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으로 나눠졌다. 물론 바깥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26일 자정을 넘기면서 프로야구 FA시장의 1라운드라 할 수 있는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 기간이 모두 끝났다.

사상 최대인 19명이 FA를 신청했지만 원소속 구단 협상 마감일인 26일 정오까지 단 한 건의 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26일 오후 LG트윈스의 박용택을 시작으로 SK와이번스의 최정과 김강민,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 안지만 등 '대어'들이 차례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최대어로 꼽히는 장원준(롯데 자이언츠)를 비롯해 전천후 투수 송은범(KIA타이거즈)과 김사율(롯데), 좌완 스페셜리스트 권혁(삼성), 삼성의 에이스였던 배영수 등 좋은 투수들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오는 12월 3일까지 원소속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과 협상을 벌이게 된다.

삼성 173억-SK 164억... '집안 단속'

이번 FA시장에서 내부전력을 가장 잘 지킨 팀은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다. 삼성은 통합 4연패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선발 윤성환(4년 80억)과 불펜 안지만(4년 65억), 유틸리티 플레이어 조동찬(4년 28억)을 잡는데 성공했다.

특히 윤성환의 계약은 작년 시즌 장원삼이 기록한 4년 60억을 훌쩍 뛰어 넘는 투수 최고액이다. 물론 이 기록은 얼마 가지 못하고 장원준에 의해 깨질 가능성이 높다. 안지만 역시 역대 불펜 투수 최고 금액으로 계약했다.

비록 좌완 투수 권혁과 '전직 에이스' 배영수가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시장에 나오긴 했지만 삼성은 우승전력의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내년 시즌에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들이 FA계약 전과 같은 활약을 해준다는 전제가 따라야 하지만.

삼성과 마찬가지로 5명이 FA를 신청한 SK도 과감한 투자로 주력 선수 3명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먼저 3루수 최정과 역대 최대 규모인 4년 86억 원(계약금 42억+연봉 44억)에 계약을 체결했고 중견수 김강민도 4년 56억 원(계약금28억+연봉24억+옵션4억)의 대형 계약으로 잔류시켰다. 그리고 원소속 구단 협상 마감을 5분 남겨둔 시간에 멀티 외야수 조동화(4년 22억)마저 붙잡는데 성공했다.

SK가 이 3명을 잡는데 쓴 비용은 무려 164억 원. 물론 나주환과 이재영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2루와 불펜에 구멍이 생기겠지만 팀 내 '빅3'를 모두 잡으면서 전력 공백을 최소화했다.

한화 이글스 역시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경언을 3년 8억5000만원(계약금 3억+연봉 5억5000)의 조건으로 잔류시켰다. 이로써 한화는 최근 4년 동안 6명의 내부FA(신경현, 마일영, 이대수, 한상훈, 박정진, 김경언)와 모두 재계약에 성공한 구단이 됐다.

LG 역시 내야수 박경수와의 협상이 결렬되긴 했지만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스타 박용택과 4년 50억 원(계약금 18억+연봉32억)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LG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집안단속 실패한 롯데와 KIA, 배영수 놓친 삼성

집안 단속을 잘한 구단이 있는 반면에 주력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빼앗길 위기에 처한 구단도 있다. 롯데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지난 일주일 동안 FA를 선언한 3명의 선수와 아무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특히 반드시 잡으려고 했던 좌완 에이스 장원준과의 협상결렬은 치명적이다. '통산 82승을 기록한 1981년생 우완' 윤성환이 80억 원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통산 85승을 기록한 1985년생 좌완' 장원준은 시장에서 더욱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에이스 양현종을 잔류시키긴 했지만 키스톤 콤비 안치홍과 김선빈의 군입대로 전력에 큰 손실이 온 KIA도 내부 FA 송은범과 차일목을 모두 잡지 못 했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크게  부진했지만 이들이 이탈하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KIA의 고민이다.

넥센 히어로즈 역시 이성열과의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은 이성열이 주력 선수가 아니었고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라는 대안도 마련했기 때문에 이성열이 이탈한다 해도 손실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내부 FA를 잡는데 173억 원을 투자한 삼성도 팬들의 원망을 들을 듯하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와의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오로지 푸른 유니폼만을 입고 통산 124승(현역 최다승)을 올린 배영수는 성적을 떠나 상징성이 크다.

원소속 구단과 계약을 하지 못하고 시장에 나온 선수는 총 11명. 이들은 12월 3일까지 타구단과 협상이 가능하고 그 때까지 이적팀을 찾지 못하면 내년 1월 15일까지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과연 이번 FA시장에서는 몇 명의 선수가 떠나고 남을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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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시장 최정 장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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