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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동포아줌마, 북한에 가다> 저자 신은미씨.
 <재미동포아줌마, 북한에 가다> 저자 신은미씨.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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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포를 '종북' 딱지 붙여서 내쫓는 격이죠. 내 집에서 쫓겨나는 것 같아서 씁쓸하고 속상해요. 제가 쫓겨난다 해도 해외에서라도 조국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수화기 너머 재미동포 신은미(53)씨의 목소리는 떨렸다. 씁쓸하고 속상하다고 했다. 28일 오전, 법무부가 최근 콘서트 발언 논란으로 자신의 재입국을 거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나가면 다음에는 다시 남한에 오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미국에 조기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신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국에 머무른다는 것이 도리가 아닌 듯하다"며 "12월 4일 국회 강연을 마지막으로 떠나려 한다"라고 남겼다.

종편·정부 '종북몰이'에 결국 조기 귀국하기로

<오마이뉴스>에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연재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신은미씨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보수 종합편성채널이 신씨를 '종북 인사'로 낙인찍고 법무부가 신씨의 재입국을 거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그는 12월 중순까지 이어질 강연 일정을 취소하고 다음달 6일께 조기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신씨는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만나 최근의 논란에 대해 소회를 남겼다. 최근 종편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주최한 '신은미·황선 전국순회 토크문화콘서트'를 문제 삼았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신씨와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의 대표가 '북한을 찬양·고무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신씨는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종편 보도와 달리 '북한은 지상낙원이다'라는 말의 '지'자도 얘기하지 않았다"라며 "'북한 사람들, 착하고 순하다'라고 했다, (함께 강연한) 황선씨도 자신이 1990년대에 북한에 가서 본 동포들의 삶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토크콘서트에서) '북의 강은 맑아서 남한의 4대강에서 유행하는 큰빗이끼벌레가 없다' '대동강 맥주가 맛있다' '젊은 여성들끼리 술을 즐기더라'고 말했다"라며 실제 보고 들은 걸 말했을 뿐 북한을 찬양·옹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신씨는 "(종편 보도 때문에) 숨이 막힌다"라면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어떻게) 붕어빵 찍어내듯이 똑같이 종북몰이 보도를 할 수 있느냐"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보수 종편이 파리떼처럼 달려들어 내 말의 앞뒤를 잘라 왜곡했다"며 "이런 식의 마녀사냥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신씨는 이들 언론사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등 민·형사상의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종편의 마녀사냥식 보도 탓에 가족관계에도 문제가 생겼다. 신씨는 "시댁에서 '집안 행사에 오지 말라, 당분간 연락을 끊자'고 했다"라며 "엉터리 뉴스 때문에 가족관계까지 어그러지니까 당혹스럽다"라고 씁쓸해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행사에서 순회 토크 콘서트'에서 신은미·황선 두 강연자가 북한을 옹호·찬양하는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국가보안법 위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관련기사: 통일 콘서트가 국보법 위반? "악의적인 종북몰이").

신씨는 남편 정태일씨와 북한을 여행한 뒤 지난 2012년부터 <오마이뉴스>에 여행기를 연재했다. 이후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내고 전국에서 북한 관련 강연을 했다. 지난 10월에는 북한의 실상을 잘 보여줬다는 평을 받아 제20회 통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관련기사: 신은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통일언론상 특별상).

 <재미동포아줌마, 북한에 가다> 저자 신은미씨.
 "겉으로는 '통일 대박'이라면서 북한 관련 이야기를 했다고 '종북'으로 몰아가는 건, 정부가 통일을 원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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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박근혜 정부 통일부 홍보 영상에도 출연했다. 지난해 9월 통일부 UniTV가 기획·방영한 '서울-평양 기획 시리즈' 2편에 출연한 것이다. 하지만 통일부는 지난 25일 "최근 신은미씨가 출연하는 토크콘서트 내용이 이념적 편향성 문제가 제기돼 해당 동영상을 UniTV에서 삭제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씨는 "(통일부의 행태는) 아주 웃기는 일"이라며 "영상을 찍을 때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다, 영상 찍을 때 한 말을 토크콘서트에서도 똑같이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통일부가 불러서 하면 문제 없고, 황선씨와 함께하면 '종북'이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황선 대표는 지난 2005년, 평양에 갔다가 딸을 출산한 일화로 유명하며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출신이다.

신씨는 "(통일부가 나를) 필요할 때만 써 먹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버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 동포가 어떻게 살고 사는지 실상을 아는 것이 통일의 첫걸음"이라며 "겉으로는 '통일 대박'이라면서 북한 관련 이야기를 했다고 '종북'으로 몰아가는 건, 정부가 통일을 원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논란에도 다시 북한을 방문해 "남과 북의 오작교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신씨는 인터뷰 당일(26일) 방북할 예정이었으나 에볼라 방역 문제로 방북 일정이 취소됐다. 내년 4월께 북한을 찾을 예정이다.

