회를 합쳐 규모를 대폭 키웠다. 지난해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120여 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올해는 삼성, LG, SK, KT, 한진, 롯데 등 대기업 13개와 스타트업 640여개 기업이 참여해 전시장도 한층 화려했다. 박람회 슬로건도 '창조경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로 정해, 창업 희망자들 뿐 아니라 학생과 가족 단위 일반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날 '창조경제 아이콘'으로 지목된 주인공들은 자발적인 상상력과 창조성이 중요한 문화 분야에 '창조경제'를 앞세워 처음부터 산업적 활용을 강조하거나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려는 움직임을 경계했다. 실제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등 포털도 '제2의 미생'을 찾으려고 웹툰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윤 작가는 출판사에서 '미생'이 실용서로 보이길 원해 '직장인의 교과서'로 마케팅하는 바람에 어떤 서점에선 실용서 부문 1위를 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해외에서 관심이 커져 올해를 웹툰 해외 진출 원년으로 보고 있는데 작가들의 경제적인 기여를 고민하기 전에 스스로 한국인이 아닌 인간 자체라 생각하고 온 지구인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의도와 상관없이 세계에서 공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재문 PD도 "웹툰 작가가 영화나 드라마를 염두에 두고 만든 걸 눈치 채는 순간 우리의 상상력 자체가 제한돼 하기(드라마로 만들기) 힘들 것 같다"면서 "원작 자체가 매력이 풍성하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며 2차 저작물에 얽매이지 않은 창작 활동을 주문했다.

특히 이 PD는 자신의 드라마 제작 경험을 토대로 "창조 경제가 거창한 게 아니라 우리 같이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르게 가보려는 시도가 계속 용인되고 한쪽에서는 인정되는 풍토가 되는 것"이라면서 "기본에 충실한 작품과 격식을 파괴하는 작품이 서로 자극하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다양성 수용을 강조했다. 


태그:#미생, #창조경제, #윤태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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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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