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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배심(일반시민이 재판에 참여해 기소 여부를 결정)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격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려 흑인 사회가 분노에 휩싸였다.

CNN,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에 따르면 25일(한국 시각)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은 지난 8월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 상태의 18세의 흑인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쏴 죽인 대런 윌슨 경관에 대해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흑인 청년 총격 사망 사건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보도하는 NBC 뉴스 갈무리.
 흑인 청년 총격 사망 사건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보도하는 NBC 뉴스 갈무리.
ⓒ MS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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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9명, 흑인 3명 등 12명(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대배심은 기소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 찬성을 주장한 사람이 기준인 9명을 넘지 못해 불기소가 결정됐다.

당시 외할머니를 만나러 가던 브라운은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적발됐고, 경찰의 총격에 숨졌다. 경찰 측은 검문을 거부한 브라운과 몸싸움을 벌이다 얼굴을 다친 윌슨 경관이 총을 쏜 것이라며 정당한 공무 집행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흑인 시민들은 브라운이 총을 갖고 있지 않았고, 윌슨 경관이 총에 맞아 길바닥에 쓰러진 브라운에게 계속 총격을 가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들어 기소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부검 결과, 브라운은 최소 6발의 총을 맞고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오바마 "분노 이해하지만 받아들여야"

당시 흑인 시민들은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며 열흘 가까이 격렬한 폭력 시위를 벌였다. 미주리주 정부는 이례적으로 비상 사태를 선포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대배심 결정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날 대배심 결정을 대독한 로버트 매컬러크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사는 "브라운이 윌슨 경관에게 물병을 던져 몸싸움을 유발했다"며 "사건 개요와 현장 증거 등을 볼 때 윌슨 경관을 기소할 마땅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방송사들이 매컬러크 검사의 대독을 생중계할 정도로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대배심 결정이 결국 불기소로 확정되자 분노한 수백 명의 흑인들이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경찰차를 부수는 등 소요 사태가 벌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지만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미국은 법치국가이며 우리는 대배심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퍼거슨시, #흑인 총격, #대배심, #버락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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