다음은 지난 26일, 신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엉터리 뉴스 때문에 가족관계 어그러졌다"

- 강연 다니느라 바쁠 텐데, 곤혹스러운 일이 생겼다.
"종편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종북콘서트' 강연자라고 말이다. 엉터리 뉴스이기에 나는 당당하다. 하지만 지인·친척들이 종편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단다. 특히 최근 시댁 집안 행사가 있었는데, 종편 보도를 보고 시댁에서 '집안 행사에 오지 말라, 당분간 연락을 끊자'고 했다. 엉터리 뉴스 때문에 가족관계가 어그러지니까 당혹스럽다."

- 종편은 지난 19일 열린 토크콘서트를 문제 삼았다. 어떤 발언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북한의 강은 맑아 남한의 4대강에서 유행하는 큰빗이끼벌레가 없다, 대동강맥주가 맛있다, 젊은 여성들끼리 술을 즐기더라, 산도 오염이 안 됐다 등 북한에 가서 본 것들을 말했다. 종편 보도와 달리 '북한은 지상낙원이다'라는 말의 '지'자도 얘기하지 않았다.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에서 북한을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가난한 나라'라고 표현했 듯이, '북한 사람들, 착하고 순하다'라고 했다. 황선씨도 1990년대에 북한에 가서 본 동포들의 삶을 얘기했을 뿐이다. 북한에 가서 남한 얘기를 많이 했다. 남한 사람들 잘 산다고 말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그 말을 두고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다."

- 경찰에서 직접 연락받은 적이 있나?
"없다. 경찰이 국가보안법으로 수사한다면, 내 말의 앞뒤를 자른 종편과 달리 그날 발언을 자세히 살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 없을 것이다."

- 콘서트 때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
"관객들은 마음을 열고 내 이야기를 들어줬다. 평소 통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이 온 것 같았다. 북한 동포들의 사는 모습을 얘기하니 몰랐던 것이어서 그런지 흥미로워했다."

- 평소 북한 인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북한을 여행하면서) 인권 상황을 짐작할 만한 일을 목격하거나 들어본 적 없다. 나와 남편은 관광객이었다. 길거리에서 경찰과 운전자가 싸우는 걸 본 적은 있다. 교통경찰이 면허증을 달라고 하니 운전자가 안 가지고 왔다며 승강이를 하더라. 북한은 남한과 똑같이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다. 북한 인권이 어떻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북한 동포들 만나서도 사는 얘기를 했다. 점점 마음껏 말을 못할 것 같다. 슬픈 현실이다."

- 보수 언론의 여론몰이가 거세다. 그날 강연을 '종북 콘서트'라고 비난하고 있다.
"숨이 막힌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어떻게) 붕어빵 찍어내듯이 똑같이 종북몰이 보도를 할 수 있나. 파리떼처럼 달려들어 내 말의 앞뒤를 잘라 왜곡했다. 이런 식의 마녀사냥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변호사가 종편을 비롯해 언론사 보도를 모아 허위사실 유포 등 민·형사상 소송을 시작했다."

"통일부, 필요할 때 써 먹고 버려"

 <재미동포아줌마, 북한에 가다> 저자 신은미씨.
 "이번 일로 답답한 상황이 됐다. 가족끼리도 사이가 안 좋아졌다. 그렇지만 사명감을 갖고 북한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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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는 이해 안 되는 조처를 했다. 2013년 통일부 홍보영상을 삭제했다. 이념적 편향 문제가 제기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아주 웃기는 일이다. 통일부 홍보영상을 찍었을 때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다. 당시 통일부 측은 내 책을 보고서 통일을 위해서 꼭 필요한 촬영이라고 했다. 콘서트에서 영상 찍을 때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통일부가 불러서 하면 문제 없고, 황선씨와 함께 하면 '종북'이 되는 것인가. 통일부 측이 언론에 '신은미씨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고 말했단다. 어이가 없다. 필요할 때만 써 먹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했다. 북한 동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들의 실상을 아는 것이 통일의 첫걸음이다. 겉으로는 '통일 대박'이라면서 북한 얘기를 하자 '종북'이라고 한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정부가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 북한 방문 계획은?
"원래 오늘(26일) 가서 다음달 5일까지 머물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에볼라 방역 때문에 관광객들을 못 들어오게 한다. 외교관처럼 외국에 있다 북한에 가는 사람은 격리 수용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년 4월에야 방북이 가능할 것 같다."

