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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조미료로 한껏 맛을 낸 음식은 진실 되고 순수한 맛이다.
 천연조미료로 한껏 맛을 낸 음식은 진실 되고 순수한 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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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에는 뜨끈한 국물요리가 그립다. 남도의 맛이 한껏 배인 음식이라면 좋겠다. 거기에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이라면 더 더욱 좋겠다. 요리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국적 불명의 퓨전음식보다는 한국적인 음식이 좋다. 그 지역의 토속적인 맛을 품은 향토음식이라면 뭘 더 바랄까.

이집(녹색공간)은 전남 여수 미식가들 사이에 알음알음 입소문난 집이다. 지난해부터 벼르다 참 오랜만에 찾았다. 몇 번을 가봐야지 했으면서도 집 근처라 아무 때나 가면 되겠지 하는 무심함 때문이기도 하다.

청국장 맛집이다. 전통 방식의 청국장에 따라 나오는 요일마다 바뀌는 주 메뉴가 이곳의 매력이다. 청국장을 기본으로 월요일에는 한돈 두루치기, 화요일은 생선회 무침이다. 생선회는 철따라 바뀐다. 수요일은 조림 닭을, 목요일에는 생선조림을 내놓는다. 메뉴판에 까맣게 지워진 금요일의 메뉴는 뭘까 자못 궁금해진다.

금요일의 요리는 엿장수 마음대로다. 일식집의 오마까세와 같이 셰프 마음대로라는 것이다. 참 재미난 발상이다. 철따라 시장에 나오는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주인장이 선택한 메뉴다. 토요일은 잡채를 선보인다. 직장인들이 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일요일은 휴무다.

오늘의 생선회무침은 무얼까 정말 궁금했는데 병어회무침이다.
 오늘의 생선회무침은 무얼까 정말 궁금했는데 병어회무침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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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반찬에 전라도 특유의 맛이 배어있다. 즉 게미(씹을수록 고소한 맛, 독특한 맛)가 담겨있다.
 모든 반찬에 전라도 특유의 맛이 배어있다. 즉 게미(씹을수록 고소한 맛, 독특한 맛)가 담겨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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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도 역시 날마다 새롭다. 청국장(8천원)을 주문하면 6가지 반찬에 청국장은 기본으로 나온다. 요일마다 바뀌는 주 반찬이 이 집의 인기인데 맛돌이가 찾아간 화요일 날은 생선회무침이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생선회무침 재료는 무얼까 정말 궁금했는데 병어회무침이다.

인심도 후하게 넉넉하게 내준다. 병어회무침은 뜨신 밥에 비벼먹으면 정말 맛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걸리 안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앞 접시에 덜어와 참 맛있게 먹었다. 그 맛의 근본이 궁금해 물으니 주인장이 여수 시내에서 한정식 집을 운영한 경험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한때 시내에서 한정식 집을 했어요. 집에서 손님 대접도 많이 했고요. 우리 식구들이 먹던 그대로 내놓습니다."

예전 여수 시내에서 한정식을 운영한 경륜이 있는 이집 주인장의 음식 솜씨는 정말 빼어나다. 남도의 맛이 그리울 때 찾아가도 될 만큼 맛깔나다. 고사리나물과 우엉조림 새우볶음 등의 모든 반찬에 전라도 특유의 맛이 배어 있다. 즉 게미(씹을수록 고소한 맛, 독특한 맛)가 담겨 있다.

천연조미료로 한껏 맛을 낸 음식은 진실되고 순수한 맛이다. 남도의 맛집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맛돌이의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청국장, #녹색공간, #맛돌이, #향토음식,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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