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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성회는 26일 오후 대구시민센터 너른마당에서 남성의 가사와 육아참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대구여성회는 26일 오후 대구시민센터 너른마당에서 남성의 가사와 육아참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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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남성들의 가사 참여가 느가는 가운데 대구여성회가 '남성의 가사참여와 육아참여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고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마련했다.

대구여성회는 26일 오후 대구시민센터 너른마당에서 토론회를 열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남성들의 가사와 육아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고 '함께 돌봄'이 가능한 사회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남성의 가사와 육아 참여가 장시간 노동과 맞벌이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에 맞게 가정과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은주 대표는 남성들이 가사와 육아에 참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장시간 노동시장을 들었다. 대구지역에서 오후 9시 이후 야근을 하는 비율이 17.4%로 인천(19.1%), 충남(18.4%) 다음으로 높다고 진단했다. 경북은 15.3%로 대구 다음으로 높았다.

남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은 1시간 미만이 가장 많았고 30분 미만이 그 뒤를 이었다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조사대상 29개국 중 꼴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가사노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시간부족'과 '피로'를 들었다.

남 대표는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는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42.9%에 달하고 있다"며 "우리지역 남성들은 장시간 노동 탓에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해 가사와 육아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성들의 가사와 육아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 성평등한 가족생활이 이루어지고 가사와 양육이 즐겁게 분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여성회가 26일 개최한 남성들의 가사와 육아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대구여성회가 26일 개최한 남성들의 가사와 육아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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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토론에 나선 참가자들은 남성들의 돌봄노동, 육아휴직과 여성의 노동권 확보, 정부와 대구시의 보육정책, 육아휴직을 하는 남성의 눈으로 보는 실태조사,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제언 들을 쏟아냈다.

성지혜 대구여성가족재단 책임연구원은 기혼남성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대해 "노동시간이 줄어들 때 남성은 자기계발에, 여성은 가사와 육아에 남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있기에 일·가정양립은 남성에게 필요한 정책이 되어야 한다"며 "여성에게는 일·가정양립이 아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 정책연구원이 지난 2011년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출산전후 휴가 사용률은 정규직의 경우 63.4%이고 비정규직은 37.4%에 불과하다. 현행 제도가 근로자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지만 사업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희수 대구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육아휴직과 관련된 지원제도를 설명하고 "2015년부터 육아에 대한 부모 모두의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 '부모육아휴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기간을 최대 2년까지 확대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을 한 지 9개월째라고 자신을 소개한 초등학교 교사 양승호씨는 휴직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때를 "부인이 저녁에 볼일이 있거나 모임이 있어 늦게 집에 들어오는 경우"라며 "남성들이 겪어보지 않고서는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휴직자를 바라보는 사회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와 휴직을 하려는 당사자의 인식 전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남성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아이낳기 좋은 도시를 위한 제언으로 "백화점과 영화관, 공원 등 우리사회 주변의 환경개선과 육아와 관련된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육아와 관련된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민간단체의 필요성과 남성들의 가사참여와 육아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습관의 변화를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저출산을 극복하고 성평등을 위한 남성들의 가사와 육아 참여에 대해 공감하고 우리사회 전반적인 변화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과 제도적 장치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태그:#대구여성회,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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