-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마디 부탁한다.
"지금은 자유로운 남북 왕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재미동포인) 나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관계가 개선되기 전까지는 가능한 한 북한을 방문해 남한에 북한 소식을 전하고 싶다. 남과 북의 오작교가 되고 싶다. 이번 일로 답답한 상황이 됐다. 가족끼리도 사이가 안 좋아졌다. 그렇지만 사명감을 갖고 북한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신은미씨 페북글] 조국을 생각한다
오늘(28일) 아침, 언론을 통해 나의 조국이 남편과 나의 재입국을 금지할 것이라는 뉴스를 접했다. 12월 4일 국회에서의 강연을 마지막으로 떠나려 한다. 더 이상 우리를 원치 않는 조국에 머무른다는 것이 도리가 아닌 듯하다.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나는 '리틀엔젤스'라는 국가사절단의 자격으로 해외공연을 다녔다. 공연을 가기 위해 수 년간의 연습은 물론, 공연을 떠나기 몇 개월 전부터는 집중적인 합숙 훈련을 하기도 했다. 훈련 중에는 조그마한 잘못도 용납되지 않았다. '미소를 지을 때는 치아가 몇개 보여야 한다'는 것까지 철저하게 훈련받았다. 공연 내내 항상 미소를 지어야 하기에 공연이 끝나고 나면 얼굴은 미소를 지은 상태로 굳어져 펴지지 않을 정도였다.

단원들의 부모들 또한 우리 못지않은 고생을 감수했다. 나의 어머니는 '딸아이가 나라를 위해 자랑스러운 공로를 세울 것'이라는 생각에 며칠 밤을 새워가며 내가 입을 의상들을 만들고 손질해 주셨다. 어머니께서는 온갖 정성을 들여 한 올 한 올 꿰멘, 눈부시게 화려하고 예쁜 옷을 입고 무대에 설 딸의 모습을 생각하니 힘든지도 몰랐다고 말씀해주셨다.

'리틀엔젤스'는 한 번 공연을 떠나면 7세에서 13세까지의 어린 단원들이 3~4개월씩 집을 비우며 외국에서 공연을 했다. 밤이면 밤마다 엄마가 그리워 호텔방 이불 속에서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러나 "국위선양을 위해, 조국을 위해 한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에 견뎌냈다. 마음 속에는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이 있었다.

1970년대 당시만 해도 남한은 보잘 것 없는 나라여서 해외에 알릴만한 게 딱히 없었던 기억이다. 우리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무대에 나와 스탠딩 오베이션을 받을 때 "리틀엔젤스! 리틀엔젤스!"(Little Angels! Little Angels!)라는 함성속에 "코리아!"(Korea!)라는 소리가 들려오면 눈물을 펑펑 쏟으며 훈련 중 겪었던 모든 고통들을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으로 떨쳐버릴 수 있었다.

지금은 휴대 가능한 한국 음식들이 많이 나와 있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어머니가 볶아주신 고추장을 빈 커피병에 담아 보물처럼 여행 가방에 잘 챙겨 다녔다. 공연이 끝나면 호텔방으로 돌아와 공연 평가를 마친 뒤, 단원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앉아 고추장을 밥도 없이 김에 발라먹곤 했다. 아무리 식사 대접을 잘 받고 다녀도 어린 내게 늘 그리운 것은 보고픈 엄마, 아빠 그리고 한국 음식이었다.

우리는 정규 공연 외에 그 나라의 왕궁이나 대통령궁에 가 단 몇 사람만을 위해 똑같은 공연을 반복하기도 했다. 아마 '리틀엔젤스' 단원들 만큼 수많은 세계의 지도자들과 만나 악수를 하고 만찬을 함께한 이들도 세상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장개석 총통, 엘리자베스 여왕, 닉슨 대통령, 인디라 간디 수상,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과 그의 부인 이멜다…. 이름 조차 외우기 힘들었던 태국의 왕 등등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어린 내가 가장 기쁘고 자랑스럽게 여겼던 만찬은 '박정희 대통령께서 베풀어주시는 귀국 후 청와대 만찬'이었다. 이 모든 것이 '국위선양을, 조국을 위해 하는 일'이었음으로,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는 외국의 왕이나 대통령과 하는 만찬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께서 '베풀어주신' 만찬이 제일 감격스러운 초청이자 만남이었다.

일시 귀국해 다음 공연 여행을 떠나기 전, 휴가를 이용해 영화관에 가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 시절 극장에서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대한뉴스>라는 정부홍보 뉴스가 먼저 상영됐다.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뉴스를 내보낸 뒤 이어 우리 '리틀엔젤스'의 활약상이 보도되곤 했다. 이를 보고나서는 또다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런 조국을 떠나 이국땅에 살며 북한 여행을 하게 됐다. 그곳에서 나는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또 다른 우리의 형제들을 봤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남녘의 동포들에게 전했다.

그러나 이것이 용납되지 않는다면 떠나는 것이 조국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내 마음은 기도로써 늘 조국과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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