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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이태원동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씨앤앰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씨앤앰은 지난 7월 109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했다. MBK파트너스는 지역 케이블방송인 (주)씨앤앰의 대주주다.
 25일 서울 이태원동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씨앤앰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씨앤앰은 지난 7월 109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했다. MBK파트너스는 지역 케이블방송인 (주)씨앤앰의 대주주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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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십쇼. 김병주 회장은 씨앤앰 대주주이면서 '스카이라이프'를 씁니다. 진정으로 씨앤앰을 사랑하는 이는 우리 노동자들입니다. 김병주 회장은 해고 문제 해결하고 빨리 씨앤앰을 떠나주길 바랍니다." (이형철 민주노총서울본부장 직무대행)

손가락 끝을 따라 시선을 돌리던 노동자들은 도로에서 5미터 여 솟은 저택 담장 위에 설치된 타 케이블방송사의 전파 수신기를 보고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었다. 반어적인 상황에 질서유지를 위해 대기하던 경찰들 중 일부도 웃었다.

희망연대노조와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아래 운동본부)는 25일 서울 이태원동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역 케이블방송인 씨앤앰에서 비정규직 수리기사로 일하다 올해 해고된 109명을 복직시키고 고용승계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씨앤앰의 실질적인 경영권한은 김 회장에게 있다"면서 "씨앤앰 경영진 뒤에 숨지말고 빨리 이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투기자본이 오늘날 씨앤앰 만든 노동자들 해고해"

씨앤앰은 올해 6~8월 사이 하청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계약만료를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 109명을 해고했다. 모두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들이었다.

해고자들은 해고가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의도라고 주장했다. MBK가 씨앤앰 매각을 앞두고 노조 파괴와 구조조정을 통해 매각 대금을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해고 직후 서울 광화문 인근의 MBK파트너스 건물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노숙농성 4달이 지나도록 회사 측이 아무 반응이 없자 지난 12일에는 노동자 2명이 프레스센터 옆 높이 30미터 광고판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고공농성 14일이 지나도록 회사가 반응을 않자 이들과 연대 노동자 200여 명은 이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자택을 찾았다. 대주주가 직접 109명 노동자들의 해고를 되돌리고 고용승계 보장 약속을 하라는 것이다.

운동본부 측은 기자회견에서 "씨앤앰과 대주주인 MBK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높은 투자이익을 추구하는 투기자본의 속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이 씨앤앰의 매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비정규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김영수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장은 현재 씨앤앰의 기업가치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해고당한 노동자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지난 20년간 여기있는 노동자들이 씨앤앰을 만든 것"이라면서 "농성장 주변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씨앤앰 사태에 대해 듣고 정상화를 촉구한 서명서가 5000장을 넘었다"고 말했다.

김일웅 노동당서울시당 위원장은 씨앤앰 해고사태가 우리 사회에서 노동이 얼마나 천대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노숙농성과 고공농성을 해도 회사 측과 대화조차 쉽지 않은 게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모욕을 당해 목숨을 끊은 경비노동자 때문에 비판이 쏟아지자 해당 아파트에서는 경비노동자 전원을 해고하겠다고 한다"면서 "기재부에서도 어제 정규직 노동자의 해고를 쉽게 하겠다는 얘기를 꺼냈다가 반발이 거세자 철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는 227만 명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라면서 "김병주 회장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노동당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씨앤앰, #MBK, #정리해고, #고공농성, #노숙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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