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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에서 경찰이 성매수 남성으로 속여 성매매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모텔 6층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여성단체들이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상남도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여성지원시설전국협의회, 현장상담센터협의회, 십대여성인권센터는 27일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남지방경찰청 풍속단속팀과 통영경찰서 질서계 소속 단속팀은 지난 25일 저녁 티켓다방 성매매 합동단속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24살 여성이 모텔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당시 경찰관은 성매수 남성으로 속여 여성을 모텔로 오도록 했다.

통영에서 경찰이 성매매 행위 단속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추락해 사망했다. 사진은 여성단체들이 지난 11월 14일 창원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여성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을 때 모습.
 통영에서 경찰이 성매매 행위 단속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추락해 사망했다. 사진은 여성단체들이 지난 11월 14일 창원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여성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을 때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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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들은 "그동안 성매매 알선자와 성구매자 중심이 아닌 여성을 표적으로 한 함정수사 방식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통영에서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경찰이 티켓다방의 티켓영업방식에 대한 제보를 받았으면, 티켓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성매매 알선과 성매수자에 대한 잠복이나 성매매장소에서의 단속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적발할 수 있는데도 법적으로도 논란이 되는 '함정단속'이라는 손쉬운 카드를 꺼내들어 여성들만을 적발하는 방식은 대단히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매매여성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과 주변이나 가족에게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여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오히려 경찰은 여성들을 현행범으로 적발하기 위한 방식으로 '함정단속'을 하고 있으니, 이는 성매매알선자를 처벌해 성산업을 축소하고자 하는 법의 취지에도 위배 될 뿐 아니라 오히려 공권력과 경찰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리게 할 뿐"이라 덧붙였다.

여성단체들은 "성매매 단속이 불법적인 함정수사인지 합법적인 위장수사인지 기준도 모호한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성매매단속의 명분으로 여성들을 검거하는 방식은 위장수사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며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의 업무상 과실치사에 해당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 지적했다.

또 이들은 "경찰이 성산업구조의 사실상 피해자인 성매매여성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국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이번 사건은 경찰의 성매매에 대한 인식과 성매매여성 인권보호에 얼마나 무감각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경찰의 성매매 단속은 성매매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성매매알선 업자와 업소, 성매수자 단속과 처벌에 집중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이 확보된 전담인력배치가 요구된다"고 제시했다.


태그:#성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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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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