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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가 많이 험악해졌다 해도 사는 주변을 둘러보면 법 없이도 살 만큼 착하게 살고있는 사람들도 꽤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법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호락호락한 세상만은 아닙니다.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게 삶이고, 인생이다 보니 자신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법의 보호를 받기도 하고 법의 제재를 받기도 합니다. 또 법에 호소하거나 법의 판결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길 수 있습니다.

법을 한자로 법(法)이라고 쓰는 건, 어떤 흐름이 막힌 일을 '물(氵)처럼 잘 흐르게(去)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게 법'이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법이라는 글자가 품고 있는 뜻이 그러하거늘, 법정에서 내리는 판결 모두가 순리적인 판단만은 아닐 때도 있습니다.

힘과 권력에 굴복하고, 일신의 명예와 부를 추종하는 몇몇 법관들, 무책임하고 소신 없는 법관에 의해 내려지는 판결 또한 전혀 없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법은 법 자체로도 반듯해야 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법관도 틀림없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법(rule)은 잣대(ruler)처럼 반듯하고 일정해야 합니다. 들이 댈 때마다 눈금의 간격이 달라진다면 얽힌 문제를 해결해 주기는커녕 도리어 갈등만 쌓이기 때문입니다. 반듯해야 할 자가 구부정하게 휘어져 있다면 제아무리 반듯한 선을 긋고 싶어도 그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120여 개의 사례로 재미있게 설명한 민사소송법

<재미있는 법률여행 5>(민사소송법) (지은이 한기찬 / 펴낸곳 김영사 / 2014년 11월 14일 / 값 1만 2000원)
 <재미있는 법률여행 5>(민사소송법) (지은이 한기찬 / 펴낸곳 김영사 / 2014년 11월 14일 / 값 1만 2000원)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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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법률여행 5>는 36년째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가 시리즈(1편 민법 : 재산법, 2편 민법: 가족법, 3편 형법, 4편 형사소송법)로 펴내고 있는 다섯 번째 책으로 이 책에서는 '민사소송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 '머리말'에서 민사소송법이란 "사람 사이에 일어나고 또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분쟁'을, 소송이라는 '절차'와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합리적으로 처리, 해결하고자 그 기준, 방법, 절차 등을 정해 놓은 지극히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법률"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산전수전, 우여곡절이라는 말로 뭉뚱그릴 수 없을 만큼 별별 일을 다 겪게 마련입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도 생기고,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일도 생기곤합니다.

-잠시 맡긴 고양이를 친구가 잃어버렸다면 소송을 할 수 있을까?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에 대한 무료 소송 절차는 어떻게 되나?
-1억 원이 든 가방의 주인을 찾아줬는데 보상금이 너무 적다면?
-신용카드 연체로 인한 카드사의 월급 전액 압류는 적법한가?
-유명 탤런트의 겸치기 출연에 대해 방송사는 소송을 할 수 있을까?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는 판사, 교체 신청을 할 수 있을까?

위 글은 책 뒤표지에 나열돼있는 질문입니다. 이 물음에 답하실 수 있습니까? 알고 계시는 답이 흐르는 물처럼(法) 순리적일 것이라 확신하실 수 있습니까?

이 책은 실제로 어떤 법률 문제에 부딪혀 당장 실용적인 해답을 구하려는 분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전문적인 법률 서적도 아닙니다. 책에서는 민사소송법 분야에서 중요하고 기본적인 개념과 제도 중 120여 개를 선정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120여 개의 개념이나 제도를 하나하나 사례화하고, 사례마다 3개 정도의 문항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법률적 상식을 묻고 답하는 퀴즈 문답집인 것도 아닙니다.

대개의 사람은, 법은 재미없고 딱딱하고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법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나하나의 사례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보거나 들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평소 궁금했거나 알고 싶었던 일이라서 하나하나의 사례마다 저절로 관심이 집중됩니다.

잃어버린 친구 고양이 값, 물어줘야 돼

'잠시 맡긴 고양이를 친구가 잃어버렸다면 소송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결론은 '고양이의 주인으로부터 그 고양이를 인도하라는 청구와 인도하지 못할 경우에 그 고양이 값을 금전적으로 물어내라는 청구가 이유가 있을 때는, 두 경우의 판결을 동시에 하게 된다. 따라서 판결의 주문은 두 개가 된다'입니다.

다시 말해 고양이를 돌려주던지 그렇지 못하면 고양이 가격에 해당하는 값을 물어내야 한다는 게 민사소송법에서 내릴 수 있는 판결입니다. 120여 개의 사례 하나하나는 모두가 그동안 소문으로만 듣던 실례들이라 친숙하면서도 재미있고, 사례에 덧대어 있는 해답들은 그동안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명쾌한 설명입니다.

하나하나의 사례를 읽다 보면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할 경우 무료 소송 절차'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1억 원이 든 가방의 주인을 찾아줬는데 보상금이 너무 적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입니다.

사람 사이에 일어나고 또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게 '분쟁'이고, 그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소송'이라면, 그 기준과 방법, 절차 등을 알아두는 것이야 말로 인생이 흐르는 물길을 터주는 지혜이자 힘이 될 것입니다.  

이 책, <재미있는 법률여행 5>(민사소송법)을 통해 물길을 터주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떤 분쟁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전문적인 법률지식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알아야 할 법률적 상식 등을 아주 풍부하게 해줄 실용적 지혜이자 삶을 보호해 주는 울타리 법 상식이 돼 줄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재미있는 법률여행 5>(민사소송법) (지은이 한기찬 / 펴낸곳 김영사 / 2014년 11월 14일 / 1만 2000원)



재미있는 법률여행 5 - 민사소송법 편

한기찬 지음, 김영사(2014)


태그:#재미있는 법률여행 5, #한기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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